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영의 질문있어요] 북한에도 비만인 사람들이 있나요?
2024.03.18
앵커 :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
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 ‘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음악 up & down)
“안녕하세요. 서울에 살고 있는 50대 여자입니다. 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늘 다이어트예요. 특히 50대가 되고 나니 확실히 예전보다 살도 잘 찌고, 또 한번 찌면 잘 안 빠져서 ‘이러다 비만이 되는 거 아닌가’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TV보면 북한사람들 중엔 뚱뚱한 사람이 거의 안 보이던데, 혹시 북한에도 비만인 사람들이 있나요?”
(음악 up & down)
한국에 와서 살면서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이 바로 다이어트입니다. 새해 신년계획에도, 일상 속 목표나 다짐에도 늘 다이어트, 그러니까 살까기가 들어갑니다. 보통 날씬하고 예쁜 몸매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오늘 질문자 분의 얘기처럼 비만의 심각성에 대한 내용들을 TV나 신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접하다 보니, 남녀노소 불문하고 살까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3월 4일은 세계 비만의 날이었습니다. 전 세계 50개 이상의 지역과 비만 관련 단체로 구성된 세계비만연맹은 나라별 각종 비만 관련 기념일을 3월 4일 ‘세계 비만의 날’로 통합하고, 비만 예방과 치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공동으로 펼치고 있는데요.
'세계 비만의 날'이 정해질 만큼 대부분의 나라들은 국민들에게 비만의 심각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국제학술지 랜싯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비만 인구는 10억 3800만명인데요. 세계비만연맹이 2030년 정도에 비만 인구가 10억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었는데, 8년이나 앞서 도달한 것이죠. 이번 연구는 190여 개국 2억2천만여 명의 키와 몸무게를 비교 분석한 것을 토대로 추정했다고 하는데요. 10억 비만인 중 성인이 8억 7900만명, 어린이와 청소년은 1억 5900만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여성이 5억 400만명, 남성이 3억 7400만명으로, 여성 비만율이 남성보다 35%나 더 높았다고 합니다.
한국은 그래도 저체중과 비만으로 병이 생길 확률, 유병률이 가장 낮은 나라에 속했는데요. 여성 유병률이 가장 낮은 나라는 한국과 중국, 남성 유병률이 가장 낮은 나라는 시에라리온, 한국, 중국이었습니다.
불과 몇 십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비만' 그 자체가 질병이라는 생각은 잘 안 했다고 해요.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먹거리가 많아지면서 덜 움직이고 많이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됐고, 자연스럽게 비만 인구도 많아진 거죠. 무엇보다 비만과 관련된 질환의 발병률과 그 합병증이 증가하면서 비만의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는 겁니다.
일단 살이 많이 찌게 되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 수면 무호흡증, 지방간질환, 그리고 식도암이나 췌장암, 신장암, 유방이나 자궁내막암 등 특정암의 발생율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세 살 비만이 평상 간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어렸을 때 비만을 막지 못하면 평생 비만에 따른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을 맞닥뜨린 채로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사실 텔레비젼에서 북한의 거리나 그곳 사람들의 모습을 비추면 대부분은 까맣게 탄 얼굴이나 마른 체형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오늘 질문자 분은 북한사람들은 비만 걱정만큼은 없는 것 아닌가 생각하신 것 같아요. 하지만 최근 북한에도 배 나오고 살찐 사람들, 일명 부자몸, 부자병이 온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부자병', '부자몸'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여전히 북한 사회에선 살집이 있으면 간부나 잘 사는 사람으로 인식할 만큼 대다수의 사람은 영양 부족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배 나온 몸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거의 없다고 하죠. 북한에서 부익부 빈익빈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이상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 세계 언론에서 각종 위험 질환을 예상할 정도로 심각한 비만이지만, 북한에선 배가 너무 나온 게 아니냐는 한 마디 말조차 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대다수 북한 주민이 끼니 걱정하느라 살 찔 새가 없긴 하지만, 사탕이나 사탕가루 등 당분 섭취나 저녁 늦게 식사하는 잘못된 식습관으로 비만에 따른 질병을 앓게 된 분들도 분명 계실 겁니다. 얘기하다 보니 다양한 건강 정보를 소개해주는 여기 한국의 라지오방송이라도 마음껏 들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하는 마음이 듭니다. 질문에 답이 됐길 바라며 오늘 여기서 줄일게요. 서울에서 청진 출신 방송인 조미영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