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종과 소련선장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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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종과 소련선장 북한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이 봉쇄되자 귀국길에 직접 수레를 밀며 국경을 건너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과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 8명과 가족이 이날 두만강 철교로 양국 간 국경을 넘으면서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짐을 실은 철길수레를 직접 밀었다고 밝혔다. 25일 북한에서 귀국하고자 직접 철길수레를 밀고 있는 러시아 외교관들.
연합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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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코로나상황으로 안팎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북한 발 충격적인 소식이 또 전해졌군요.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 외교관 가족이 무슨 중세기도 아니고, 철도 수레를 끌고 국경을 넘는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은 러시아 외무부가 공개해서 알려졌는데요, 뉴스를 타자마자 수십만 명이 접속해 시청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3등서기관 가족 8명은 두만강 철교 국경을 넘으면서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본인들이 직접 철로 궤도 수레를 끌고 국경을 넘었습니다. 가족 중에는 세 살배기 애기도 있더군요.

평양에서 34시간가량 기차와 버스를 타고 함경북도 나선시까지 온 뒤 1km를 이동할 수단이 없어 수레를 끌었다고 합니다. 코로나전파 우려 때문에 항공편, 기차 편 중지나 제한은 좀 이해가 가지만 자가용차나 택시정도까지 허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네요.

그래도 북한에 상당히 우호적인 러시아 대사관 외교관인데, 러시아 대사관에서 차로 도와주는 것을 허용할 수도 있고, 아니면 북한 외교부나 지방당국에서 좀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마도 북한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혹시 본인들이 좀 유명해지려고, 아니면 특별한 추억을 쌓으려고 굳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말이죠.

이에 대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해명을 했군요. 지난 26일 자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귀국한 외교관은 근무 기한이 끝나 소환된 것이며, 그 외교관 가족의 고생스러운 귀국에 대해 ‘유감스럽게도 이는 북한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취한 엄격한 봉쇄 조치와 관련된 것’이라네요.

그리고 러시아로 돌아오기 위해 중국을 경유하는 다른 경로가 있긴 하지만 그러면 중국에서 3주간 격리 돼야 한다는 것, 북한은 러시아 측의 요청에도 이미 여러 차례 이처럼 예외적인 방식으로만 출국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 러시아 외교관뿐 아니라 북한 주재 외교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정이라는 것, 심지어 질병으로 귀국하려는 외교관에게도 특별한 예외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군요.

사회주의시기 구소련에는 이런 유머도 있었군요.

‘식인종과 소련 선장’

소련의 배 한 척이 물에 빠져서 승무원 전원이 근처 부족들에게 포로로 잡히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은 식인종들이었다. 식인종들이 선원들을 전부 잡아먹으려고 하자 선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봤다.

잠깐, 잠깐만요, 식인종 동무 여러분! 혹시 당신들도 집단화를 경험했나요?

아니.

그럼 개인숭배는요?

우린 그런 거 몰라.

그럼 레닌의 기념일들 같은 날들도 경축하지도 않나요?

물론이지! 조용히 하고 죽을 준비나 해!

그러자 선장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선원들에게 말했다.

거 참 이상하군. 아니, 뭣 때문에 이 동무들은 저리 짐승 같은 인간이 되었단 말이야?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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