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핵폭탄의 탄생, 영화 ‘오펜하이머’
2023.09.05
요즘 이곳 북미지역에서 화제인 영화가 있습니다. 원자폭탄의 아버지 즉 원자폭탄을 만든 천재 과학자 오펜하이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인데요. 오늘 그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미국 영화 오펜하이머가 이곳 캐나다에서는 지난 7월에 개봉되어 지금까지 상영되고 있는데요. 동시에 전 세계 50여개 국가에서 현재 상영되고 있습니다.
영화속에 등장한 당대의 최고 물리학자들인 상대성 이론의 아인슈타인, 양자역학의 기초를 열어놓은 현대물리학의 아버지 닐슨 보어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웠는데요.
영화에서 오펜하이머는 나치 독일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의 핵무기 개발해야 한다며 과학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설득합니다.
아무리 미국정부에서 국가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과학자들을 강제로 동원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새롭게 다가 왔습니다. 게다가 아인슈타인은 프로젝트 참여를 거절했을 뿐 아니라 공개적으로 미국의 핵개발을 반대하기도 했죠.
원자폭탄이 성공하자 오펜하이머는 단숨에 핵폭탄의 아버지이자 미국의 전쟁영웅으로 떠오르지만 그를 환호하는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 원자탄에 희생되는 무고한 사람들의 환영을 보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광복절, 북한에서는 해방절이라고 부르는 8월 15일에 개봉했으며 현재 중국에서도 상영중입니다.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제의 압제에서 해방된 이날이 있게 된 것은 미국이 세계 최초로 만든 원자폭탄 때문이었습니다.
한반도를 식민지로 점령한 일본은 중일전쟁을 거치며 아시아에서 누구도 대항할 수 없는 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고 태평양 전쟁 개전시에는 8척의 항공모함과 순양 전함, 잠수함 등 250여개의 무력 함선을 갖춘 아시아의 맹주였습니다. 당시 미국은 항공모함 3대에 기타 함대 160대 정도 갖추고 있었죠.
하와이의 미군 기지 진주만 폭격으로 미국이 일본에게 공격을 당하자 미국은 곧바로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여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였고 1945년 초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이 승기를 잡은 뒤에도 일본은 결사항전을 준비하며 미국에 맞섰습니다.
결국 미국은 나치독일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던 핵무기를 일본에 쓰기로 결정했고 마침내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인류 역사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되게 되었습니다.
이때까지 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원자폭탄의 위력에 세상은 깜짝 놀랐습니다.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와 나가사끼는 거의 완벽에 가깝게 사라졌으며 일순간에 25만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런 대량살상 무기를 쓴 것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미국은 끊임없이 윤리적인 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핵무기를 만든 천재 과학자의 고뇌와 갈등을 담은 것이 바로 영화 “오펜하이머”인데요. 영화를 감상하면서 가장 강력했던 장면은 트리니티 실험이라고 불리는 핵 폭발 실험이었습니다.
빨간 버튼을 누르자 갑자기 적막에 잠긴 세상이 하얗게 변하고 관객들을 집어삼킬 듯 잠시후 솟아오른 버섯구름 모양의 거대한 불기둥이 스크린을 꽉 채운 장면은 너무도 생생하여 전율이 일었습니다.
영화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나는 죽음이요. 세상이 파괴자가 되었도다”라는 말과 원자폭탄의 폭발장면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잔상에 남았습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핵무기는 일본을 항복시켰지만 미래의 핵무기는 핵무기를 만든 본인들을 파멸시킬 것이라는 예언과도 같이 들렸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