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비사회주의와 전면전 선포한 김정은 통치 한계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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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비사회주의와 전면전 선포한 김정은 통치 한계 지난 2월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모습.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내각이 설정한 올해 경제목표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당 경제부장을 한달 만에 교체했다. 연단에 선 김 총비서가 힘주어 이야기하듯이 몸을 편 채로 오른 손가락으로 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광폭정치’ ‘인덕정치’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의 정치방식을 요약하는 수식어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간부들을 향해 불같이 화를 내고, 한국 드라마를 좀 보고, 비사회주의를 좀 한다고 해서 “무자비하게 억제 소멸하겠다”고 선포하는 등 과격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 8일부터 11일 사이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제8기 2차 전원회의 연단에서 김 총비서가 책상을 두드리거나,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가리키며 된 욕을 퍼붓는 듯한 사진 한 장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최고지도자를 찬양하는데 철저히 복무해온 북한 텔레비전이 가감없이 김 총비서의 화난 얼굴을 공개한 것도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화난 인상은 물론, 김정은 총비서의 발언도 매우 공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례로, 노동당 8기 2차 전원회의에서 김 총비서는 부정부패를 일삼는 간부들을 ‘혁명의 원수’로, ‘국가의 적’으로 낙인하고,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또 전원회의 둘째 의정인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를 논하는 연설에서는 “악성종양을 단호하게 수술하겠다”는 폭언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북한 텔레비전에 공개된 김 총비서의 발언이 낳는 파장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연합뉴스 녹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회의에서 비사회주의 행위를 하면 간부 대열에서 제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녹음은 노동당 8기 2차전원회의 소식을 보도한 남한 연합뉴스의 일부 보도 내용입니다

. 벌겋게 상기된 김 총비서가 좌석에 앉은 누군가를 가리키며 버럭 화를 내는 장면이 북한 텔레비전에 고스란히 노출됐습니다. 때로는 연단을 주먹으로 치고, 몸을 좌우로 이리저리 흔들며 뭔가 풀리지 않는듯 짜증스런 표정도 짓습니다. 심지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간부들을 혁명의 원수, 국가의 적으로 낙인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보도를 잠시 들어 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TV : 단위 특수화와 본위주의를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행위와 다를 바 없는 혁명의 원수, 국가의 적으로 엄중시하고 전면적인 전쟁을 벌이기로 한 당중앙위원회 결심이 표명됐으며… 이 조치에 따라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살벌한 숙청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남한의 조선일보가 3월 13일 보도한데 따르면,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금밀수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6명이 무기징역형에 처해지고, 2명은 15년형에 처해지고, 1명은 5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총비서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화를 낸 원인은 자신의 의도대로 경제계획을 세우지 못한 데 대한 불만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8차 당대회에서는 현실가능성이 있는 경제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해놓고, 한달 뒤에는 그 경제계획을 패배주의 보신주의라고 질타하는 김정은의 격노 그 자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심한 모순투성이며, 현재 북한 경제난이 외부에서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경제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을 경우, 북한에서 숙청의 바람이 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8차 당대회에서 임명된 지 한 달밖에 안 된 김두일 노동당 경제비서가 전격 해임됐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강력한 대북제재와 코로나 봉쇄로 쥐어짜고 짜도 나올 것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 최고 지도부가 경제 실패의 책임을 몇몇 경제간부들에게 돌리기 위해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남한 제주도에 거주하는 60대의 한 탈북 남성은 간부들에게 책임을 돌리기 위해 북한 선전 매체가 김정은의 화난 모습을 공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60대 탈북 남성: 북한 주민들이 그 영상을 보면 지도자를 욕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가 얼마나 가슴 아팠으면 저렇게 화가 났겠는가 하고 주민들은 평가한단 말이요. 수령에 대한 우상화, 충실성으로 선전하기 위해서 공개했다고 봅니다.

소위 부패한 간부를 질타하는 모습을 보여 주민들로부터 지지와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감성정치 일환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함을 자랑하는 수령의 인덕정치, 광폭정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폭군의 모습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비쳐지고 있다고 60대의 탈북 남성은 지적했습니다.

60대 탈북 남성: 그냥 일단 철이 없다고 봐야 하겠고, 공개는 안되고 있었지만, 김일성이나, 김정일이도 쌍욕하고 험한 말을 했는데, 보도는 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김정은이) 공개를 하는 것을 보면 첫번째는 아직 나이도 어리니까, 경험도 없고, 그렇게 해야 강해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더욱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북한 내부 실상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60대 남성: 보통 사람들은 일정 정도 여유가 있으면 편안 해져서 얼마든지 그런 험한 말을 쓰지 않고도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데, 감정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장치들이 오작동하니까, 그런 행동을 했겠지요. 말로는 인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사실은 아랫사람들을 개돼지 보다 못하게 여기는 특유의 독재자의 모습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인덕정치와 광폭정치는 김일성 김정일을 우상화 하기 위해 사용된 정치 용어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광폭정치는 각계각층 인민들에게 차별없이 사랑과 믿음을 주는 폭넓은 사랑과 믿음의 정치이며, 그런 의미에서 인민을 사랑하는 인덕정치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북한인민들의 지지를 받았던 김일성의 인덕정치, 광폭정치를 닮기 위해 김정은도 집권 초기에는 광폭정치를 구사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성민대표: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은 나름대로 광폭정치, 인덕정치를 표방해왔어요. 그래서 북한 사람들은 김일성, 김정일은이라고 하면 인덕정치 광폭정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고요. 김정은도 초기에는 광폭정치라는 말을 했지요. 그래서 마약이나 뇌물 같은 극심한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도 당조직에 찾아와서 비판을 하면 용서를 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강연 자료에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현재 부정부패와 비사회주의 현상은 이미 북한 사회에 만연된 관행이라며,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도 한계에 달했다고 지적합니다.

김성민 대표: 북한 사회가 워낙 뇌물을 기초로 여러 악습들을 태생적으로 품고 자란 사회인데, 그것이 체제에 위협을 주게 된다고 김정은이 파악했다는 상태일 겁니다. 원래 김정은이 후계자 수업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간부들을 자르고 처벌하는 것으로써 겨우 유지해왔는데,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번 상황을 보면 정말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얼굴에 확연히 보이는데, 쉽게 말하면 (김정은의)그 정도이면 처벌 정도가 아니지요. 처형까지 각오해야 하지요. 온 가족이 수용소로 끌려가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것은 한마디로 김정은이 정말 자신감이 없고, 체제 불안에 대한 초조감이라고 봅니다.

현재 김정은 통치 방법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감과 회의론도 고조되고 있다고 김대표는 강조했습니다.

김성민 대표: 너무나 조급한 나머지 어린 본색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걸 간부들에게 그대로 표현함으로서, 개별적인 간부들에게는 극도의 두려움을 줄 겁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래봐야 정말 어리구나, 스스로 무덤을 파는구나 하는 이런 환경이 지금 마련되었다고 봅니다.

이미 부패해질대로 부패해진 북한 간부들과 각자 생존 활동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비사회주의를 저질러야 하는 북한 주민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전면전’까지 선포한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통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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