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집 구하기

영국-박지현 xallsl@rfa.org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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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집 구하기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지나가고 있다.
AP

여름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로 가는 학생이 많아지고 또 해외에서 유학 오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영국에 머물 집을 찾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북한에선 대학교를 가면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들은 기숙사에 머물고 지역에 사는 학생은 통근을 하는데 영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가면 모두들 대학교 근처에 숙소를 잡아 독립을 하면서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8-9월은 학생들이 모두들 집 찾기에 나섭니다.

대부분의 대학교는 기숙사가 있지만 주로 신입생에게 기회가 많이 가고 1년만 머물 수 있게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하숙집을 찾습니다. 그런데 지역마다 그 값은 천차만별 다릅니다. 특히 런던이나 옥스퍼드 대학교가 있는 대도시의 하숙비 혹은 임대료는 비싸고 지방들은 저렴한 편입니다. 도시나 지방이나 보통 대학생들은 한 주택에 여러명이 함께 거주하면서 매달 들어가는 생활비를 절약하기도 합니다.

학생들은 집주인과 거래를 할 때도 부모의 월 수입이 얼마가 되는지 그리고 집에 살게 될 사람이 직장을 다닌다면 어디에서 일하는지에 대한 사항도 모두 계약서에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학생이 집세를 내지 못하면 보증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입니다.  

저도 큰 아들이 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보니 아들 집을 구하기도 했고 런던에 있는 대학교에서 입학 허가가 나왔을 때도 집 찾기에 나섰는데요. 본인 조건에 맞추어 집을 찾기란 어려웠습니다.

고등학교 성적 결과가 8월 초에 나오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지원을 한 후 입학 허가를 받는 것은 8월 중순이 넘어서입니다. 다시 말해서 원하는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 통보를 받은 뒤에 개학까지는 한달 남짓인데 그 사이 집을 찾아야 하다 보니 집 찾는 것은 하나의 전투입니다.

저희도 런던의 각 부동산 정보를 전부 검색하고 집 소개업자와 통화도 하고 또 직접 찾아가서 조건들을 맞춰 봤지만 좋은 집이 있으면 대학교와 멀리 떨어지거나 혹은 매달 내는 월세가 너무 비쌌습니다.

개학이 다 되어 가도 집을 찾기 어려워서 일단 월세는 비싸지만 학교와 가까운 주택 하나를 찾아 정착을 했고 아들은 공부하면서 본인 조건에 맞는 집을 다시 찾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몇 년 전 저는 부동산 전투에 뛰어들어 집을 찾았는데 올해는 집을 찾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작년 1년 코로나 때문에 대학생들이 모두 온라인으로 공부를 했다면 올해는 코로나 백신을 맞고 정상화가 된 이후 국내 대학생은 물론 해외 유학생까지 막 몰리다 보니 집을 찾는 사람의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 법 석사학을 공부하는 정명성(가명) 탈북민 대학생도 작년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 갔다가 올해 다시 영국에 왔습니다.  

정명성 영국에서 집을 구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데요. 집을 구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분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취업비자나 워킹 홀리데이 비자 혹은 학생 비자 신분이 확실해야 집을 얻을 수 있고요.”

명성 씨는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집을 찾아보고 먼저 보증금을 낸 다음 영국에 왔지만 주인이 1년치 월세를 모두 요구함에 따라 그 집을 포기하고 다른 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보통 영국은 집을 계약할 때 보증금으로 한달 집세를 더 내고 입주 합니다. 그 이유는 혹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집세를 못 낼 경우를 대비해서 한 달치를 미리 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렇게 1년치 집세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북한주민들에게는 잘 이해 안 되는 이야기이겠지만 부동산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필수적으로 알고 가야 할 문제입니다. 이러한 정책들을 알려면 정보가 중요하고 정보가 없으면 본인이 원하는 길로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것이 바로 자유세상이기도 합니다.

북한을 떠나 중국에만 나와도 살집을 찾으려면 월세, 전세를 찾아야 하는데 이때도 신분 보증인을 요구합니다. 본인이 살 곳을 국가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자유롭게 정하고 이사도 자기가 원할 때 하는 그런 세상이 북한에도 펼쳐지길 기대해 봅니다.

영국 맨체스터 박지현입니다

 

진행 박지현, 에디터 이진서,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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