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 문화 왜곡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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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 문화 왜곡 중국 지린(吉林)성 옌변(延邊)조선족자치주 룽정(龍井) 마을의 윤동주 생가 입구에 있는 표석 문구.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북한주민 여러분은 인터넷이 전 세계와 연결돼 있지 않아서 아마 ‘인터넷 전쟁’이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리실 것 같은데요

전세계인들을 연결하는 인터넷 세상에서는 세계 방방 곡곡의 소식들이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어서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 다른 나라를 비방하거나 터무니 없는 거짓 주장을 하면 바로 해당 나라에서 바로 반박이 나오고 치열하게 논쟁이 거듭되면서 격돌하게 되는데 이것을 인터넷 전쟁이라고 표현합니다.

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을 일컫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인데요, 요즘 이런 현상이 중국과 한국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김치가 자기 나라 음식이다, 한복이 원래 중국 옷이다 이런 터무니 없는 주장에 화가난 한국의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죠.

중국인들의 이러한 주장은 비단 문화뿐 만 아니라 이미 오래전 부터 옛날 역사를 왜곡해 영토를 확장하려는 동북공정이라는 발톱을 드러내고 있기도 한데요, 오늘 문화 여행을 통해 점점 심해지고 있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 왜곡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중국 백과사전 바이두, 시인 윤동주의 국적까지 중국으로 왜곡

중국 유학 중인 한인 청년이 윤동주 관련 정보가 바이두에 잘못 기재됐다고 알렸는데 중국의 역사 왜곡에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정확히 알려줘서 올바르게 수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2021년은 윤동주 탄생 103년주년. 이날 현재 바이두 백과사전을 확인해보면 윤동주의 국적은 ‘중국’으로, 민족은 ‘조선족’으로 각각 표기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바이두는 사실상 중국 당 선전부의 통제를 받는다”면서 “바이두가 한국의 주요 인물을 조선족으로 분류했다는 것은 동북아 역사를 중국 중심으로 왜곡하려는 이들의 역사·외교 정책과 무관치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또 윤동주의 생가가 있는 중국 지린성 옌변 조선족자치주 룽징 마을 입구 표석에는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고 적고 있다.

시인 윤동주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 이봉창과 윤봉길도 ‘조선족’으로 소개

바이두는 독립운동가 이봉창과 윤봉길의 국적을 ‘조선’으로 민족은 ‘조선족’으로 소개하고 있다. 또 유관순과 김구, 안창호, 이회영, 홍범도 등의 국적을 ‘한국’으로 올바로 표기했으나 민족은 표기하지 않았고, 신규식은 국적 부분이 없고 이동녕은 국적과 민족 부분을 빈칸으로 놔두고 있다.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두는 올해 11월까지 백과사전에 안중근과 김구를 ‘조선족’으로 표기했다가 한국 측 요구를 받고 수정했다. 중국 소식통은 이러한 왜곡을 바로 잡기 위해 “지속적으로 해당 기업과 부처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도 조선족으로 표기된 것을 지난달 수정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국 외교부, 보다 적극적 대응 필요

일각에선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중국 정부 측에 항의 표명을 하고, 바이두뿐 아니라 중국 각 기관 자료에 기재된 잘못된 정보를 신속하게 바로잡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는 우리 독립운동가 등 주요인사에 대한 민족 표기가 오기된 것을 발견할 때마다 중국측에 시정 요청을 해오고 있으며, 본부 및 공관 차원에서 수시로 중국 주요 언론, 주요 웹사이트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헜다.

또한 “정부는 역사문제가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이라는 인식 하에, 중국의 역사왜곡 시도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해오고 있다”고 했다.

걸그룹 ‘마마무’ 의 한복도 중국 전통의상이라며 억지 주장

지난 해 방송사 연말 시상식에 참석한 아이돌 그룹 마마무가 입은 한복을 두고 'china culture'라는 표현을 영어로 달며 논쟁을 벌이는 중국인들이 많았다. 또 개인 SNS 메시지를 통해 한복이 중국 전통 의상이라는 주장을 달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한복에 대해 제작자는 우리 고유의 방식을 살렸고. 외형은 두루마기와 저고리, 한복 바지와 대님을 활용해 논란의 여지가 없는 한복임을 밝혔다.

소재는 노방, 깨끼, 양단이며 장식은 노리개, 비녀, 패옥 등 전통적인 것들이 주를 이루었고 이 중 훈민정음의 한글이 쓰여진 금박 원단을 사용했는데 이 한글 역시 중국인 사이에선 '중국 것'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 중국 게임회사는 캐릭터에 옷을 입히는 스타일링 게임에 아이템으로 한복을 출시했다가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공격을 받자 돌연 한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복 아이템은 중국 쪽에도 함께 출시됐는데, 다수의 중국 네티즌이 돌연 "중국 명나라 의상이다", "한복은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조선족의 의상이니 중국 옷이다" 등 한복이 중국 문화라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자 회사 측은 중국 SNS 웨이보에 공식 입장문을 올렸는데, 여기서 "국가의 존엄을 지키겠다"고 밝히며 중국 네티즌 편을 들었다.

한 중국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는 우리 한복 업체가 만든 제품을 무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리슬 제품명과 사진 등이 올라와 있다.한복 전문가들은 중국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교육과 언론 보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1400만 유튜버 이어 중국 유엔 대사까지.. 김치를 자신들의 문화라며 억지 주장

최근에는 구독자 1400만명을 보유한 중국 유명 유튜버 리즈치까지 김치 공정에 나섰다. 리즈치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김장을 담그는 영상을 올리며 'Chinese Cuisine'(중국 전통요리), 'ChineseFood'(중국음식)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마치 영상에 나오는 음식이 모두 중국의 전통음식인 것처럼 소개한 것이다. 이 영상은 업로드 하루 만에 조회 수 213만 회, ‘좋아요’ 약 14만 개를 기록했다.

이에 한국 누리꾼들은 댓글로 "한국 전통 음식을 빼앗지 마세요. 중국은 한국의 문화를 훔치려고 하고 있다", "중국인들아 정신 차려라", "동영상 올린다고 김치가 중국꺼가 되냐" 등이라며 분노했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파오차이(김치)는 쓰촨 전통음식"이라며 한국을 비난하고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장쥔 유엔(UN) 주재 중국 대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치를 홍보하는 게시글을 올린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장쥔 대사는 지난 3일 트위터에 김장을 한 사진을 올리며 "겨울 생활도 다채롭고 즐거울 수 있다. 그 방법 중 하나는 직접 만든 김치를 먹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쥔 대사의 트위터 계정에는 중국 정부 계정(China government account)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다.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은 없었지만, 중국을 홍보하는 창구로 쓰인 장줜 대사의 트위터에 느닷없이 김치가 올라와 중국의 김치 공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른바 김치 공정의 발단은 중국 관영 환구시보

환구시보는 지난해 11월 중국 쓰촨성에서 유래한 절임채소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 인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제 김치 종주국이란 타이틀이 유명무실해졌다"며 "중국이 김치산업의 국제표준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ISO에서 제정된 내용은 파오차이에 관한 것이며 해당 국제 인증 문서에는 "이 문서는 김치엔 적용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이어 중국 대표 포털사이트인 바이두가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기원했다'고 잘못 소개한 사실이 알려졌다. 항의가 이어졌지만, 바이두는 해당 내용을 바로 잡지 않았다.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해당 백과사전 내용은 오히려 '김치가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전래됐다'는 내용으로 수정됐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바이두 백과사전 측 주장에 항의했다면서 이를 "불필요한 소동"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의 김치 왜곡은 동북공정의 연장선상

중국의 이 같은 행동은 2002년부터 논란이 된 '동북공정'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동북공정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의 줄임말로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를 뜻한다.

역사뿐만 아니라 김치, 한복, 노래 등을 대상으로 한 '문화 동북공정'이 날로 심해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게임 '샤아닝니키'는 한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을 선보였는데, 중국 누리꾼들이 한복을 중국 명나라 의상인 '한푸'라고 항의하자 게임사는 한복 의상을 삭제하고 한국에서 철수했다.

또 중국이 김치를 통한 경제적인 이득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치를 중국 파오차이 문화 속에 집어넣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 시민들과 전문가들 뉴욕타임즈(NYT)에 김치광고

지난 18일 뉴욕타임스 미주판 A섹션 5면과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유럽·아시아판) 5면에 김치광고가 게재됐다. 이 광고는 최근 중국이 김치를 자신들의 문화로 왜곡하는 이른바 ‘김치 공정’에 대항하기 위해 한 단체의 후원과 많은 김치 전문가, 광고 전문가,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어이없는 ‘김치 공정’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보다는 정확한 김치정보를 간결하게 세계인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이번 뉴욕타임스 광고 파일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치 광고는 ‘한국의 김치, 세계인을 위한 것’이라는 제목 아래 “김장 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역사적으로 수천 년 동안 한국의 대표 음식 문화로 이어져 왔다”는 설명을 붙였다.

또 광고 문구에는 “현재는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발효식품으로 자리매김했고, 한국의 김치는 세계인의 것이 됐다”고 표기했다. 그러면서 “김치 문화와 역사를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알리는 영상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 : Voulutary Agency Network of Korea)도 김치 홍보 가세

반크는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메일을 통해 한국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인터넷 상의 관광안내자이자 외교사절단으로 불리며 전세계 각지역의 뜻있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일 반크는 전 세계 3억 명 이상이 가입한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아오르지'에 "중국의 한국 문화 절도 행위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반크는 이 청원에서 "최근 중국 누리꾼들이 한국 고유 음식 문화를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면서 한국 고유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인 유튜버 '햄지'가 몇 달 전 올린 쌈밥 먹는 영상을 두고 중국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이 이어졌다. 영상이 삭제되고 계약 해지 당한 바 있다.

반크는 청원에서 "중국 누리꾼과 소속사가 한국 고유 식문화를 훔치려고 하면서 김치와 쌈이 중국 고유 식문화라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이미 십수 년 전부터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중국 역사라고 왜곡해 전 세계에 홍보해왔고 한복을 중국 전통 의복이라고 억지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반크는 "이는 중국의 맹목적 국수주의와 중화 민족주의가 결합한 것"이라며 "중국 누리꾼과 기업, 중국 정부까지 개입해 노골적으로 한국 문화를 도적질하려는 행위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정부를 향해 "한국 문화를 훔치는 행위를 중단하고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의 평화로운 교류를 저해하는 자국민과 기업의 행위에 우려를 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총 100명에게 동의를 받으면 이 청원 내용은 중국 정부에 전달.

중국 지도부, 내부 역량 결집 위해 문화공정 강화 가능성, 대책 마련 필요

최근 중국 정부는 강하고 유능한 중국의 이미지를 투사해 내부 역량 결집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년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을 앞두고, 사회주의 정치철학과 공산당 지배의 정당성에 대한 강조는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중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는 내부 역량 결집을 위한 민족주의·애국주의 정서를 더욱 고취시킬 가능성이 크고 이 과정에서 중국이 역사·영토·전통문화에 대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의 역사라고 주장했던 '동북공정'이 다시 떠오르는 이유이다.

한국내에서도 중국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지역 질서를 주도할 경우, 전근대 중화질서가 부활하고 한국은 다시 그 '속국'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17년 4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견 후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고 발언한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속국을 중국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억지 주장하는 것이 김치와 관련된다는 견해도 있다.

본래 ‘속국’의 개념은 전근대 동아시아에서 일반적으로 가리키던 ‘조공국’, 즉 내정과 외교에 자주성을 가진 ‘자주국’을 의미. 그러다가 1880년대에 이르러 근대 국제법적 의미에서 ‘속국’, 즉 불완전 주권을 갖는 ‘종속국’을 의미하게 되는데, 이는 중국의 일방적인 재해석에 의한 것.‘속국’ 개념의 변화가 “중국의 정치적 의도에 따른 일방적 주장으로서 역사적 사실의 왜곡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연구를 통해 1927년에 완성한 청나라 역사서 ‘청사고’를 기초로, 청나라 역사를 담아내는 ‘국가청사편찬공정’을 2003년부터 벌이고 있다. 이 국가 주도의 대형 역사 편수 작업은 곧 완성을 앞두고 있다.

한중 간 역사해석을 둘러싼 분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므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중간 과거 ‘동북공정’부터 최근의 ‘김치공정’에 이어 앞으로 ‘역사공정’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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