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기자가 본 인권] 민주주의 선거와 북한인권 이슈 공약 등장
2024.04.03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선거는 자유민주주의의의 ‘꽃’이라고 부릅니다. 선거로 정권을 교체하고, 선거를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정책을 실현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북한에도 선거는 있지만, 집권당인 노동당에서 선출한 유일한 후보이기 때문에 “100% 투표에 100% 찬성”이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내기도 합니다.
자유민주주의 선거에서 100%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다당제가 허용되기 때문에 각 당에서 지역구마다 후보들을 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정당이 여럿이 되기 때문에 한 지역구에 나오는 후보가 10명이 넘을 때도 있습니다. 한편 자유민주주의의 종갓집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양당 구도인 공화당과 민주당이 대결하고 있습니다.
오늘 시간에는 자유민주주의 선거와 북한의 인권문제가 미국의 선거 공약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데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대선 캠페인CNN 보도 일부 녹취>
방금 들으신 내용은 오는 11월 미국에서 있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이 벌이는 선거 유세 현장음입니다. 미국에서는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가 있고 이와 함께 119대 상원의원 선거, 주지사 선거와 미 하원의원선거를 비롯한 각종 선거도 같이 치뤄지게 됩니다. 미국의 선거는 누가 더 많은 표를 얻는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민심잡기에 주력합니다. 같은 당내에서도 경쟁자가 있으면 그 와도 정책적으로 차별을 두기 위해 노력합니다.
보통 선거 경쟁은 같은 당내에서 후보를 결정하게 되고, 그것이 마무리 되면 상대 당 후보와 맞붙게 됩니다. 올해는 민주당을 대표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한국 드라마나 미국 영화를 통해 다른 나라 선거 유세장에서는 후보들이 난립하여 자신을 적극 옹호하고 상대편 후보를 깎아내리는 장면을 보았을 것입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로 비판하지만, 일단 선거가 끝나면 없었던 일처럼 조용해지는 것이 민주주의 선거 풍경입니다.
이와 달리 북한의 노동당 후보들은 이처럼 치열하게 선거 캠페인을 벌이지 않습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은 모두 노동당원이기 때문에 굳이 자신들이 어떻게 하겠다고 선전할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최고인민회의가 진행될 때면 600여명의 대의원들이 그냥 당중앙에서 내려오는 정책을 그대로 전달하는 ‘거수기’, 즉 ‘손을 들었다 내렸다 하는 기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태어나서부터 이러한 선거방식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차이를 별로 못느끼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철이 되면 각 정당후보들의 총포탄이 울리지 않는 전쟁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의 선거 운동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까요?
미국 시민들의 정치참여 의식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거구 마다 자원봉사자들이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들의 이름을 적은 팻말을 들고 선거운동에 참가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선거를 지역과 마을에서부터 시작하는 ‘풀뿌리 정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들에 대한 기부활동을 벌이는데, 기부는 단순히 후보들에게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저녁식사나 행사에서 후보를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기회로 이용됩니다. 때문에 유권자들은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더욱 친밀해지는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노동당에서 정한 후보가 한사람씩 지역구에 배치되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은 자기 후보가 어떤 사람이지 모르고 투표하게 됩니다.
그러면 후보들은 어떤 선거 공약을 내걸고 지역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게 될까요?
각당의 후보들은 지역구 주민들과 대화를 강조합니다. 지역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애로가 무엇인지를 살핍니다. 예를 들어 어느 초등학교에 영재프로그램이 낙후되어 개선할 필요가 있다든지, 대중교통 비용이 비싸다든지, 또 어느 골목의 아스팔트가 깨져 보수가 필요하다든지 등 일반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애로를 해결해 지역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의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 후보는 북한인권개선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어떻게 되어 미국 국내정치와 거리가 있는 북한인권개선이라는 주제를 내걸었는지 한번 들어보았습니다.
킴벌리 로우(Kimberly Lowe) 버지니아 연방 상원의원 공화 예비선거 후보(48세, 로녹 거주)로 나선 로우 후보는 “연방상원의원이 되면 중국내 탈북자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킴벌리 로우 후보가 속한 버지니아주는 한인들이 밀집해 사는 지역입니다. 이 후보는 한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한인들과 친숙해지고, 그들의 애로를 듣고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음식과 한국가요를 좋아하는데 거기에 더해 한반도 분단과 탈북민 인권개선이 중요하다고 인식했다는 것입니다.
미 상원의원 후보자 선정을 위한 공화당 예비경선에 나선 킴벌리 로우 후보에게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남다른 사연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전쟁에 비행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북한 땅에 추락하여 돌아오지 못한 할아버지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반도가 통일되어야 할아버지의 유해를 찾을 수 있다는 깊은 믿음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킴벌리 로우 후보는 지난해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의 소식도 들었다며, 그 때문에 자신이 미 상원의원에 당선되면 탈북민들의 강제북송을 중지하도록 중국에 요구하겠다고 말합니다.
킴벌리 로우 후보: 이 사실에 대해서 강하게 국제사회에 항의해왔습니다. 그리고 영국에서도 외교관들에게 미국 편에 서서 탈북민 북송 방지를 위해서 항의해야 됨을 강하게 피력했습니다.
지난달 15일 유엔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제 55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한 중국대표는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은 불법 이민자들”이라며 “난민이 아니며 이들에게 강제송환금지조약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변했습니다. 이 같이 중국의 북한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경제적 이유로 중국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로 볼 것이냐에 대한 국제법적 해석의 논란에 대한 질문에 킴벌리 후보는 이렇게 말합니다.
킴벌리 로우 후보: 중국의 항변에 대해서는 법적인 검토를 해야 되고, 특별히 인도주의를 수용하는 서방 국가들과 연대하는 국제사법재판소가 중국의 의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미국은 외교적으로 강하게 압박하면서 항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미국은 북한 주민의 편이 되어, 탈북민들의 편이 돼서 강하게 탈북민의 북송 방지를 변호해야 합니다.
킴벌리 로우 후보는 “미국은 국제사법재판소의 재판을 통해 다른 서방 국가들도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에 동참하도록 협조와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합니다.
킴벌리 로우 후보: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그리고 우리는 능력을 북한 주민들과 탈북민들을 돕기 위해서 활용해야 합니다. 미국의 외교 정책이 성공적일 때는 국제사회가 굉장히 평화롭습니다.
미국 정치가들에게 있어 북한 문제 해결은 종종 핵문제와 인권문제로 부각되지만, 인권문제는 후순위로 밀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외부 정보 유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강압적인 탄압때문에 심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킴벌리 로우후보 : 저는 얼마전2명의 북한 10대 소년들이 그냥 한국 드라마 한편을 봤다는 이유로 노동 수용소 같은 데 수감되는 사실에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정말 제 심장을 아프게 했습니다. 저에게도 16살 14살의 아들이 있습니다.
그는 “한반도 분단으로 인해 이산의 아픔을 겪고 있는 한민족들의 상봉을 위해서도 미국은 절대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특별히 오래전 탈북했던 실향민 세대가 생을 마감하시기 전에 일가 친지들과 서로 인사하고 고향 땅을 방문한 이후에 삶을 평화롭게 마무리하시도록 도와드려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끝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돌아오지 못한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이렇게 회상합니다.
킴벌리 로우 후보: 저의 할아버님은 미 공군 대위이셨고 조종사이셨습니다. 그런데 할아버님께서 북한 영공에서 북한 대공포를 맞고 산화하셨습니다. 비행기가 폭발을 한 거예요. 그후 할아버님의 유해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에는 한인거주지역에 출마하는 미국 정치인들이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나누고, 탈북민 강제북송과 북한 자유화에 대한 문제를 선거 공약으로 거론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 예비선거에는 킴벌리 로우 후보를 포함해 미 해군사관학교 출신인 베트남계 헝 카오(Hung Cao) 등 10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선거중립 원칙에 따라 헝카오 후보 외에 다른 후보자에게도 전자우편으로 문의를 시도했으나, 현재까지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미국의 민주주의 선거 풍경과 북한인권문제가 미국 선거 공약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