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위원회의 발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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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위원회의 발 조용원 노동당 비서가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 3일차 회의에서 "주요계획지표들을 한심하게 설정한데 책임이 있는 당중앙위원회와 정부의 간부들을 신랄히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조용원이 연단에서 발언하는 가운데 좌석에 자리한 김두일 당 비서 겸 경제부장이 서있는 모습이어서 조용원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당 대회와 8기 1차 당 전원회의를 개최한지 한 달 만에 다시 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목적은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새로운 5개년 국가발전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부문별 올해 목표를 정하고 확정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사실 노동당과 수령이 경제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간섭하면 경제가 오히려 더 잘 돌아가지 않고 꼬인다는 것을 북한이 지난 수십 년간 경험했고, 또 그 실패를 처절하게 맛보았지만 아직도 이를 고치지 못하고 반복하고 있는듯합니다.

김정일 생존 시에는 경제는 내각과 총리에게 맡기고, 자기는 군과 국방, 당을 맡는 선군정치를 해 교모하게 경제실패의 책임을 벗어났지만 지금 김정은은 당 총비서자리를 차지해서 그런지, 아니면 권력을 잡고 야심차게 2차례의 5개년 경제계획을 세워서 그런지 자기가 직접 나서 경제성과를 주문하고 결과를 만들기에 올인 하고 있습니다.

또 그 배경에는 사상최강의 대북제재와 코로나, 태풍피해 등 3중 악재를 만나 고전하고 있는 북한경제를 살려야겠다는 초조함이 있는 듯하며, 경제발전의 핵심요소인 자본, 기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들을 가지고만 닥닥 질을 해 뭐든지 성과를 내야하는 딱한 사정도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한번 발령 내면 6개월 내 다시 인사를 하지 않는 초보적인 간부사업원칙도 깨고, 또 김정은이 직접 사인한 내용도 한 달 만에 뒤집으면서 당 경제부장을 김두일에서 오수용으로 교체하는 쇼도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크게 문제시되고 질타한 내용은 작년 등 지난시기에 비해서 경제계획내용이 달라진 것이 없다, 특히 농업부문이 그렇고 평양시 살림집 건설도 1만 세대를 지어야 하는데 계획에서 이를 미달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다른 부분들도 대체로 사정은 비슷하겠죠.

또 특별히 강조된 것이 내각의 통일적인 경제조직자적 지위와 기능을 회복하는 것, 특수기관들의 기관본위주의를 완전히 뿌리 뽑고 쳐 갈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 전원회의가 끝난 후 내각 부총리, 상, 부상, 국장들, 도 농촌경리위원장들 할 것 없이 이구동성으로 만성적이고 보수적인 태도들을 반성하는 자아비판성 글들을 노동신문에 연이어 싣고 있으며, 전원회의 결정관철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내각의 통일적 지도보장은 당초에 콧집이 굴렀군요. 왜냐면 이미 노동당과 수령이라는 초특급 특수기관이 톡톡히 간섭하고 있으니 말이죠.

특권적 존재인 공산당에 대해서 구소련에는 이런 유머도 있었군요.

‘지하철’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동무,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혹시 동무는 당 위원회에서 일하십니까?

아니요!

그럼 그 전 에는요?

아닙니다!

그럼 혹시 친인척 중에 당 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분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렇다면 발 좀 치우지! 당신 지금 내 발을 밟고 있어!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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