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있어요] 북한에서 전기차도 만드나요?
2024.08.19
앵커 :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부산에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입니다. 제가 올해 차를 바꾸려고 하는데, 이번엔 전기차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전기차 관련해서 검색을 많이 하다 보니까 북한 전기차 영상도 나오더라고요. 북한은 전력 사정이 아주 좋지 않다고 들었었는데, 북한에서도 전기차를 탈 수 있는 건가요? 무엇보다 궁금한 건 북한이 직접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건가요?”
제가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자동차' 하면 '부릉부릉' 이렇게 표현했었습니다. 근데, 요즘 한국 아이들에게 '자동차 소리는?' 하고 묻는다면 다른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슈웅~', 아니면 '퓨욱~' 이 정도 될 것 같은데요.
현재 한국의 도로에선 이렇게 소음이 거의 없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들을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새로 등록된 차량 82만 3천대 중 30%인 24만대 정도가 연료와 전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이더라고요. 여기에 8% 가량 차지한 전기차와 수소차를 더하면 환경친화적인 차를 이용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거죠.
현대사회는 심각한 환경문제에 직면해 있다고들 합니다. 대기오염, 기후변화, 자원 고갈과 같은 문제들이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 산업 또한 환경친화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그 해결책 중 하나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한동포 분들에게 친환경차에 대해 설명을 좀더 해드리자면 먼저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형태로 연료로 주행 중 브레이크(제동기)를 밟을 때 배터리(충전지)가 충전되는 방식입니다. 물론 전기차에 비해 배터리 용량이 적어 전기모터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제한적이긴 하나 연료와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해 연료 소비와 환경 오염도 줄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기차는 오로지 배터리를 전기로 충전해서 그 충전된 배터리로만 모터를 움직이게 되는데요.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매연이나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합니다. 또한 전기차는 내연기관이 없어서 소음과 진동이 적어 운전이 편안하고 부드럽다는 장점도 있죠. 최근엔 기술의 발전으로 충전 시간과 주행거리 제약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선 전기차를 살 때 세금혜택 등으로 가격적인 부담을 일부 덜어주고 있고, 아파트 및 살림집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의무화하는 등 전기차 이용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확충해 국민들의 전기차 사용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아직까지 전기차의 비율이 아주 높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주차장마다 충전시설도 잘 설치돼 있고, 기술 개발로 충전 시간은 줄이고 주행거리는 더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긴 하나, 여전히 전기차의 충전은 연료를 넣는 시간보다는 더 걸리고, 또 차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이제 세계적인 전기차 기업으로 부상한 한국의 현대차의 경우도 주행거리 500km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질문자 분은 마두산 전기자동차라고 붙은 전기차의 홍보영상을 아마 보신 것 같습니다. 저도 그 영상 봤는데, 차량에 북한식 상표명이 붙어있어서 저도 순간적으로 북한이 전기차를 직접 생산한 건가? 하고 놀랐습니다. 주행거리가 무려 720km라고 홍보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실제로 북한은 아주 오래 전인 50년 전부터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술연구를 해온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정상국가들처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라기 보단 전력난 등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의 현실에서 불가피하게 자연적인 에너지 자원이 필요했기 때문일 텐데요. 하지만 그동안의 연구 기간에 비하면 결과물은 아직 의문이 드는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이번에 선보인 마두산 전기자동차의 경우, 중국의 전기차 기업 비야디의 차종 중 하나와 외관이 거의 비슷한 모습이었고,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기술 및 장비 부족으로 자체적인 자동차 생산이 불가한 북한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건 아직까진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영상을 자세히 보니 ‘마두산 전기자동차기술교류소는 해외의 유력한 전기자동차 생산회사 등과의 협력과 교류 밑에 전기자동차 수입과 판매를 활발히 하고 있다’라는 문구가 들어있는 걸로 보아 자체적인 생산은 아닌 걸로 확인됩니다.
그러니까 다시 질문에 답을 드리면 영상은 외화벌이를 위한 목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투자와 협력을 읍소하는 선전영상일 뿐이고 하루에 2시간 전기 사용도 힘들 뿐 아니라 자동차의 개인 소유도 어려운 북한에서 주민들이 전기자동차를 타는 건 아직까진 아주 먼 얘기라고 답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북한이 핵개발을 멈추고 시장경제의 문을 활짝 연다면 외국의 투자와 기술교류로 실제로 영상에서 나온 대로 북한에서도 전기차가 나오는 것이 절대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죠. 서울에서 청진 출신 방송원 조미영이었습니다. .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