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미 서부 탈북민들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계속 할 것”

워싱턴- 정영 jungy@rfa.org
2024.06.26
[탈북기자가 본 인권] 미 서부 탈북민들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계속 할 것” 미셸 스틸 박 미연방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이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RFA Photo-정영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지난 6월 14일 미국 수도 워싱턴 디씨에서는 공산주의 희생자 헌화식이 예년과 다름없이 진행됐습니다.  이번 헌화식에는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들과 특히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알라스카 주에서 온 탈북민 단체가 참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서부에서 탈북민들은 전세계에서 공산주의 독재로 인해 희생된 피해자가 1억명이 넘는다는 사실에 놀랐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도 계속 참가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 이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공산주의희생자 기념비 현장음>

 

지난 6월 14일 오전 9시. 전세계 공산주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습니다. 미셸 스틸 박 미 공화당 소속의 연방 하원의원의 연설을 들어 보시겠습니다.

 

<미셀 박 스틸 미 하원 의원>  China sent a few hundred of Korean refugees back to North Korea right after October 7 when even Hamas attacked Israel. (중국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10월 7일 직후 수백 명의 한국 난민을 북한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우리는 유엔에 편지를 보냈는데, 이 난민들이 실제로 북한에서 왔다는 것은 그들이 자유를 원한다는 뜻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미셸 스틸 박 미 공화당 소속의 제117대 연방 하원의원은 “현재 공산주의 하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유를 가져다주기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특히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에 대해 국제사회가 세심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미셸 박 의원은 “중국은 자유를 찾아 국경을 넘은 수많은 탈북민들을 붙잡아 북한으로 강제북송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들의 강제북송을 당장 중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캘리포니아주 지역구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되어 미 의회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셸 박 의원은 현지 지역구 주민들을 위한 의정활동은 물론 북한 인권에도 지대한 관심을 돌리고 있는 미국 정치인들 중 대표적인 인물로 꼽힙니다.

 

이 행사는 미국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VOC)이 해마다 개최하는 이 행사로, 전세계 70개 이상의 민간 단체들과 개인 활동가들이 모여 공산주의 독재에 의해 희생된 영혼들의 넋을 기리고, 지금도 공산 치하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열리고 있습니다.

 

행사가 진행되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위치한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비(Victims of Communism Memorial)는 기차와 버스역이 있는 유니언 역에서 백악관 방향으로 두 블럭 떨어진 자그마한 공원에 있습니다.

 

이 기념비는 1989년 중국 베이징에서 벌어졌던 톈안먼 사건 당시 중국의 학생 시위대가 건립했던 민주주의의 여신상을 묘사해 만든 것입니다. 당시 텐안먼 광장에는 중국의 청년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운집하여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나, 중국 공산당의 무차별적인 진압명령을 받은 중국군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습니다.

 

이후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미국에서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1987년 베를린 장벽 앞에서 했던 연설 20주년을 맞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대에 횃불을 들고 있는 3m 높이의 청동으로 된 여신상을 세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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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서부 탈북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RFA Photo

 

행사에서는 또한 국제인권옹호 활동에서 세운 공로를 인정해 카트리나 랜토스 스웨트(Katrina Lantos Swett) 박사에게 공산주의 희생자 기념재단이 수여하는 반체제인권상이 수여되었습니다.

 

카트리나 랜토스 스웨트(Katrina Lantos Swett) 박사는 수상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렇게 밝혔습니다.

 

랜토스 스웨트(Katrina Lantos Swett) 박사: 북한정권이 인종 학살과 테러를 자행하는 하마스 집단을 지원하는 것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저는 국제사회가 인종학살과 테러를 일삼는 집단에 대항하는 이스라엘 편에 서기를 바라며, 북한에 대해서는 가장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하고, 수많은 국제인권옹호가들과 단체들은 북한이 인권침해를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를 위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랜토스 스웨트 박사는 인권과 정의를 위한 란토스 재단(Lantos Foundation for Human Rights & Justice)의 회장으로, 세계 주요 인권 문제에 많은 관여를 통해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평가 받고 있습니다.

 

자유여신상 뒤편에 삼각형으로 된 공원에는 개인과 단체에서 준비해온 화환들이 정렬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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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탈북민이 공산주의 희생자 박물관을 돌아 보고 있다. /RFA Photo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인권운동 조직인 북한자유연합(NKFC)와 미국북한인권위원회(HRNK), 남한의 자유북한방송, 미국내 탈북민 단체인 자유조선인협회(FKA), 미주북한인권통일연대, 한인 보수단체 원코리아네트워크(OKN) 등 여러 북한인권단체들이 준비한 화환도 눈에 띄었습니다.

 

주석단에서 한 단체씩 호명을 하자, 참가자들은 숭엄한 마음으로 화환을 진정하고 묵념했습니다. 이 화환 진정식에는 미국에 정착한 여러 탈북민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온 현춘삼 미주북한인권통일연대 사무국장은 행사에 참가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현춘삼 사무국장: 오늘 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공산주의 희생자가 1억명이 넘게 있다는 것도 놀랐고, 오늘 이 행사에 세계 각국 단체들이 와서 참석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한편, 미국의 서부 ‘얼음동산’이라 불리는 알라스카에서 온 빅토리아 박씨는 행사에 참가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밝혔습니다.

 

기자: 혹시 어디서 오셨습니까?

 

빅토리아 박 상임 부대표: 알라스카에서 왔습니다.

기자: 여기 어떻게 돼서 오게 됐습니다.

 

빅토리아 박: 헨리 송 선생이 여기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행사가 있다고 참가하시겠는가고 해서, 원래 권 회장님이 오게 됐는데 권 회장님은 한국에 계시고 그래서 사무총장님하고 제가 수석비서로 여기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기자: 그 단체명이 어떻게 됩니까?

 

빅토리아 박 부대표: 미주북한인권통일연대입니다.

 

기자: 어떤 의미가 있었습니까?

 

빅토리아 박 부대표: 저는 이 행사가 이렇게까지 큰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와보니까 정말 우리 탈북민들도 그렇고 공산주의를 반대하고, 또 그런 공산주의를 때문에 희생하신 분들을 이렇게 기념한다는 것도 제가 몰랐고요. 와보니까 너무 정말 감동 받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저는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만큼 힘껏 후원해 드릴 수도 있고요. 앞으로도 참여도 하도록 하겠습니다.

 

워싱턴 지역에 거주 탈북민들의 인권단체인 자유조선인협회의 저스틴 서 부대표도 이번에 처음 참가했다고 말합니다. 그는 공산주의 희생자 헌화식에서 여러 나라에서 온 인권활동가들을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스틴 씨는 “그분들도 이렇게 공산주의가 안 좋다. 공산주의는 착취 사회다, 이런 걸 자기 후손들에게 알리려고 이렇게 나왔다”며 탈북민들도 탈북민 강제북송 방지 등 북한인권활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저스틴 서: 참여 무조건 해야죠. 제가 북한에서 태어나서 북한에서 자라고 북한에서 또 많이 봤으니까요. 참여해야죠. 내가 안 하면서 남보고 하라고 그런 거는 잘못된 거죠. 그리고 특별히 더 나아가서 저희 북한에서 오신 분들, 한국에 있거나 아니면 특별히 미국에 있는 분들 같이 나왔으면 합니다.

 

북한자유연합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폴 조(Paul Cho)씨는 화환을 진정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폴 조씨: 저는 신앙인의 입장에서 보면 김일성이 자기 자신을 이렇게 신격화하면서 지금까지 우리 인민들을 탄압하고 학살하는 것처럼 중국도 이렇게 공산주의 지도자들을 신격화하면서 인민을 탄압할 뿐만 아니라 이웃한 우리 탈북민들도 무참히 학살하고 있는데요.

 

탈북민들은 화환진정식을 통해 특히 최근 김정은 정권이 북한을 더욱더 고립되고 폐쇄적인 암흑지대로 만들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을 더욱더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초 남한과의 적대적 국가관계를 선언하고, 군사분계선 일대에 장벽을 설치하는 등 더욱더 폐쇄적인 고립정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탈북민들은 북한 주민들을 고통에서 해방하고 그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외부 정보유입 등 북한인권개선운동을 벌어야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은 지난 6월 14일 미국 수도 워싱턴 디씨에서 공산주의 희생자 헌화식이 진행된 소식과 북한 탈북민들의 반응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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