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제 영화제 수상 작품들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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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제 영화제 수상 작품들 부산 중구 비프광장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종이꽃' 야외무대인사에서 고훈 감독(왼쪽부터), 배우 안성기, 장재희, 유진, 김혜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2020년 올 한해도 이제 일주일을 남겨 놓고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 비루스 사태로 캄캄한 터널을 지나는 느낌으로 보낸 한해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의 한국 대중문화는 여러 방면에서 많은 성과를 거둔 한해였습니다.

최근 우리의 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은 것도 그 가운데 하나인데요, 우리 영화가 어떤 상들을 받았는지 오늘 열린 문화여행을 통해 살펴봅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영화 '종이꽃' 휴스턴국제영화제 최우수외국어장편영화상, 한국인 최초 남우주연상 수상

'종이꽃'은 사고로 마비가 된 아들을 돌보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장의사 성길(안성기 분)이 다시 한번 희망을 꿈꾸는 이야기를 다룬 가슴 따뜻한 작품이다.

'종이꽃'이 2관왕을 수상한 휴스턴 국제 영화제(World Fest-Houston Int’l Film Festival)는 독립영화 제작자들의 제작의욕을 높이고 영상부문에서 탁월한 창의력을 발휘한 작품들을 시상하기 위해 1961년부터 시작된 영화제로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와 뉴욕 영화제와 함께 오래된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3대 국제 영화제 중 하나이다.

과거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코엔 형제 등 거장 감독들의 장, 단편 영화가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일찌감치 수상을 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높은 위상의 영화제라고 할 수 있다.

휴스턴국제영화제측은 "상실과 아픔, 그리고 죽음 중간에 있는 영혼의 가슴 아픈 공명을 담아냈다"며 심사위원 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극찬의 심사평을 전했다.

이어 한국인 최초로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안성기에 대해서는 "최고 수준의 연기를 보여줬다. 배우 안성기는 섬세하지만 선명하게, 공감 되는 품격 있는 연기로 캐릭터의 깊은 감성을 표현하는데 매우 심오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배우 안성기가 또 한 번의 변신으로 주목 받아

배우 안성기는 1950년대와 60년대, 1980년대와 90년대, 2000년대를 관통하여 현재에 이르는 한국영화와 함께 성장한 배우이고, 한국영화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한국영화가 막 활기를 띠기 시작한 1950년대 후반에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를 통해 연기를 시작했고, 한국영화의 황금기라 불리는 1960년대를 함께 보냈으며, 1980년대의 ‘코리안 뉴웨이브 시네마’, 1990년대의 기획영화 시대와 함께 성장했다.

이 같은 영화적 성장이 자양분이 되어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가 대중적 폭발력을 지니게 되었듯, 영화배우 안성기가 이 기간 동안 쌓은 연륜은 2000년대를 지난 지금에 이르러 그의 연기 뿌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영화에서 그의 연기는 늘 변화무쌍했다. 때로는 소시민의 일상을 대변하고 때로는 역사의 무게에 고뇌하며, 때로는 예측 불허의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했다. 그러나 그의 연기에서 과잉은 찾아볼 수 없다. 그는 한국영화의 거의 모든 캐릭터들을 ‘진짜’ 안성기인 양 덤덤하게 연기한다. 그리고 그 덤덤함 속에는 시대의 고민과 비애, 웃음과 해학이 넘쳐난다.

안성기라는 배우의 진면목을 보여준 작품들로는 ‘하녀’를 비롯해 ‘바람불어 좋은 날’, ‘고래사냥’,’하얀 전쟁’ ‘라디오 스타’ 등이 있다.

*영화 ‘종이꽃’ 에서 보여준 깊이있고 섬세한 장의사 연기

63년 동안 약 130여 편의 작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 연기를 소화한 국민배우 안성기가 영화 '종이꽃'을 통해 첫 장의사 역을 맡아 기존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영화 속 배우 안성기가 연기한 성길은 평생 종이꽃을 접으며 죽은 이들의 넋을 기리는 장의사로 몸과 마음에 모두 상처를 가진 아들과 함께 묵묵히 살아가는 인물이다. 죽음 앞에서 누구나 평등하다는 자신만의 신조를 지키며 살아왔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 속 오직 돈으로 죽은 이들의 마지막을 결정짓는 상조회사에서 새롭게 일을 시작하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연히 인연을 쌓게 된 '은숙'과 '노을' 모녀 덕분에 잊고 있던 희망을 다시 되찾아 가는 인물로 그간 배우 안성기가 연기한 역할들 중 가장 깊이 있고 섬세한 감정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로 묘사된다.

안성기는 내적으로, 그리고 외적으로 모두 캐릭터와 혼연일체 될 수 있도록 수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다. 먼저 장의사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실제 장의사 수업을 받고 디테일한 부분을 끊임없이 연습하며 완성도 높은 연기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연출을 맡은 고훈 감독은 "배우 안성기의 특별한 점은 여전히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라는 점이다. 눈빛 하나, 손동작 하나에 모든 노력이 들어가 있고 그 노력은 진심을 보여준다. 진심이 들어간 연기는 관객들을 매료시킬 수밖에 없다"며 매 순간 완벽한 캐릭터 연기를 위해 진심 어린 노력을 담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 배우 최초로 제53회 휴스턴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만큼 전 세계를 사로잡은 그의 인상적인 연기가 어떻게 영화 속에 담겼을지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배우 윤여정, 영화 ‘미나리’로 할리우드의 주목 받아. 오스카 청신호

배우 윤여정이 내년 열릴 오스카상의 여우조연상 후보로 거론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윤여정은 지난 1일 미국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에서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선셋 필름 서클은 할리우드 저널리스트들이 매년 개최하는 주요 시상식과 영화제에 특별히 집중 취재하기 위해 설립한 협회다.

윤여정은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힐빌리의 노래’ 에이미 아담스 등 2021년 아카데미유력 여우조연상 후보로 거론되는 경쟁자들을 제치고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또한 ‘미나리’는 앞서 지난 2월 폐막한 선댄스영화제에서 선 공개돼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했고 최근 덴버 국제 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최우수 연기상(스티븐 연)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특별판 표지를 장식했던 현지 매거진 베니티 페어에서 ‘올해 최고의 영화 TOP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앞서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달 24일 ‘2021 오스카 유력 후보’ 기사에서 작품상, 감독상, 연기상, 각본상 부문에 ‘미나리’를 조명했다. 연기상에는 윤여정을 포함해 스티븐 연, 한예리 등이 예상 후보로 등극했다.

시상식 예측사이트 어워즈데일리에서는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후보지명 가능성을 4순위(총 5명 후보)로 예측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장년층 배우 중 유일하게 국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윤여정은 국내에서는 상업적인 작품보다 작품성에 의의를 둔 선택으로 소신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산나물 처녀’ ‘죽여주는 여자’ 등 각기 다른 특색을 지닌 독립영화에 다수 출연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 노개런티로 출연한 윤여정은 “60세 이후로 돈 상관없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작품을 하리라 결심했다”라며 “독립영화도 여러 종류가 나왔으면 좋겠다. 적은 예산으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하는 그런 걸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신 있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 후 수십 편의 작품에서 독보적인 연기를 펼치며 후배배우들의 귀감이 된 윤여정이 할리우드에서 또 어떤 성과를 거둘지, 향후 활동에 이목이 집중된다.

독립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전 세계 유수 영화제 휩쓸어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해외 영화제에서 초청이 쇄도하는 가운데 내년 1월 8일 일본에서의 개봉을 확정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지난 3월 5일 첫 개봉 당시 코로나19 시국 속 유례없는 위기를 겪었던 극장가에서 씩씩한 행보로 주목받았다. 개봉 5일 만에 1만 명의 관객을 동원, 개봉 3주 차에 2만 관객을 돌파하는 유의미한 스코어를 기록했다.

인생 최대의 역경 앞에서도 자신만의 생각과 방식대로 삶을 이끌어 나가는 찬실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와 응원을 건네며 관객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또한, 한국 영화계의 진정한 복이라 할 수 있는 탄탄한 연기력의 윤여정, 김영민, 윤승아, 배유람이 총출동해 'TEAM 찬실'을 이루며 영화 속 매력 넘치는 케미스트리로 화제를 모았다.

제15회 오사카아시안영화제와 제22회 우디네극동영화제의 경쟁 부문, 제20회 가오슝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부문, 제15회 파리한국영화제 페이샤쥬 섹션 부문, 제40회 하와이국제영화제 한국영화 부문에 진출했고, 제7회 캐나다한국영화제 개막작, 제19회 뉴욕아시안영화제, 제15회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공식 부문 등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영화제에서도 초청이 잇따르고 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앞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수상하며 호평을 이끌었다. 이러한 해외 팬들의 관심에 힘입어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2021년 1월 8일 일본 개봉을 확정했다. 일본 개봉 소식과 함께 공개된 포스터 2종은 국내에서 미리 공개된 메인 포스터와 재개봉 기념 포스터를 활용했다.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도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 소식 이어가

영화 ‘남매의 여름밤’이 제24회 토론토 릴 아시안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오슬러 최우수영화상을 받았다.

홍콩 아시안 영화제에서는 주목할 만한 젊은 감독에게 수여하는 뉴탤런트상을 받았다. 지난해 '벌새'의 김보라 감독이 받았던 상이다.

이탈리아 토리노 영화제에서는 국제영화비평가연맹이 선정한 최고 작품상을, 아르헨티나 제35회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 특별상을, 프랑스에서 열린 낭트 3대륙 영화제에서는 최우수 작품상을 안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4관왕 수상을 시작으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밝은미래상,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상, 무주산골영화제 대상, 뉴욕아시안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올해의 독립영화로 꼽혀왔다.

남매의 여름밤 ‘삶이라는 게 되게 힘들지만 살아볼 만하다'

‘남매의 여름밤’은 옥주(최정운)와 동주(박승준) 남매가 여름방학에 아빠 병기(양흥주)와 함께 할아버지의 2층 양옥집에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고모 미정(박현영)까지 집에 머물게 되면서 다섯 식구는 일상을 함께 보낸다. 함께 모여 비빔국수를 먹기도 하고 할아버지 생신을 다 함께 축하하기도 한다.

옥주는 이곳에서 고모와 고모부가 싸우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하고 엄마를 만나고 온 남동생과 다투기도 한다. 호감 가는 또래 남학생에게 신발을 선물하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옥주와 동주 어린 남매의 이야기도 펼쳐지지만 병기와 미정인 어른 남매들의 이야기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병기와 미정은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연로한 아버지를 걱정하기도 한다.

윤 감독은 "성인 남매의 과거 모습이 어린 남매의 모습일 수도 있고, 어린 남매의 미래의 모습이 어른 남매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두 남매가 입장은 조금씩 다르지만, 앞으로 이들에게 이 여름방학이 힘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배우 박현영은 "영화를 보면서 과거라는 것이 현재에 영향을 끝없이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저도 어렸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이별이나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 등 여러 일들을 스쳐 지나가면서 어떤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삶이라는 게 되게 힘들지만 살아볼 만하다' 그리고 기쁨과 슬픔이 어우러져서 이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저희 영화는 소소하고 작은 일상들을 모아놨지만 굉장히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런 것들을 잘 포착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힘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남매의 여름밤>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됐다. 윤 감독은 "이 영화가 많은 대중에게 소개되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깊숙이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호응을 해줬고 수상을 하기도 했다. '솔직하게 영화를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관객들에게 다가갔을 때 정말 큰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어린이 영화'나는 보리', 폴란드 어린이국제영화제 최우수 영화상 수상

영화 '나는 보리'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족 사이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한살 소녀 보리의 성장담을 그린 영화다. 수어로 소통하는 가족 사이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보리는 가족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에 소리를 잃고 싶다는 소원을 빈다.

영화는 긍정적이고 따뜻한 문체를 끝까지 유지하는데 이는 여전히 보리를 변함없이 대하는 인물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는 보리'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수상을 시작으로 독일 슈링겔국제영화제 관객상·켐니츠상, 농아인협회가 주최하는 제20회 가치봄영화제 대상 등을 받았다.

이렇게 많은 영화들이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상을 이렇게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은 우리 한류가 일시적인 바람이 아니라 아주 탄탄한 내공을 쌓아온 결과라는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하나가 탄생하는데는 작가, 감독, 배우, 그리고 많은 스탭, 즉 제작에 참여하는 인원들의 노력이 필요한데요, 그 모든 분들께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드리면서 오늘 열린문화여행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시고 말씀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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