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연명하는 북한 정권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2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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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로 연명하는 북한 정권 북한 내각사무국에서 간부들이 제8차 당대회에서 결정된 경제전략 노선 이행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집중 토의하고 있다.
연합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당대회 과업 학습 하느라 고생하고 있다는 이야기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학습에 딱 정장 차림으로 참가하라고 독촉한다면서요. 이젠 하다하다 옷차림까지 통제하는 것을 보니 완전히 전체주의 국가의 모양새를 갖춰 가는 것 같습니다.

김정은이 작년 중반부터 계속 잔혹함의 강도를 높여가더니 이젠 가축들을 기르는 목장주처럼 행동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동물농장에서야 자기가 동물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으니 뭐 해도 문제가 있지 않고, 말리는 사람조차 다 죽여 버렸으니 이젠 제동장치도 없나 봅니다. 작년부터 어디를 친다고 하면 단위 자체를 몽땅 날려버렸죠. 온성군이 풍비박산이 났고, 평원군 안전부가 완전 사라지고, 신의주 세관 검사들이 몽땅 체포됐습니다. 이건 김정일 때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악독해지고 있는데, 급기야 한국 영상물 두 번 보면 이젠 사형하라는 지시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20세기 최고의 악당으로 치는 히틀러는 그래도 딴 민족을 학대했는데, 김 씨 일가는 자기 민족을 학대해 멸족시키려는 가 봅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당 대회에서 보다시피 계속 거짓말을 하면서 주민들의 희망을 끌어내려 합니다. 이젠 끌어낼 희망이나 있을까 싶지만, 없으면 또 거짓말을 할 겁니다. 거짓과 포악의 두 축이 김정은 체제를 지탱하는 힘입니다.

올해는 어떤 거짓말을 할까요. 고난의 행군 때 저는 북에서 중앙당 간부들 강의 많이 들었고, 그때의 거짓말들이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그중에는 서해에서 석유가 나오면 고난의 행군이 끝나고 낙원의 행군이 온다는 거짓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나왔습니까. 사기를 친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25년 전이니 이번에 그 거짓말을 대다수가 잊어먹었다 생각해 또 재탕해 먹을지 모릅니다. 원래 북한은 그런 사기에 능하죠.

그래서 서해에서 석유가 나온다는 말에 대해 오늘 좀 설명할까 합니다. 물론 서해와 붙어 있는 중국의 발해만에선 매년 1000만톤 이상의 원유가 채취되긴 합니다. 그러나 유전에서 수백㎞ 떨어져 있다고 무조건 원유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찾아 헤맸지만 지금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석유가 묻혀 있어도 북한은 생산할 능력이 되지 못합니다. 몇 십억 달러 단위의 투자가 들어가는데 북한이 감당할 능력이 있습니까. 석유를 설사 찾았다고 해도 그게 매장량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고, 질이 얼마나 좋을 지도 모릅니다. 질이 낮은 석유는 정제 비용으로 엄청난 돈이 또 들어가기 때문에 생산 시설 건설할 자금도, 전기도 없는 북한은 감당하지 못합니다.

석유가 나와도 북한은 부자가 되기 어렵습니다. 지금 세계에는 사우디, 러시아, 미국, 베네수엘라 등 석유가 많이 묻혀 있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자원개발에서 제일 핵심 문제는 경제성입니다. 경제성이 없으면 자원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 현재 세계에서 석유매장량이 1위인 나라가 어디인지 아십니까. 바로 베네수엘라입니다. 사우디보다 더 많은 석유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네수엘라 현재 상황을 보면 이건 굶어죽지 않으니 고난의 행군 때 북한보다는 좀 낫겠지만, 그래도 세계 최고의 거지 나라가 됐습니다.

강도와 매춘이 만연하고, 사람들이 베네수엘라를 탈출하기에 급급합니다. 그럼 왜 베네수엘라가 거지가 됐을까요. 대통령이 인기영합정책을 썼다는 중요한 이유도 있지만 이런 것보다 더 결정적 이유는 석유생산비용, 즉 경제성이 없는 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석유는 약 160리터 정도인 배럴이란 단위로 계산되는데, 배럴당 생산단가가 제일 핵심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정제시설까지 필요해서 1배럴당 생산단가가100달러 정도가 됩니다. 그러니 석유가 1배럴에 100달러 이상하면 베네수엘라도 석유를 팔아 잘 살 수가 있지만, 국제 원유 채취가격이 폭락해 배럴당50달러쯤으로 내려오면 캐서 팔수록 두 배씩 손해가 납니다.

40달러로 내려오면 미국 석유 기업들이 멈추고, 30달러로 내려가면 러시아가 멈춥니다.

세계에서 석유 생산단가가 제일 낮은 곳이 사우디인데, 여긴 사막에서 정제도 거의 필요없는 질 좋은 석유가 콸콸 흘러나오니 이걸 퍼서 팔면 되니까 1배럴당 생산단가가 15달러 정도입니다. 전 세계 모든 유전이 생산성이 맞지 않아 문을 닫아도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요즘 국제유가가 40~50달러 사이에서 오가는데, 그 덕분에 중동과 러시아, 여기에 미국 석유기업들까지 약간의 수익을 봅니다. 결국 석유는 있냐 없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채취 단가입니다. 채취단가가 배럴당 60달러 정도 되면 어쩌면 사우디나 러시아에서 석유 사오는 것이 더 경제적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서해와 같은 대륙붕에서 캐는 바다 유전은 생산비용이 비쌉니다. 북한이 찾았다고 해도 경제성 따지면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석유는 환경오염이 커서 중국도 이제는 석유보단 천연가스를 더 많이 씁니다. 여기에 차들도 점점 휘발유나 디젤보다는 전기와 수소로 움직이는 것이 세계의 흐름입니다. 저번에 강원도에 전기차를 타고 갔다 왔는데 휘발유차보다 훨씬 좋더군요.

아무튼 결론은 서해에 있을지 없을지 모를 석유는 찾았다고 해도 쓸만한 자원이 될 가능성은 희박한데도 북한의 사기 정권은 어떻게 하나 인민들 달래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을 늘여놓고, 없는 자원도 있다고 하면서 거짓말을 합니다. 하긴 지금도 가동을 못하는 순천린비료공장을 놓고 작년 5월 요란한 착공식 연기를 펴는 김정은에게 기대할 것이 있을까요?

여러분들이 어떤 거짓말을 강연으로 전해 받던, 북한에서 그런 거짓말에 신물이 나 진실의 불빛을 쫓아 목숨을 걸고 자유의 세상으로 온 저는 새해에도 김 씨 세습정권이 여러분들에게 늘여놓는 거짓말의 실체를 계속 폭로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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