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사상제일주의 구현 주장
2024.09.10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9월 3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당조직들은 사상제일주의를 구현하는 데로 사업을 지향시키자’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당 제8차대회 투쟁목표 점령에서 승산을 확정지어야 할 결정적인 시기에 최우선시 되어야 할 사업은 사상교양, 사상발동 사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상을 틀어쥐고 사상사업을 앞세우는 것은 혁명과 건설에서 우리 당이 일관하게 견지하는 원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창당 첫 시기부터 사상사업을 첫째가는 중대사로 제시하고 여기에 선차적인 힘을 넣어 대중의 혁명적 열의를 승화시켰으며 사상의 위력으로 전진도상의 모든 애로와 난관을 헤치며 혁명을 전진시켜 왔다”고 선전했습니다. 이에 더해 “참으로 사상제일주의는 부닥치는 애로와 난관을 뚫고 끊임없는 혁신과 앙양을 일으키게 하는 단위발전의 무한대한 원동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상사업을 틀어쥐고 우선시하면 그 어떤 어려운 과업도 능히 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각급 당 조직들은 “모든 사업에서 사상사업을 선행시켜 일군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의 혁명열, 투쟁열을 남김없이 분출시키는 것으로써 당 결정집행의 완벽성을 담보해야 하며, 당 책임일군들은 사상사업을 직접 책임지고 주도하며 그 집행을 실속 있게 견인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그쳤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닭알에도 사상을 재우면 바위를 깰 수 있다는 철리를 새기고 사상제일주의로 나가는 것이 당의 혁명적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사상제일주의를 다시 소환하고 나섰는데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사상제일주의의 소환 명분으로 ①”적대세력들의 책동이 끈질기게 감행되고 횡포한 자연의 광란이 때없이 덮쳐 들수록 사상을 제일무기로 틀어쥐고 사상의 위력으로 모든 도전을 맞받아 헤쳐 나가는 바로 여기에 더 좋은 내일을 안아오고 새 승리를 이룩하기 위한 지름길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또 ②”당조직들이 사상제일주의를 구현하는 데로 사업을 지향시키는 것은 당정책관철을 위한 투쟁에서 자기의 활동성을 끊임없이 제고하기 위한 중요한 담보”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③”해당 부문, 해당 단위에서 사상사업이 최우선시되는가 그렇지 못한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당책임일군의 관점과 태도에 기인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북한이 현시점에서 사상제일주의를 다시 꺼내 들게 된 것은 적대세력들의 대북책동에 대응하고 광란의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당조직들의 활동성을 높이고 책임일꾼들의 본연의 일본새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씨 일가 우상화와 신격화, 인민대중의 노력착취에 맞추어진 사상사업이 당면한 내우외환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인양 선전하는 것은 인민대중을 속이는 기만술책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당사업의 중핵 중의 중핵인 사상사업을 모든 사업에 선행시키고 사상제일주의기치를 굳건히 들고 나아가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놓치지 말아야 할 중대사”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사상제일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은 2015년에 위대성교양, 김정일애국주의교양, 신념교양, 반제계급교양, 도덕교양을 ‘5대교양’으로 규정하여 새롭게 제시했습니다. 이어 2021년에는 뉴미디어를 접목시켜 사상사업을 전개할 조직으로 문화예술부를 조선노동당내에 설치했습니다. 여기에는 젊은 세대들을 세뇌시킬 새로운 방식이 필요했고 당제8차대회에서 새롭게 제시한 ‘경제개발 5개년계획’ 수행을 위해서는 인민대중들의 정신력을 총폭발시켜야 한다는 절박성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사상사업은 그 내용이 김씨 3대에 대한 충성과 반제국주의 대적의식 고취, 공산주의도덕 함양, 인민노력 착취로 구성돼 있으며, 그 수단과 방법으로 신문, 방송, 출판물, 음악, 영화, 연극 등 모든 미디어와 문화예술 장르를 총동원합니다. 이런 사상사업을 제일의 가치로 삼고 최선두에 앞세우는 것이 바로 사상제일주의입니다. 이와 같은 사상제일주의는 ‘김씨 일가 제일주의’나 다름이 없으며 인민대중에 대한 사상적 폭압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사상 교양과 발동을 “모든 사업의 성과를 결정짓는 기본열쇠로, 만능의 무기로 철저히 틀어쥘 때 대중의 혁명적 열의는 보다 앙양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사상사업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당 책임일꾼들에게 “사상사업에서 형식주의를 철저히 극복하는것은 사상제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적이고도 절박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생산적 앙양을 일으키는 데서 중심고리로 되는 문제를 정확히 포착하고 선전선동 역량과 수단을 총동원하여 집중포화, 연속포화, 명중포화를 들이댐으로써 사상사업의 성과가 당정책관철에서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지도록 하여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런 내용들에 기초해 볼 때 이번 사상사업 강조는 김정은과 당이 직접 발기하여 추진하고 있는 지방발전 정책과 12개고지점령 정책, 수해복구사업에서 조기의 성과를 이룩함으로써 수령 김정은과 당의 권위를 보존하는 한편 힘들고 열악한 작업현장에서 쉽게 발현될 수 있는 비사회주의적인 현상과 사상적 해이를 미리 차단함으로써 근로인민대중들의 일탈행위를 막아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당 책임일꾼들에게 “사상교양, 사상발동을 뒤전에 밀어 놓는 일군들이 있는 곳에서는 주체의 사상론의 위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일꾼들은 이런 경고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은 지난 7월에 발생한 북한 서북부지역의 폭우피해 책임을 물어 20여 명이 넘는 일꾼들을 처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구상에 있는 나라라면 자연재해를 피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자연재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라의 가용역량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투입하여 대비해야 마땅합니다. 북한이 수십 년 동안 핵무력 고도화에 낭비한 자원을 자연재해를 막는데 사용했더라면 수천 명이 일거에 사망하는 인명피해는 모면했을 것입니다. 일꾼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주체 사상론의 위력’을 걱정하며 사상사업을 강요하는 기사를 접하면서 북한체제에 대한 심각한 회의와 함께 자괴감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