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소 생활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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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 생활 북한 노동당 최말단 조직 책임자들인 세포비서대회 참가자들이 지난 3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연합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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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또 세포비서대회를 소집했습니다. 노동당을 통해서 인민들을 늘 달달볶아대는데 세포비서들이 돌격대 역할을 하죠. 자기 인생, 자기 목숨도 자기 것이 아닌 불행한 북한에서의 삶, 옛 소련에서 주민들의 생활도 크게 다를 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 이런 유머도 있군요.

‘수용소 생활’

러시아의 한 작은 마을에 살던 이반은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모여 수용소 생활은 어땠는지 물었다. 이반은 담배를 피며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수용소 생활요? 수용소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아주 평범해요. 수용소 내 일상을 소개하자면 말이죠, 먼저 아무 날을 예시로 듭시다. 우린 아침 7시에 울리는 기상나팔과 함께 잠자리에서 일어나지요. 그럼 간수들이 각 감방으로 따뜻한 차와 갓 구운 빵을 가져다줍니다. 뭐, 차 맛은 좀 싱겁지만, 죄수가 그런 걸 불평할 수는 없잖아요?

천천히 아침을 먹고 나면 오전 9시에 일이 시작됩니다. 일이라고 해도, 통조림 공장에서 깡통에 딱지를 붙이는 정도입니다. 물론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좀 아프지만, 죄수가 그런 걸 불평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게 일을 하다가 12시가 되면 점심시간이 됩니다. 점심으로는 빵과 스튜가 나오지요. 당연히 스튜 맛이야 그저 그렇지만, 죄수가 그런 걸 불평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게 점심을 먹고 담배를 피며 쉰 뒤 오후 1시에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한 오후 3시가 되면 간식시간을 알리는 나팔이 불고, 우리는 차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지요. 그리고 오후 6시가 되면 오후 일과가 끝납니다. 그러면 다시 빵과 스튜로 저녁을 먹습니다. 역시 맛은 그저 그렇지만 죄수가 그런 걸 불평할 수는 없잖아요?

저녁을 먹으면 각자에게 자유시간이 주어집니다. 그럼 우리는 담배를 피며 수다를 떨거나, 책을 읽거나, 카드게임을 하지요. 감옥에서 할 수 있는 놀이란 게 얼마 없지만, 죄수가 그런 걸 불평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게 저녁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9시가 되면 취침을 알리는 나팔이 붑니다. 그럼 우리는 모두 침대에 들어가 잠을 잡니다. 정말 평범하죠.

그때 마을 사람들 중 한 사람인 표트르가 그에게 물었다.

오, 그래요? 그런데 좀 이상한데요, 이반.

괜찮아요, 질문해요. 표트르. 그런데 뭐가 이상하단 건가요?

실은 제가 얼마 전 지인에게 들은 건데 다시 수용소로 끌려간 미하일의 말은 당신과 달리 정반대라 했어요. 지인에게 물어보니 그가 그러는데 ...뭐랄까? 미하일이 그곳은 인간 이하의 가혹한 대접과 사람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끔찍한 중노동이 있는 곳이더라고, 얼굴이 하얗게 된 채로 학을 떼며 말했다고 전했거든요.

그러자 이반은 담배를 깊게 빨고는 무표정하게 한마디 했다.

아아, 그 친구요? 어리석은 사람 같으니, 그딴 말이나 하니까 또 끌려가지...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용히 흩어졌다.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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