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김정은 혁명사상 집중찬양
2024.05.14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5월 9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과학적이며 백과전서적인 실천강령’이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김정은의 혁명사상은 “혁명과 건설을 승리적으로 전진시켜나가는 데서 나서는 모든 이론실천적 문제들에 전면적이고도 완벽한 해답을 주는 과학적이며 백과전서적인 실천강령이라는데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의 혁명사상에는 “혁명실천의 요구와 각 분야의 실태가 구체적으로 반영되어 있고 자립경제의 위력에 의거한 실현가능성이 명시되어 있으며 폐단과 결점들을 시급히 바로잡고 모든 발전잠재력을 효과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명철한 방안들이 집대성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김정은의 혁명사상은 “현실적 조건과 가능성을 옳게 타산하고 중심고리에 역량을 집중하여 새로운 발전국면을 열어 나갈 수 있게 하는 혁신적인 사상이론들이며, 오늘의 시대에 맞게 우리 인민이 보다 발전된 문명을 높은 수준에서 향유하도록 하기 위한 새롭고 혁신적인 사상이론들”이라고 선전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김정은의 혁명사상을 “시대성, 현실성, 다방면성, 독창성과 창조성, 친화력으로 특징지어지는 과학적이며 백과전서적인 실천강령”이라며 만능의 열쇠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총비서동지의 혁명사상은 현실적 조건과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 기초하여 발전잠재력과 저력을 총발동시켜 모든 분야에서 끊임없는 전진비약을 이룩해 나갈 수 있는 해법과 방법론을 밝혀주는 실천강령이며 기성관례와 기존 공식에 구애됨이 없이 모든 것을 대담하게 혁신하고 새롭게 창조해 나갈 수 있는 발전지침과 명안들을 밝혀주는 실천강령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신이 아닌 사람인 이상 그 어떤 지도자도 자국의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각 부문과 분야의 다양한 문제들을 막힘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사상과 이론, 노선과 정책, 방책과 지침을 내놓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김정은의 혁명사상은 그의 지도이념인 김일성-김정일주의에서 파생된 것들입니다. 김일성-김정일주의는 김일성의 주체사상과 김정일의 선군사상을 합쳐놓은 것으로 김일성주의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과 황장엽 비서의 망명사건이 말해주듯이 이미 그 생명을 다한 사상이며, 김정일주의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뒷받침하며 추동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북한 인민대중은 아무런 죄도 없이 정신적, 물질적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잘못된 혁명사상 때문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김정은의 혁명사상에 “주체의 발전관이 응축되어 있고, 끊임 없는 새것으로 세상을 놀래우고 시대를 전진시키는 지혜와 노력이 압축되어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김정은 혁명사상 선전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런 선전 문구의 앞뒤 문장을 살펴보면 김정은의 혁명사상에는 “세계가 변하는데 따라 우리가 변할 것이 아니라 세계가 우리를 따라 변하게 하여야 한다는 주체의 발전관이 응축되어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시대에 가장 뒤떨어진 나라 중에 하나가 북한입니다. 북한통치집단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과 청년교양보장법(2021년), 평양문화어보호법(2023년)을 만들어 인민대중의 사상문화생활을 노동교화형과 사형으로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반인민적인 폭압정치를 따라 나설 나라는 지구상에 단 한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혁명사상에는 “끊임 없이 세상을 놀래우고 시대를 전진시켜 나가는 지혜와 노력이 압축되어 있다”는 것인데요. 김정은 집권 12년을 되돌아 볼 때 이 주장이 의미하는 것을 ‘핵무기 고도화’라고 풀이할 경우, 핵무기 고도화가 북한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은 지금 사면초가의 고립무원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점점 고사되고 있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김정은 혁명사상에는 혁명실천요구와 자립경제 실현가능성, 모든 발전잠재력을 동원할 수 있는 명철한 방안이 집대성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김정은 혁명사상 찬양활동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김정은의 혁명사상은 기본적으로 ①경제전반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를 강화하며 경제관리방법을 개선할 데 대한 사상이고 ②계획수립에서 발전지향성, 역동성, 견인성, 과학성을 보장하고 그 집행에서 무조건성, 철저성, 정확성의 기풍을 확립할 데 대한 사상이며 ③인민경제의 각 부문의 균형적 동시발전을 이룩할 데 대한 사상으로 ④사회주의경제의 본태를 견지하면서 경제전반을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발전궤도 위에 올려 세울 수 있는 실행담보성이 확고한 방책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주장은 북한경제가 중앙계획경제이며 사회주의 경제관리 범주를 벗어나는 경제활동은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따라서 이번 김정은 혁명사상찬양활동은 인민대중들의 비사회주의 경제활동을 근절하고 당과 정권기관의 중앙계획 및 통제를 강화하여 세습독재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배급제가 무너진 지 30여 년이 지난 상황에서 찬양성과는 미미할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김정은의 “독창적인 사상이론들은 미증유의 힘으로 현대사가 일찍이 알지 못하는 무수한 기적적 승리를 연이어 안아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김정은의 독창적인 사상이론의 사례로 ①수도건설 ②공산주의 이상 농촌 변모 ③벼와 밀농사 추진 ④당 건설 ⑤국가의 인민적 성격 강화 ⑥사회주의 인재와 과학기술 중시 ⑦정면돌파전 ⑧경제건설 총력집중 ⑨선제적이며 공세적인 방역조치 ⑩자위적 국방건설노선 ⑪사회주의 전면적 발전사상 등을 적시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러한 김정은의 독창적인 사상이론들이 세습독재정권의 유지를 위해 대민 선전용으로 제시되었을 뿐, 인민들의 자유와 인권, 경제적 향상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에 설복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