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북한 자폭형 무인기 공격에 대처하는 방법
2024.08.28
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최근 북한이 자폭형 무인기 2종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북한은 이를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는데요.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된 북한의 자폭형 무인기, 오늘의 주요 소식입니다.
김금혁: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은 일제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최근 개발한 무인기의 성능시험을 현지 지도했다고 26일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전투 적용 시험을 더 강도 높이 진행하여 하루빨리 인민군 부대들에 장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에서 공개된 무인기 성능시험 장면에는 한국 군의 K-2 전차 모형 표적을 타격하는 장면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예진: 북한이 처음 공개한 자폭형 무인기가 러시아의 란쳇-3과 비슷해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자체 개발이 맞느냐부터 러시아 수출용으로 러시아 무인기를 모방한 것 아니냐,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만든 게 아니겠냐 등의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데요. 금혁 씨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의 외형을 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로 사용 중인 러시아산 란쳇-3와 정말 유사하게 닮아 있죠. 특히 꼬리 날개 부분은 거의 일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갑자기 대규모 무인기 생산 능력을 과시하며 그 능력을 공개한 데에는 현재 공격용 무인기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러시아를 주요 고객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저는 분석합니다. 물론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북한 인민군에게 양도하는, 즉 자체 내수용으로 만들었다고는 하나 현재 북한과 러시아 사이 무기 거래가 이미 상당 부분 활성화 되어 있고, 북한산 미사일과 포탄들이 러시아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면 현재 북한군이 만들고 있는 러시아산을 닮아 있는 무인기 역시 러시아 수출용으로 북한이 급하게 기술력과 자금을 투입하여 개발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현재 러시아는 자국산 드론 이외에도 이란의 샤헤드 드론을 주로 사용합니다. 샤헤드 드론의 경우 엄청나게 많이 팔렸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샤헤드 드론을 통해 대규모 폭격이나 정밀 폭격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죠. 이란은 엄청난 돈을 벌었고요. 북한 역시 이란이 했던 것처럼 러시아가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무기체계 생산에 조금 더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또한 드론은 미사일보다 만드는 과정이 쉽고 원가도 낮다는 점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원가는 낮지만 대량 생산을 통해 막대한 수익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미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에서 북한은 아주 쏠쏠하게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북한의 대부분 군수공업과 생산력은 모두 러시아 수출용 무기를 만드는 것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저는 봅니다. 이번 드론의 공개도 사실상 러시아로 하여금 북한산 드론에 관심을 갖게 하고 사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진행되었다고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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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진: 북한 당국은 지난 2021년 국방과학 발전 5개년 계획을 공개하며 무인기 개발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북한이 무인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요?
김금혁: 현재 무인기는 현대전의 대체불가능한 무기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무인기기 개발되던 초기만 하더라도 무인기의 사용 목적은 정찰 임무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을 비릇한 선진국들은 이미 무인기를 사용해 적 암살이나 폭격 등 매우 정밀도가 높은 작전을 수행하기 시작했고, 이란 혁명수비대 지휘관이었던 솔레이마니를 암살하면서 무인기의 중요성이 급격하게 상승했습니다. 무인기가 가장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것은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인데요. 세계 군사력 2, 3위를 오가는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비해 모든 무기체계가 부족했고 러시아를 상대로 1대 1로 맞설 수 있는 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우크라이나의 물리적 열세를 극적으로 보완해준 것이 바로 무인기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무인기를 매우 적절히 활용하면서 정찰임무 뿐만 아니라 폭격, 암살, 의약품 배달 등 매우 광범위하게 무인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가격이 몇 천 달러에 불과한 값싼 무인기로 대당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러시아 탱크나 장갑차를 손쉽게 격파하는 모습은 그것을 지켜보는 모든 이들에게 무인기의 중요성을 각인시켰죠. 이후 모든 국가는 각자의 사정에 맞게 무인기 개발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고, 한국도 무인기 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북한이 지난 열병식 때 공개한 샛별-4와 샛별-9의 경우 미국의 글로벌호크 무인기, MQ-9 리퍼를 매우 닮아 있었죠. 북한은 핵무기를 제외한다면 재래식 전력은 매우 형편없습니다. 북한이 보유한 전차의 양은 엄청나나 대부분 노후화 되었고, 제때에 기체 수리를 하지 못해 불량이 많죠. 그건 항공기, 함선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북한은 무인기처럼 적은 투자로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품목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때는 북한 무인기가 남한을 침공하여 용산 대통령실 상공까지 날아 온 적도 있을 만큼 북한의 무인기 기술은 상당히 발전했고, 북한은 그것을 무기화 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고 봐야겠죠.
이예진: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해 북한의 소형 무인기들이 서울 상공을 휘젓고 다니기도 했죠. 특히 자폭형 무인기는 방어력이 취약한 전차 상단을 노려 공격하도록 설계돼 있어 K-2 등 한국 군의 전차도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대한 한국의 방어 대책, 어떻게 세워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금혁: 네.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들이 러시아의 최신형 탱크들을 모두 격파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무인기는 사람이 조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탱크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직접적으로 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탱크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매우 두터운 장갑을 여러 겹 두르고 있습니다. 각종 위협에 대처할 수 있도록 반응 장갑도 두텁게 두르고 있고, 적의 미사일이 탱크에 닿기 전에 먼저 다가오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동방어시스템도 다 갖추고 있죠. 한국군이 보유한 K2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견한 것은 아무리 전면과 후면 장갑을 강화해도 무인기가 탱크의 머리 부분을 공격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것이죠. 만약 상부까지 여러 겹 장갑을 두르면 탱크는 너무나 무거워져 기동성이 현저히 떨어지게 됩니다. 그럼 또 다른 무기체계의 목표가 되는 거죠. 따라서 최근 탱크를 운용하는 전술의 핵심은 적 무인기로부터 어떻게 탱크 상단 부분과 연료탱크 부분을 보호할 것인가 입니다. 러시아 탱크들을 보면 아예 자체적인 보호막을 두르거나 철그물을 치거나 거북이처럼 아예 탱크 전체를 감싸는 갑판을 만들어 무인기의 접근을 거부하기도 하죠. 그러나 그런 임시 방편의 노력들은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최근 주로 연구되고 있는 기술은 ‘재밍’을 통한 전파 방해입니다. 즉 무인기와 무인기를 운용하는 사람 사이의 전파를 방해하여 무인기의 체계를 망가뜨리고, 목표 수행 능력을 현저히 저하시키는 것입니다. 재밍 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무인기의 활동 범위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탱크 혼자 작전을 수행할 수 없도록 하고 탱크를 보호하는 보병, 특히 무인기를 발견하고 격추하는 보병들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도록 편제를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전술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역시 무인기 기술을 강화하여 무인기로 무인기를 격추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무인기가 무인기를 공격하는 시점까지 왔죠. 전쟁은 비극이지만 그 전쟁을 통해 교훈을 얻고 준비태세를 강화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