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우리 국가제일주의’ 사상무장 강조
2024.07.09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7월 5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우리 국가제일주의’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사회주의 조국의 위대성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며 전반적 국력을 최고의 높이에 올려 세우려는 강렬한 의지”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가제일주의의 사상적 기초는 “영생불멸의 주체사상과 김정일 애국주의이고 공화국은 위대한 수령과 장군님,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현명한 영도에 의하여, 국가건설의 중핵적인 과제를 훌륭히 해결한 세계의 유일무이한 국가실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더해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곧 위대한 김일성, 김정일 조선 제일주의이므로 천만년 세월이 흘러도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의 불멸의 국가건설업적을 빛나게 계승, 발전시켜야 하며 모든 문제를 위대한 수령님, 위대한 장군님 식대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인민은 위대한 김정은 조선의 일원이라는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사회주의강국건설 투쟁을 힘있게 벌려나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김 씨 일가 3대 독재세습권력이 만든 국가를 제일로 여기는 혁명사상임을 누누이 강조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세기적으로 뒤떨어졌던 우리 나라(북한)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자주강국, 불패의 사회주의국가로 높이 솟아오르게 된 것은 위대한 주체사상과 김정일 애국주의를 구현하여 왔기 때문”이라며 김씨 일가의 사상과 건설을 미화했습니다. 특히 “김정일 애국주의는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투쟁하는 모든 사람에게 용기를 안겨주고 투쟁의 활력을 부어주는 힘있는 원동력”이었다고 찬양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가제일주의에 대한 교양을 김정일 애국주의를 높이 발양시키기 위한 교양사업과 결부하여 진행할 것을 강요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인민대중과 우리 민족은 물론 양식 있는 세계시민이라면 바라지도 원하지도 않는 김씨 일가 봉건세습체제를 ‘우리 국가’로 포장하고, 이를 ‘제일의 국가’로 삼아 충성과 복종을 다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인민대중에 대한 우롱입니다. 국가의 주체는 인민대중입니다. 인민대중이 만들어 가는 나라가 진정한 ‘우리 국가’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곧 위대한 김일성, 김정일 조선제일주의”라며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께서 내놓으신 노선과 시책들을 철저히 고수하고 집행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이러한 태도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김정은이 국제 핵 규범과 제재를 무시하고 핵무기 개발에 폭주하여 2017년 핵무력 보유를 선언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인민들의 쌓인 불만을 긍지와 자부심으로 해소하고 김정은의 핵무력 강화를 정당화하며 그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제시됐습니다. 김정은의 무모한 핵무기 개발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단절 및 고립 가속화, 안보불안과 경제난 심화 등 인민들이 직면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은 무시하고 김정은의 핵무기 개발 유훈 통치와 지도력을 미화, 찬양하는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번 기사가 ‘우리 국가’를 “사상적 일색화를 실현한 일심단결의 나라와 계승성이 확고한 전도 양양한 나라”로 소개한 것은 북한이 유일사상과 유일체제, 혈통세습의 나라라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김씨 일가 우상화와 김정은 독재체제 공고화, 혈통세습 영구 확보를 위한 이념적 도구에 불과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북한의 전분야 일꾼과 인민들이 ”우리 국가제일주의로 튼튼히 무장하고 모든 사업을 조직전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우리 국가제일주의 무장사업을 전면화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무장해야 할 대상으로 당과 정권기관, 도시군 과학기술부문과 문화부문, 중요공업과 기간공업부문, 경공업과 농업, 수산전선, 모든 공장과 기업소 등 대내사업 일꾼뿐 아니라 대외사업 일꾼까지 언급하여 북한의 모든 일꾼을 총망라했습니다. 그리고 당과 근로단체조직들에게는 전체 인민을 대상으로 한 우리 국가제일주의 사상교양사업을 공세적으로 전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우리 국가제일주의 사상무장사업을 국가차원의 총력전 형태로 진행하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상사업의 총력전 전개는 그 사상교양의 주요내용이 주체사상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조선, 군사중시와 김정일 애국주의, 준법기풍과 경제건설 총력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강력한 사상통제를 통해 만연해 있는 반사회, 비사회주의 풍조를 일소하고 김씨 일가에 대한 우상화와 충성심을 제고하여 4대세습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한편 하반기 성과창출을 노린 책략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현시기 가장 절박한 과업은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이라며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원칙에서 인민생활을 빨리 향상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가 인민생활향상을 위해 경제건설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은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경제건설이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의 원칙에 발목이 잡혀있는 한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소요되는 물질적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필요최소한의 물질생산만으로는 인민의 풍요로운 삶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의 족쇄에서 벗어나 개혁개방과 인민의 경제적 자유를 허용할 때만이 비로소 인민생활 향상의 길은 열리게 될 것입니다. 주민들은 반세기 이상 실패한 경제원칙을 고집하고 있는 통치집단에 대해 대변혁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