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북한에선 판다 아닌 참대곰

김명성-탈북민, 전 조선일보 기자
2024.04.11
[오늘의 중국] 북한에선 판다 아닌 참대곰 에버랜드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지난 3일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로 이동했다. 사진은 에버랜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연합뉴스
  • 공세적 전랑외교 접고 통일전선전략 강화하는 중국
  • 북한은 통일전선전략 대신 전랑외교로
  • 중국으로 간 한중 우호의 상징 판다 푸바오
  • 북에서 참대곰으로 불리는 판다, 1965~1980 5마리 북한행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중국이 최근 해외를 방문한 반중 성향의 대만 정치인들을 감시하다 들켜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습니다. 반면에 친중 성향의 대만 국민당과는 밀착하는 모습인데요, 미국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사 문제에선 날 선 대립각을 세우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손을 내미는 화전양면의 이중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전랑외교를 내세웠던 중국이 변한 걸까요? <오늘의 중국> 오늘의 첫 소식입니다.

 

최근 홍콩 명보와 대만 자유시보 등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대만 국민당의 마잉주 전 총통이 지난 1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입니다. 마 전 총통은 대만 내 대표적인 친중파 인사로 재임 기간인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과의 밀월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방중 첫날, 마 전 총통은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쑹타오 주임을 만나하나의 중국원칙을 명시한 ‘92합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중화권 매체들은 당초 8일로 예정됐던 마잉주-시진핑 회동이 10일로 조정됐다고 보도했는데요, 같은 날 예정된 미·일 정상 회담 날짜에 맞춰 변경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미·일 정상회담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리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이전까지 대만과 관련한조국평화통일프로세스대신 평화를 삭제한조국통일대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이는 대만과의 평화통일 노력은 지속하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한 외세의 개입과 독립 움직임 강화 시에는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대목으로 해석됩니다.

 

반면 중국은 대만 정치인들이 중국 외 자유주의 국가로의 방문 등 해외 활동을 감시하고 있는데요, 최근 샤오메이친 대만 부총통 당선인의 체코 방문 당시 한 중국 외교관이 그를 미행하다 체코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입니다. 연합조보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체코 싱크탱크유럽가치안보정책센터의 야쿱 얀다 소장은 지난 5,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지난달 체코를 방문한 샤오 당선인을 체코 주재 중국 대사관의 한 무관이 미행하다가 적발됐다고 밝혔습니다. 체코 당국은 해당 외교관의 추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얀다 소장 등에 따르면 해당 무관은 샤오 당선인이 체코에 도착한 지난달 17일 프라하 공항에서부터 당선인이 탑승한 차량 행렬을 뒤쫓았는데요, 해당 무관이 탄 차량은 샤오 당선인의 숙소 인근에서 무리하게 차량을 뒤쫓다 신호를 위반해 교통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과 경제적으로 협력하고, 군사적으로는 대립하는 이중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李强) 중국 총리를 만나지난 1년 동안 양자 관계를 더욱 안정적인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리 총리는양국은 서로 존중하고 적이 아닌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화답했습니다.

 

그러나 군사적으로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미국·일본·호주·필리핀이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해양협력활동명목으로 해·공군 합동훈련이 실시됐습니다.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실시되는 훈련은 이 지역에서 중국의 도발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은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톈쥔리 중국인민해방군 남부전구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합동훈련에 맞서 남중국해에서 ·공군 연합 돌격, 함정 편대의 전투 대비 태세 순항 등 훈련 활동을 전개했다"고 밝혔습니다.

 

개혁개방 30여 년간 축적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공세적인 근육 자랑에 나섰던 중국은 힘을 과시하는 전랑외교에 제동이 걸리자, 통일전선전략을 강화하는 등 이중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인데요. 반면에 김정은 총비서는 통일전선전략을 버리고 중국이 버린 전랑외교 전략을 꺼내 들었습니다.

 

북한이 통일을 포기한 것은 핵 개발로 인한 자신감 표출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대한민국에 대한 두려움의 방증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국에는넘사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란 단어의 줄임말인데요, 어떤 두 가지 이상의 사물 혹은 인물을 비교할 때 한쪽이 월등히 우월해 비교의 대상조차 되지 못함을 의미합니다. 통일 포기가 장장 80년 가까이 이어지는 남북 간 체제경쟁에서 패배한 김정은 총비서의 공개항복선언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프로모 ###

 

INS- "푸바오의 귀국을 환영합니다. 푸바오를 돌봐 준 한국 사육사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지난 3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에서 한 발언인데요, 여기서 푸바오는판다즉 북한말로 참대곰의 이름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판다로 불리는 이 동물은 북한에서는 대나뭇잎을 먹는다고참대곰으로 부르지요. 오늘의 두 번째 소식은 판다, 푸바오에 대한 얘깁니다.

 

푸바오는 한국에서 태어난 첫 판다로 지난 3년간 대한민국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는 지난 3, 수천 명의 애호가들이 새벽부터 모여, 눈물로 배웅할 정도였는데요,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도착부터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등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푸바오는 2016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낸 판다 커플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 7월 태어났고 멸종 위기종 보전 협약에 따라 성숙기에 들어서기 전 번식 등을 위해 중국으로 귀환한 것입니다.

 

한국의 에버랜드에서 푸바오가 태어나면서부터 사육을 맡아왔던 강철원 사육사가 모친상을 당했음에도 중국으로 가는 푸바오와 동행해 감동을 주었는데요, 지난 3일 열린 푸바오 배웅식에 참석한 싱하이밍 한국 주재 중국 대사는강 사육사가 오랜 기간 한국에 온 판다 가족에 사랑과 세심한 배려로 한중 우의를 보여줬다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푸바오의 인기는 대한민국을 넘어 중국과 미국에도 널리 알려져 강 사육사가 쓴 책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는 서점의 인기 도서가 됐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 1면에 푸바오의 대형 사진을 싣고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운 존재의 가벼움(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Adorable)’이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중국은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상대국에 판다를 빌려주는, 이른바 판다 외교를 펼칩니다. 현재 약 20개국에 판다를 보냈고, 과거 북한과 중국이 사회주의 이념을 공유하던 시절인 1965~1980년 모두 5마리의 판다가 북한으로 건너갔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1994년에 처음으로 판다 외교가 시작되었는데요, 한중 수교 2주년을 기념해 중국 측에서 판다 밍밍과 리리를 임대 형태로 선물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에버랜드로 임대된 밍밍과 리리는 1998 IMF 외환위기로 인해 중국에 반환되었습니다. 성체 판다의 경우 1년에 먹는 대나무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7 3천 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후 한국의 경제가 다시 회복되자 중국은 2016년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한국에 15년간 임대했습니다.

 

중국은 또 양국 우호의 상징인 판다를 관계가 소원해지면 임대 연장을 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회수하기도 합니다. 중국이 미국에 보낸 판다 가족도 지난해 11월 돌아갔는데요, 이를 두고 냉랭한 미중 관계를 보여 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여름에 판다 한 쌍이 미국으로 간다고 하는데요, 양국의 국민 정서를 고려한 조치로 보입니다.

 

한때 푸바오의 중국행을 두고 한중 관계 악화 때문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푸바오가 떠나던 날 양국 국민과 정부의 반응은 푸바오가 한중 관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계속할 것임을 확인해 줬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을 대표해 한국 측에 감사를 표했고, 한국의 에버랜드는 중국 CCTV를 통해 푸바오의 중국 생활 모습을 전하고 푸바오를 보러 가는 현지 여행상품도 만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푸바오의 중국 공항 도착 소식과 함께 근황을 전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푸바오와의 이별의 아쉬움이 컸던 탓일까요, 한국 에버랜드에서는 푸바오 인형을 관성 열차인 티익스프레스에 태운 영상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어차피 푸바오가 한국에 있어도 탈 수 없겠지만 푸바오의 모습을 한 인형이 관성 열차를 즐기는 모습은 푸바오를 그리워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푸바오를 사랑하는 한국 국민들은 한중 간 판다 교류가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오는 19일 개막하는 제14회 베이징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 5편이 초청받은 것입니다. 특히 초청작에는 최근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장재현 감독의파묘가 포함됐습니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한국 문화를 제한하는한한령의 여파로 한국 영화가 제대로 개봉하지 못했는데요, 한국 영화가 초청됐으니 한한령 해제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김성남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이 중국을 방문했는데요, 코로나 봉쇄 이후 4년 만의 고위층 방중이라 북중 간 교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중국에 파견된 북한 주민들도 파묘 등 한국 영화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제작이현주

에디터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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