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당에 ‘첨입·집초식 연말 사상전’ 주문

서울-양성원, 이현웅 yangs@rfa.org
2023.11.20
[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당에 ‘첨입·집초식 연말 사상전’ 주문 지난 2월 열린 전국청년동맹사상사업일군들의 백두산밀영고향집에로의 답사 행군 모습.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1117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전인민적 진군을 가속화하는 사상전을 첨입식(가장 중요한 대목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방식), 집초식(모든 것을 어떤 한 가지 일에 집중시켜 하는 방식)으로 벌리자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당 조직과 일꾼들에게 올해를 위대한 전환의 해, 변혁의 해로 빛내기 위해서는 대중의 혁명적 열의와 투쟁력, 분발력을 남김없이 분출시키기 위한 사상전의 포성을 더욱 힘차게 울려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사상공세를 첨입식, 집초식으로 벌려야 하는 이유는 최단기간에 최상의 성과를 이룩해 나갈 수 있게 하는 실효가 대단히 큰 사상사업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올해 목표완결에서 관건적 의의를 가지는 문제, 성과를 계속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돌파구를 사상사업의 중심고리로 삼고, 올해 과업들을 완전무결하게 집행할 때까지 사상의 포문을 일제히 열고 집중포화, 연속포화, 명중포화를 연속적으로 강도높이 들이대라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사상전을 때와 장소를 가림 없이, 잠시도 중단 없이 집중적으로 진행하여 모든 부문과 단위에서 연말결속투쟁이 부글부글 끓어 번지게 하라고 몰아붙였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를 보면 북한이 금년도 투쟁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은 사상전 밖에 없다는 절박함과 함께 목표달성 실패가 사회에 미칠 파장에 대해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올해 목표수행의 동력은 수백만 당원들과 근로자들의 심장 속에 있다면서 당조직들과 당 일꾼들이 천사만사 가운데서 최우선시하고 힘을 집중해야 할 사업은 바로 사상동원사업이며, 전면적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 최선의 방략도 대중의 정신력을 최대로 분출시키는 사상전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어 연말결속을 위한 우리의 전진도상에는 무시할 수 없는 난관이 의연 가로 놓여 있으며 모든 부문, 모든 단위들 앞에 나선 과업 또한 강심을 먹고 백배로 분투하여야 달성할 수 있으며 사상전을 맹렬히 벌려야 맞다 드는 난관들을 물리치고 올해 계획한 사업들을 훌륭한 성공작으로 이어 놓을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대중의 정신력을 최대로 분출하는 사상전을 통해 경제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은 거짓선동입니다. 사회주의는 물질이 1차적이며 정신과 사상은 한낱 물질의 반영에 불과하다는 유물론과 토대가 상부를 결정한다는 토대결정론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이 물질적 성과를 위해 사상을 중시하고 사상전이 물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선의 방략이라는 주장은 사회주의와 맞지 않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으로 인민대중을 속이는 선전선동은 더 이상 지속되지 말아야 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혁명과 건설투쟁에서 기적과 혁신이 일어난 것은 사상전의 불길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사상전 지상주의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의 사상전은 인간개조사업, 사상개조사업입니다. 공산주의자들은 혁명을 통해 사회주의체제를 강고하게 구축해 놓았음에도 사회주의식 사유체계로 변화되어야 할 주민들의 의식세계가 여전히 사회주의이전 상태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고 사회주의 이론의 심각한 모순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들은 이런 모순을 숨기고 반혁명세력의 도전을 차단하기 위해 주민들의 의식세계를 사회주의에 맞게 짜맞추는 사상개조라는 만행을 저지르기에 이릅니다. 북한 역시 주민들을 사회주의, 공산주의적 인간주체형의 새 인간으로 만드는 사상개조사업을 대를 이어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은 사상개조사업을 인민대중의 사회주의적 근로자만들기에 확대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북한 사상전의 본질입니다. 경제성과를 빌미로 전개하는 사상전은 잘못된 신념을 위해 인간본성을 말살하는 반인권적인 범죄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일꾼들에게 올해 과업들을 완전무결하게 집행할 때까지 사상의 포문을 열고 집중포화, 연속포화, 명중포화를 들이대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강력한 사상전을 펼치는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사상전이 연말 목표 완결에 있다면서도 이번 사상전은 무엇보다 당결정관철을 저해하는 패배주의, 기술신비주의, 소극성, 남에 대한 의존심, 보신주의, 형식주의와 같은 그릇된 사상관점을 일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에 더해 우리의 전진을 방해하는 비혁명적인 것들을 단호히 제거해버리기 위한 사상전을 맹렬히 벌일 것을 촉구한 데 이어, 형식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투쟁을 사상전선 강화의 급선무로 틀어쥐고 사상사업을 과학적으로, 실리적으로 주도 세밀하게 전개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런 내용으로 볼 때, 이번 사상전은 연말까지 근로인민들의 노동력을 남김없이 짜내는 한편 당 일꾼과 인민대중, 근로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만연돼 있는 반사회주의적이고 비사회주의적인 사상풍토와 일본새를 다잡고 공산주의 도덕 기풍을 확립하여 내부결속을 다져 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사상론의 진리성은 닭 알에도 사상을 재우면 바위를 깰 수 있다는 데 있다
, 사상일꾼들에게첨입식, 집초식 사상총공세를 강도 높게 추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전통적으로 생산성과는 생산의 3요소인 토지와 자본, 노동이 조화롭게 투입되었을 때 가장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현대 경제는 재료, 아이디어, 기술을 새로운 생산요소로 강추합니다. 노동과 아이디어, 기술은 높은 보상과 인센티브 없이 발휘되지 않습니다. 이 요소들을 갖추는데 들인 노력과 땀, 비용, 인내와 헌신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북한 경제실패는 자본과 재료, 아이디어와 기술의 부족, 노동의 후진성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통치집단은 문제의 본질을 망각하고 노동의 양만 극대화하는 사상전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현장 경험을 통해 깨닫고 있는 주민들은 북한경제의 앞날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감사합니다.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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