[여성시대] 행복한 인생설계 “귀촌”
2023.05.23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성시대 김태희입니다.
한국에선 오리지널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오리지널은 본래의 것이라는 뜻인데요. 음식도 오리지널, 생활풍습도 오리지널을 많이 환호하는데 예전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풀을 먹었다면 지금은 건강을 위해서 풀을 먹어야 한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오리지널 식품을 선호하고 생활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있는데 다름 아닌 시골 생활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시골에 전원주택 생활이 마음에 들어서 알아보던 차였는데 가까이에 사는 친한 탈북민 언니도 나이들어 시골에 집을 사서 사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어제는 생각지 않게 예전에 단체에서 사무국장을 지내던 탈북민 친구가 전화가 와서 귀촌에 대해 물어봅니다.
“그 머냐, 그 남북하나재단에 귀농, 귀촌 이거 지원하는 사업 있자나요, 받았다 아이가 몇 년전몇(교육을) 그래가 그때 대표님 받았던 기억이 있어 가지고 북한에서는 했지만(농사를) 여기는 또 다르지 않을까 해서요. 같이 우리 같이 갑시다.”
한국은 귀농과 귀촌이 대세이긴 하지만 의외로 시골에 가서 사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전원생활은 북한처럼 농장에 가서 농사를 짓는 그런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형태를 가지는데 도시에서 살던 사람이 시골에 사서 살려면 몇가지를 신중히 따져봐야 합니다.
저의 경우 시골에 가서 농사를 짓겠다는 것이 아니라 번잡한 도시가 아니라 나무가 많고 들풀이 자라는 시골 단독주택에서 노년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려는 것이기에 그에 맞는 조건이 맞는지 확인해야 하는 겁니다. 반면 젊은 사람들은 귀농 즉 농촌에서 농사일을 선호하는데 그렇게 되면 지방정부 지원이나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농사짓는 요령이 없어서 농사를 망친다면 세금보다는 대출받은 이자값도 못내고 비료 값도 해결이 안돼서 허덕이게 됩니다. 그래서 도시에서 살던 사람이 농촌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오늘은 농촌에서 살다가 도시로 시집 와서 생활을 하는 분을 만나서 귀촌하려고 한다고 하니 연금을 받던가 고정 수입이 있어야 살림이 될터이고, 아니면 시골 가서도 자기가 할 일을 잡아서 수입이 있어야 할건데 하면서 걱정을 해줍니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아예 시골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둘러보기로 했지요.
저는 이미 남편이랑 함께 바다가 보이고 뒷산이 있는 몇곳을 둘러 봤는데 아무래도 같이 이웃이로 살게 될 시골 사람들의 인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지인이 있는 곳을 우선으로 둘러보려고 합니다.
친한 언니는 바닷가 시골에 가서 살게 되면 어선 한척을 사놓고 낚시하는 사람들을 싣고 다니는 업을 해서 수익을 벌겠다고 합니다. 저의 남편은 포크레인 한대를 사서 시골 사람들을 돕기도 하고 또 일을 해서 살림에 보탤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사람들은 정부에서 주는 것에 의존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노년에 어떻게 먹고 살지를 설계하고 행동해야만 합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 경제적인 능력이 없으면 국가에서 최저생계비를 지원해주지만 각자가 자기 능력이 되는 한 자신의 생계는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요즘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젊은 사람이 와서 농촌을 더 젊게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하는 중에 집을 개보수 하는 방법도 있고, 농업생산을 하면 판매까지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팜이라는 유통체계도 도입을 했습니다.
그래서 가까이 사는 탈북민 한분도 농촌에 하우스를 만들고 인삼재배를 합니다. 인삼 씨를 뿌리고 손가락 만큼 올라왔을 때 솎아주는데 그냥 버리지 않고 그것을 판매 한다고 합니다. 달러로 7.5달러에서 15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를 한다고 하는데 그런 것도 일하는 사람 일당을 줘가면서 해야 합니다. 그래서 시골에 가면 계절마다 일당제인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많다고 하네요.
한국의 농촌들에는 젊은 사람들이 전부 도시로 떠나서 일꾼을 찾으려고 해도 사람이 없서 외국인들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며칠전 집에 딸기 쨈을 만든다고 딸기 농가에 갔더니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도 외국인이더라구요.
어쨌던 나이 들어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때에는 병원이 가까운 도시에서 살아야 하지만 농촌에 들어가서 생활을 하려면 한나이라도 젊어서 도움이 될 수 있을 때 들어가야 시골사람들과의 마찰을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살면서 느끼는 것이 매일매일 흔한 곳에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것도 일이지만 어떻게 더 잘 먹고, 편하고 즐겁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노년에는 요양원이 아닌 내 집에서 편하게 살다가 이 세상을 끝내는 것도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 중에 하나입니다. “자다가 편하게 죽었으면 좋겠다.”이런 말을 하는 분들이 대다수인데 오복 중에 하나가 잘 죽는 것이라고 하지요.
시골생활, 전원생활을 꿈꾸면서 무엇부터 해나갈까 고민하는 것도 다시 생각해보니 행복한 고민입니다. 당장 먹을 끼니가 없어서 전전긍긍하던 우리가 10년 후의 일을 설계하고 지금부터 만들어 나가니 역시 삶은 오늘이 행복해야만 내일이 더 즐겁고 행복하다는 말이 맞는 듯합니다. 시골에서 내가 먹을 만큼 농사짓고 푸슬푸슬 눈 내리는 날에는 황토방 들어서 따뜻한 아랫목에서 행복을 누릴 꿈을 꾸면서 인생설계를 해봅니다.
진행 김태희,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