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0-7 대패 ‘중국 축구’ 축협이 문제?
2024.09.12
- 사라진 中 ‘늑대 외교’ 상징 인물 친강 전 외교부장, 출판사 하위직으로 강등
- 장기간 실종에 불륜설, 기밀 유출설 등 제기됐지만 정확한 이유 밝혀지지 않아
- 일본에 0-7 대패하고 특급호텔 머문 중국 축구 대표팀에 비난 쏟아져
- 중국 축구팬들 분노 “사우디전은 그냥 뛰지 말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중국의 공세적 외교를 의미하는 전랑 외교, 즉 ‘늑대 외교’의 상징 인물로 1년 전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친강(58)전 외교부장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친강은 한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심복으로 불리며 승진가도를 달리다 낙마하며 최단명 외교부장으로 기록됐는데요, 어떻게 사연인지 오늘의 첫 소식으로 전합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8일(현지시각) 두 명의 전직 미국 관리를 인용해 “친강이 투옥됐다거나 자살했다는 등 여러 루머가 돌았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한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가까운 최고위직이었던 그의 직위는 매우 낮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친강이 소속된 곳은 베이징 시내에 있는 ‘세계지식출판사’로 전해졌는데요, 외교 및 국제 문제 관련 전문 서적을 주로 출판하고 있다고 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서점 직원들이 친강의 소속 사실을 모르고 있고, 중국 외교부 역시 친강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질문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8일 중국 외교부의 정례 브리핑에서도 친강에 대한 관련 질문이 이어졌지만 마오닝 대변인은 아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INS- 관련 사안에 대해 아는 바가 없습니다.
친강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 덕에 56세였던 2022년 말, 외교부장에 전격 발탁됐고, 지난해 3월 국무위원으로 초고속 승진했습니다. 중국의 외교부상은 북한으로 치면 외무상입니다. 그러다 6월, 돌연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는데요, 중국 정부는 어떤 설명도 없이 친강의 외교부장직과 국무위원직을 7월과 10월 차례로 박탈했습니다. 결국 친강은 재임 기간이 반년 남짓으로 1950년대 이후 중국의 최단명 외교부장으로 기록됐습니다.
친강은 또 올해 2월에는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대표 자격을 공식 상실했고 7월에는 당 중앙위원회에서 면직했습니다. 다만 그를 '동지'라고 언급해 마지막 정치적 보호막 격인 공산당적은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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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토마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중국 정치 전문가는 “정치국이 친강에게 ‘동지’라는 칭호를 부여한 것은 그가 당에서 제명된 것이 아니라, 더 낮은 직위로 강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습니다.
그러나 외교계의 스타, 친강의 갑작스러운 낙마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아직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불륜설, 혼외자 해외 출산설, 기밀 유출설 등이 다양한 추측이 나왔지만, 현재까지는 확인된 것은 없습니다.
심지어 1년 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투옥설, 자살설까지 돌았습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터는 이번 행적 확인으로 인해 친강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친강의 실제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대요, 빅터 가오 중국 및 세계화센터 부소장은 “그는 중국 어딘가에 있지만, 결코 그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친강과 같은 고위급 인물이 국영 출판사 한직으로 좌천된 전례가 있는데요, 2005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을 지냈던 선궈팡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불륜으로 인해 처벌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결국 세계지식출판사로 배치됐습니다. 단 선궈팡은 총편집(장관급·사장격)으로 임명됐고, 출판사에서도 주기적으로 연설과 인터뷰에 나서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선궈팡이 이동할 당시 외교부 대변인은 공교롭게도 친강이었는데요, 당시 친강은 선궈팡의 이동에 대해 “일상적인 일”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것이 인생사, 그것도 독재국가의 관료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드는 대목입니다.
북한에서도 갑자기 떠올랐다 사라진 인물이 한둘이 아닙니다만 외교 분야에서는 한성렬 전 외무상이 대표적입니다. 오랫동안 대미외교를 담당했던 한성렬 전 외무상은 미국 간첩 혐의로 지난 2019년 공개처형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망명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는 한성렬이 강건군관학교 운동장에서 총살당했다며 현장에서 총살 현장을 본 사람들은 며칠 밥을 못 먹었다는 얘길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리용호 전 외무상도 2019년 12월 비리 혐의를 받아 일가가 정치범 수용소에 갔다고 하는데요, 해외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이 이어지는 이유가 김정은 총비서의 공포정치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 프로모 ###
최근 월드컵 예선에서 연패를 당한 중국 축구 대표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전날 오후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일본과 맞붙은 1차 전에서 0 대 7로 패했습니다. 0 대 7은 중국과 일본 간 경기에서 역대 가장 큰 점수차 패배입니다.
중국은 이번 예선에서 일본, 호주, 사우디 등과 한 조에 묶여 최악의 조편성으로 출전했지만 일본전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등 유럽파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운 일본에 경기 내내 압도당했습니다.
이날 경기에 대해 한 중국 매체는 “중국 축구는 완전히 망가졌다. 뿌리가 썩었으니 아예 헐어버리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축구 중계에 나선 중국 축구 대표팀 주장 출신 판츠이는 언론에 “황푸강에 뛰어들고 싶다”며 절망감을 드러냈고,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중국 대표팀을 맡은 브랑코 이반코비치 감독도 “굴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인들을 더욱 화나게 한 것은 일본전 패배 후 축구팀의 행보였습니다. 9일 중국 웨이보 중화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에 대패한 중국 국가 대표팀은 8일, 다음 경기가 열릴 예정인 랴오닝성 다롄에 도착했습니다.
다롄에서 중국 대표단이 묶은 호텔이 최고급 5성급의 힐튼 호텔이라는 것이 알려졌고 바로 이 지점에서 팬들의 분노는 거셌습니다.
중국 내 인터넷 게시판에는 한 축구팬이 힐튼 호텔 앞에서 ‘7-0은 굴욕’이라는 문구가 써있는 붉은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선 사진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고 “고급 호텔에 무슨 낯으로 묵나”, “사우디전은 그냥 안하면 안될까”, “한 골도 못 넣는데 응원을 바라느냐”, “그 다음은 누구한테 질 것이냐” 등의 조롱이 이어졌습니다.
중국인들의 응원이 아닌 저주 속에 1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를 치른 중국 축구팀은 결국 홈경기의 유리함과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1대2로 패했습니다. 2경기 연속으로 승점을 따내지 못한 중국 축구팀은 조예선에서 탈락 위기에 처했습니다.
세계 2위 경제력을 자랑하는 중국이 많은 지원과 응원 속에서도 유독 축구에 역량을 발취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 축구협회의 고질적인 비리 때문입니다.
신화통신의 지난 1월 보도에 따르면 중국 축구협회의 천쉬위안(68) 전 회장, 위훙천 전 회장, 천융량 전 상무부비서장 등 5명에 대한 재판이 열렸고 이 자리에서 축구협회의 전 회장은 약 1,120만 달러(150억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도 이달 초부터 중국 내 부정·부패 관련 다큐멘터리를 4부작을 내보내기 시작했는데 그 마지막 편이 공교롭게 중국 축구계의 비리였습니다. 리테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이 다큐에 직접 출연해 “축구계에서 흔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 보면 불법적인 범죄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도 이번 월드컵 예선에 선수단을 보냈는데요 북한 체육계의 부정부패와 비리도 중국 못지 않게 강력합니다. 북한 체육성 부상이 외화를 착복한 죄로 수용소에 갈 정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북한이 지난 10일 치른 아시아 3차 예선 A조 2차전에서 카타르(34위)와 2-2로 비겼습니다.
지난해 북한 축구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일본전에서 상대팀 선수들과 심판에 과격한 행동을 보여 ‘깡패 축구’라는 오명까지 쓴 바 있는데요, 성적이 부진할 경우 노동단련대에 수감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이 얽힌 비리나 협박에 가까운 강력한 처벌, 그 어떤 쪽에 축구를 잘하게 만들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오디오 자료 : AP
에디터:이현주, 웹편집: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