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는 조금 다른 추석

서울-윤하정 xallsl@rfa.org
202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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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는 조금 다른 추석 부산 사상구에 있는 경남정보대학교 AI컴퓨터학과 학생들이 전공 실습을 하고 있다.
연합

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 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예은 :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이고,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 청년 강예은입니다.

북한에 관심이 많아서 이 방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정하늘 : 안녕하세요. 정하늘입니다.

제 고향은 북한 함흥이고,

2012년 대한민국에 와서 현재 대학생입니다.

 

로베르토 : 안녕하세요. 로베르토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왔는데, 한국에서 거의 5년 정도 살고 있어요.

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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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9월이고, 각급 학교의 새 학기가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된 뒤 벌써 4번째 학기인데, 달라진 점이 있는지?

 

하늘 : 이번 학기도 비대면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이제는 이게 일상인 것 같다.

원래 이렇게 살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답답한 것도 모르겠다.

 

로베르토 : 나도 역시 비대면으로 강의하고 있다.

한국에 변이 바이러스도 들어와서학기 후반에라도 대면으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상황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3학기 동안 여러 방식이 도입됐으니까.

한편으로는 좀 슬프다고 할까.

학교에 외부인은 아예 들어갈 수 없고, 학생도 별로 없다.

학교 내 상점 직원도 없어지고 무인 계산대가 생겼더라.

 

진행자 : 대학교는 크고 교정도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서

인근 주민이나 구경하러 가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제는 통제를 하는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대부분 20대라서 백신 접종이 완료되지 않았으니까.   

학교나 직장이나 예년과는 분명히 다른데 어느덧 익숙해져 버린 일상이 많아진 듯하다.

 

예은 : 나는 아니지만, 주변에 재택 근무 하는 사람이 많다.

컴퓨터만 있으면 집에서도 일할 수 있는 직종은 재택근무로 많이 전환돼서

그 친구들의 경우 회사 나가는 게 어색하다고 하더라.

혼자 밥 먹는 것도 익숙해졌고.

 

로베르토 : 한 친구를 1년 넘게 못 만났다.

만나려고 하는데 계속 미뤄지고, 여전히 사람을 만나는 게 많이 어렵다.

 

예은 : 회식도 하지 않는다.

 

진행자 : 하늘 씨는 4학년 2학기이지 않나?

하반기는 취업 준비로 바쁠 텐데.

 

하늘 : 그렇다. 졸업을 앞둔 하반기에는 인턴, 수습으로 일하거나

아예 취직하는 친구를 많이 봤는데,

요즘은 취업 교육이나 면접도 비대면으로 진행하니까 어렵더라.

 

예은 : 오히려 덜 긴장하지 않을까?

집이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면접을 보는 거니까 안정감이 있을 것 같다.

 

진행자 : 변수도 많을 듯.

갑자기 누가 초인종을 누르거나 안내방송이 나오거나 개가 짖거나(웃음).

 

하늘 : 그런 경우가 많다(웃음).

 

진행자 : 상황은 여전히 어렵지만, 한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토요일부터 쉬니까 사실상 금요일 밤부터 연휴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어떻게 지내나?

 

예은 : 명절 때면 친척들이 다 모이는데, 이제는 각자 지낸다.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서도 모일 수 있는 수가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직계만. 부모님, 그리고 나와 동생 부부만 만날 것 같다.

 

진행자 : 백신을 맞은 사람이 포함될 경우 최대 8명까지라는 방역 지침이 나왔다.

백신을 맞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 수가 줄어드는 거다.

 

하늘 : 해마다 추석이 올 때면 고향이 그리워지는데,

올해는 북한에서 혼자 온 친구들과 바다에 갈 예정이다.  

요즘 서핑, 파도타기에 빠져 있어서 탈북 친구들과 서핑하러 간다.

 

로베르토 : 올해도 가족과 함께 집에 있을 예정이다.

아내와 아이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집에 있을 것이다.

 

진행자 : 우리가 이런 명절을 벌써 3번째 맞고 있는데,

하늘 씨는 코로나 상황이 아니더라도 갈 수 없는 고향이고

로베르토 씨는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2년 동안 이탈리아에 못 가고 있으니

더욱 그리울 것 같다.

 

로베르토 : 지금은 이탈리아에 가도 가족이나 친구들이 다 일한다.

이탈리아에는 추석이 없으니까.

우리 가족이 모두 백신을 맞게 되면 크리스마스에 고향에 가려고 한다.

 

진행자 : 이탈리아의 경우 크리스마스가 더 큰 명절이니까.

 

예은 : 이러다 친척들 얼굴을 다 까먹을 것 같다.

친척들과도 인터넷 화상대화를 나눠볼까 싶다(웃음).

 

진행자 : 친척들, 친구들 여전히 만나기 힘들다.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특히 더 조심스럽고.

북한은 요즘 어떻다고 하는지?

 

하늘 : 최근 태풍으로 함경도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피해를 봤다고 하더라.

복구하려면 구호 물자가 필요한데 그것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국경 지역이 코로나 이후 완전히 봉쇄됐다고.

중국과 밀수하던 사람들조차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한다.

 

진행자 : 풍성하고 여유로워야 할 추석인데, 이래저래 어려움이 많다.

예은 씨 남편도 외국인이지 않나.

 

예은 : 고향에 못 간 지 오래됐다. 나갔다가 한국으로 다시 못 들어올 수 있어서.

러시아의 경우 한국보다 코로나 확진자가 훨씬 많고,

러시아 자체적으로 만든 백신을 맞고 있는데 효과에 대한 검증이 확실치 않아서

위험 부담이 크다.

 

진행자 : 우리 방송이 북한 청취자를 대상으로 하니까

명절 때면 실향민, 탈북민, 이산가족들의 어려움을 많이 얘기했는데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도 고향에 못 간 지 2년이 됐고

모두 어려움이 많은 추석이다.

하지만 지난해 추석과 달라진 점이라면

한국에 있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는 것이다.

1차 완료는 60%, 2차까지 마무리한 사람은 30%를 넘어섰다.

코로나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 나이가 많은 고령층 등이 먼저 맞고

이후 나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접종하고 있는데

지금 40대 이하, <청춘 만세>를 함께 하는 우리 4명이 예약을 하고 맞고 있는 시기이다.

여러분도 백신을 맞았거나 맞을 예정인가?

 

로베르토 : 나는 지난달에 1차를 맞았고, 2차 접종한다.

과정은 아주 간단했다.

백신 부작용 등에 대해 알려준 뒤 주사를 맞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20분 정도 현장에 머물러야 한다.

나는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그런데 2차는 조금 더 아프고 피곤할 수 있다고 해서 살짝 걱정된다.

 

예은 : 나는 백신 접종 여부를 좀 더 고려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코로나 백신은 급하게 만들어졌고 임상 실험도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고 생각돼서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임신도 해야 하니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좀 더 지켜보고 꼭 필요하면 나중에 맞으려고 한다.

지금은 수급이 원활하지 않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많이 제조돼서 원할 때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늘 : 나도 같은 생각이다.

사실 북한에 다양한 전염병이 많지 않았나.

그런데 나는 한 번도 관련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접종하는데 매번 맞은 척했고, 북한에서는 그게 가능했다.

그런 병을 앓아본 적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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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예방접종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하늘 씨 얘기에

모두 크게 놀라고 있는 상황입니다(웃음).

추석 연휴를 앞두고 청년들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봤는데요.

지난해 추석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이죠?

변화된 생활 방식이 새로운 일상이 됐고,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 그러니까 앞으로도 한동안은

바이러스가 지속되는 삶에 대한 얘기들이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이 얘기는 다음 시간에 나눠 보죠.

<청춘 만세> 지금까지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추석 잘 지내십시오.

 

기자 윤하정, 에디터 이현주,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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