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있어요] 북한에서 대북전단 본 적 있나요?
2024.10.14
앵커 :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포에서 살고 있고요. 40대 회사원입니다. 저는 사실 북한에 큰 관심이 없는데도 요즘 북한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한국을 향한 북한의 적대적인 행위나 언행 등이 TV에 자주 나오더라고요. 최근엔 대한민국이 무인기로 전단을 살포했다면서 듣기 거북한 표현들을 마구 쏟아냈던데, 혹시 북한이탈주민들은 북한에서 살 때 대북전단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봤다면 어떤 느낌이었나요?”
개인적으로 오늘 질문에서 뭔가, 북한으로 인한 피로감이 느껴지네요.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북한동포 분들에게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한민국에 사는 일반적인 국민들 모두가 다 북한 주민들에 대해, 그리고 북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먹고 살기 위해 애쓰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듯 이곳 사람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에게 여기 한국은 발전되고 문명화된 사회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또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동경의 마음 또한 갖게 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북한은 정반대의 감정을 갖게 합니다.
핵실험과 무기개발 등으로 한반도는 물론 국제 사회의 평화를 위협하고, 뿐만 아니라 툭하면 북한을 대표하는 방송이라고 하는 곳에서 저열한 막말을 대한민국을 향해 쏟아내고 있으며, 특히나 올해는 벌써 30차례 가까이 되는 오물풍선을 내려보내는 등 정말 온갖 기이하고 비열한 행태들만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한국 텔레비전에 나오는 북한 관련 내용은 온통 이런 것들 뿐이라 아무리 북한 주민과 북한 정권을 분리해서 바라보려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이제 많은 한국 국민이 '북한'이라는 말만 나와도 큰 피로감을 느끼고 외면하고 싶어하는 듯한 느낌을 최근에 자주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10월 들어 남한이 무인기를 사용해 평양 상공에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위가 반복될 경우 '재앙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는데, 쉽게 표현하면 그냥 옆집에 늘 협박과 위협을 가하는 깡패가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번 일에 대해 확인해 줄 것이 없다며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인데요. 북한은 2022년을 포함, 이미 10여 차례 무인기로 한국 상공을 침범했으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만 오물 풍선을 30여 차례나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출처를 알 수 없는 무인기 하나에 '재앙적인 대응'을 얘기하니 북한이 앞으로 더 얼마나 기이한 행동을 하겠다는 건지 정상적인 사고로는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한국에선 북한이 뭔가를 보내면 일반 주민들에 의해 확인이 되고, 그 사실이 보도에도 나오게 되는데요. 이번에 한국이 무인기를 통해 평양 하늘에 전단을 살포했다고 하는데, 평양에 계신 분들 중에 진짜 보신 분들이 있는지 직접 물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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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남북이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이념으로 체제 경쟁을 펼친 1960, 70년대까지만 해도 체제 선전용 전단을 서로 날렸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경쟁이라고 하기 무색할 만큼 여기 한국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 나갔고, 이후로는 한국 정부 차원에서의 대북전단 살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민주주의 사회로 자유로운 단체 활동이 가능하다 보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북한이탈주민들이 주체가 된 북한 인권단체들의 활동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런 민간단체 차원에서의 대북전단 살포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이번 북한의 주장이 북한 인권단체들의 활동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오늘 질문자 분이 북한에서 대북전단을 실제로 본 적이 있는지 물으셨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적어도 함경북도 청진의 거리에서 대북전단이 발견되진 않았거든요.
하지만 북한에서 일명 '앞쪽'지역에서 군복무를 하고 대한민국으로 온 북한이탈주민 중엔 대북전단을 접했다는 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산에 뿌려지는 경우가 많아서 나무를 하거나, 버섯이나 산삼 채취를 위해 산에 올랐다가 발견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발견 즉시 보고해야 하지만, 뒤에 이어질 시끄러운 일때문에 못 본 척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내용에 있어 김씨일가의 실체를 밝히는 글이나 그림이 들어 있어 처음엔 너무 충격적이어서 집었다가 그대로 버린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북한은 이번에 대북전단 살포를 내세워 평양을, 그리고 지도자를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민들을 더욱 결집시키고 싶을 겁니다. 북한 정권의 계속된 진실 날조와 대남 적대정책에 북한주민들이 더 이상은 세뇌 당하지 않고, 진실을 바로 볼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오늘 이만 줄이겠습니다. 서울에서 청진 출신 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