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미국 대선을 보는 베이징의 속내?

김명성-탈북민, 전 조선일보 기자
2024.11.07
[오늘의 중국] 미국 대선을 보는 베이징의 속내? 지난 2017년 11월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환영 행사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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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중국 외교부 미 대선은 미국 내정

l  대만트럼프가 겨냥한 반도체 산업’ 타격 우려

l  한중 수교 이후 처음 한국인 무비자 입국 조치

l  한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 기대하나 아니면 중국의 대북 견제 카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습니다현지 시각으로 5일 시작해, 6일 끝난 선거의 결과는 트럼프의 우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중국의 속내는 어떨까요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중국의 반응오늘의 첫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중국 언론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의 우세가 전해진 6일 오후외신 보도를 인용한 속보를 띄웠습니다대선 소식을 빠르게 전했고 중국의 인터넷 사회관계망에서는 미국 대선이라는 검색어가 170억 회 가까이 검색될 정도로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말을 아끼는 모습입니다. 6일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도 관련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졌지만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국의 내정이며우리는 미국 국민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중국은 그동안 ‘정치적 개입 비난’ 여론을 의식해 최근까지 미 대선 전망 평가를 최소화해 왔습니다대선 당일인 5일에도 관영 매체들은 “트럼프와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을 이루고 있다는 미 언론 보도를 인용한 소식 정도만 전했습니다우신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소장은 미국 CNN 방송에 “중국인은 두 후보 모두에게 긍정적이지 않다라며 “누가 당선되든 미중 관계는 어차피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믿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혼란스러운 트럼프보다 예측 가능한 해리스의 당선을 바랄 것이라는 관측이 조금 더 우세했습니다미국 워싱턴 미중 문제 연구소의 소라 굽타 선임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어차피 미중 관계는 흔들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혼돈의 트럼프 행정부 시즌 2’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해리스 후보가 당선된다 해도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통제 정책은 지속되겠지만 중국에 어떤 수준의 경제 제재를 가할지 불확실한 트럼프 2기보다는 낫다고 판단한다는 겁니다.

 

또한 CNN “중국은 트럼프 당선 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과 즉각적 휴전 노력을 공약했는데요만약 전쟁이 끝나면 유럽 등으로 분산됐던 미국의 군사·외교력이 다시 중국으로 집중중국의 외교적 부담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의 동맹 주의가 이완되는 편을 중국이 선호할 것이라는 정반대의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침략 위협에 시달리는 대만에서는 트럼프의 당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특히 트럼프가 언급한 ‘동맹의 비용이 대만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정치권과 산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최근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의 방어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하며, TSMC의 반도체 기술에 대해 “미국에서 훔쳐 간 것이라며 중국과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해왔습니다.

 

이는 대만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 산업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으로대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발언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대만이 현재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국과 같은 수준의 방위비 문제가 제기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기류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입니다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대만이 “미국이란 큰 세력의 장기판에서 벌어지는 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특히 현재 대만의 라이칭더 총통이 이끄는 독립파 정권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대만 독립 세력을 견제하는 데 미국의 입장 변화를 활용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던 김정은 총비서의 입장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기대했을 겁니다탈북한 리일규 전 쿠바 대사관 참사는 김정은 총비서가 트럼프의 당선을 간절히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미 대선 당일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는데요어떤 후보가 당선돼도 김 총비서가 원하는 핵보유국 인정과 제재 해제를 얻긴 어렵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전반적인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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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오는 8일부터 내년까지 비자 없이 중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됐습니다중국이 무비자 대상국에 처음으로 대한민국을 포함시켰는데요이는 1992년 한·중 수교 후 처음 있는 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9개국을 대상으로 내년 12 31일까지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비자 발급 여부는 양쪽 국가에 함께 적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한국에 입국하는 중국인들은 비자를 받고 중국에 입국하는 한국인은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지정한 무비자 입국 정책에 포함된 9개 나라에는 한국을 비롯해 슬로바키아·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아이슬란드·안도라·모나코·리히텐슈타인 등입니다이에 따라 한국 등 9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는 8일부터 업무여행관광친지·친구 방문환승 목적으로 15일 이내 기간 중국을 방문할 경우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도 됩니다.

 

한중 양국은 비자 면제와 관련된 논의를 간헐적으로 진행해 왔지만최근까지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의 ‘전향적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기류는 크게 감지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주중 한국 대사관도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발표를 현지 보도를 통해 알았을 만큼 중국 외교부의 발표는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치와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데요우선 경제적 측면에서 한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입니다.

 

올해 2분기 중국 여행사가 유치한 해외 관광객 가운데 한국인의 비중이 홍콩과 타이완에 이어 3번째로 많았는데요중화권을 제외하면 사실상 1위입니다여행 업계는 이번 조치로 중국 여행에 무관심하던 20∼40대 한국인의 중국 여행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갑작스러운 발표 배경과 관련해 최근 북-러 밀착으로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북한은 작년부터 부쩍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면서 중국과는 사이가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중국 텐진외대 국가지역연구원 객원교수로 있는 최경희 샌드연구소장은 이번 조치가 북중 관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장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 1만 명이 넘는 특수부대를 파병하고지난달 31일에는 화성-19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중국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듯한 행동에 중국도 추가적인 경고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국이 한국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를 북한의 화성-19형 발사 도발 직후 발표한 것은 중국의 속내를 보여 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미국이 최근 중국을 향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중국은 미국과 대립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북한과 달리 자유무역 체제와 국제적 위상특히 한반도 정세의 안정 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중국이 미국 대선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한중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일각의 평가도 나옵니다여기에 서방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를 극복하는 문제 등 여러 측면에서 한국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렇게 중국이 한국에 우호의 손을 내미는 동안 북한 김정은 총비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북한군 파병까지 감행하며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습니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 위원장이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러시아에 올인하며 경제적 구제핵 프로그램 지원정권 보장 등의 이익을 얻으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신문은 이 같은 김 총비서의 도박이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북한 병력이 전장에서 실패하거나 탈주할 경우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나 북한 내부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의 포괄적인 약속이 서서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중국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웹편집 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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