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서울] 올해도 통일골든벨을 울리자 (2)

서울-김인선 kimi@rfa.org
2024.06.11
[여기는 서울] 올해도 통일골든벨을 울리자 (2) 지난 5월 17일 서울 안암동에 위치한 고려대학교 내 한 강의실에서 ‘통일골든벨’을 진행하고 있다.
/ RFA PHOTO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한국에선 좋은 날씨와 함께 유난히 행사가 많은 5월과 6, 통일 관련 행사도 매해 빠지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는 2013년부터 국민의 통일 의지를 제고하기 위한 통일 주간을 지정했는데요. 매년 5월 넷째 주에 정부부처는 물론 크고 작은 단체 등이 협력해서 전국적으로 다양한 통일교육 행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 2012년에 만들어진 고려대학교의 북한 인권 소조, 라틴어로 자유를 뜻하는 리베르타스에서는 2020년부터 매년 5월 통일 교육 주간을 맞이해 문제를 내면 참가자들이 정답을 맞히는 통일골든벨을 열고 있는데요. 그 현장 <여기는 서울>에서 다녀왔습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전해드립니다.

 

(현장음) 스탭분들, 참가자들 자리 잘 찾아갈 수 있게 안내 부탁드려요. / 오른쪽 아래로 가시면 돼요. / 중간쪽으로 내려가시면~~

 

지난 517. 통일골든벨을 울리기 위해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시작합니다. 강의실 입구에서 리베르타스 회원들이 참가자들의 명단을 확인하고 자리를 안내하는데요. 책상 위에 문제 정답을 적을 수 있는 스케치북과 참가자의 이름이 적힌 명찰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정된 좌석에 자리 잡은 청년들은 말없이,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이 종이 인쇄물을 들여다 보는데요. 사전에 배포된 통일골든벨 예상 문제입니다. 문제는 인권, 경제, 문화 등 북한과 통일에 관한 300개의 문항인데요. 어떤 문제가 출제될 지 모르기에 참가자들은 마지막까지 내용을 확인합니다. 강의실 안의 분위기는 마치 국가고시 시험장 같은데요. 이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주는 소리가 전해집니다.

 

(현장음) 이제부터 제5회 북한 인권 통일골든벨을 시작하겠습니다. / 네 안녕하십니까 고려대학교 북한인권학회 리베르타스 부회장 한국사학과 임충혁입니다. / 안녕하세요. 리베르타스 학회원 보건정책관리학부 박시은입니다.

 

‘통일골든벨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리베르타스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 자리의 취지를 전하고 함께 해준 청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현장음) 안녕하세요. 리베르타스 대표를 맡고 있는 김도현입니다. 리베르타스 통일골든벨은 대학생 청년들의 통일 및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습니다. 특히 사전에 참가자분들께 배부된 사전 교육 지도를 통해 단순히 현재 현장 참여 분들의 참여뿐만 아니라 나아가 정확한 정보를 배우는 유익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준비하였습니다. 이 행사가 참가자분들께도 앞으로 한반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깊은 이해를 제공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자부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리베르타스 역시 진전된 연구와 활동이 계속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 모두 통일골든벨을 즐기며 북한 인권 및 통일 교육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이해를 더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통일골든벨은 문제를 맞춘 최종 1인을 가리는 행사지만 우승자를 가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통일과 북한 인권 등을 알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문제 풀이 방법에 대한 고지와 함께 연습문제부터 풀어보는데요. ‘통일골든벨은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요?

 

(현장음) 첫째! 정답 작성 시간은 20초입니다. 둘째! 사회자가 문제를 읽는 동안엔 답안을 작성하시면 안 됩니다. 셋째! 사회자가 정답을 작성해 달라고 알리면 그때부터 20초 간 정답을 작성하시면 됩니다. ‘정답 작성을 멈춰주세요라고 외치면 스케치북에서 손을 떼시면 됩니다. 넷째! 이후정답판을 들어주세요라고 외치면 답안이 잘 보이게 스케치북을 들어 올려주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시험 감독관님들이 여러분이 작성하신 답안들을 확인하러 돌아다니실 텐데 확인이 끝나고 사회자가정답판을 내려주세요라고 외치면 그때 스케치북을 내려주시면 됩니다. 그럼 연습 문제 3 문제를 가볍게 풀어보시면서 골든벨 진행 방식을 익혀 보겠습니다. 첫 번째 연습 문제입니다. 경의선 기차역 중 개성공단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남한의 역 이름은 무엇일까요? 정답을 작성해 주시면 됩니다.

 

감독관들이 배치되고 참가 학생들은 실전처럼 문제풀이를 시작합니다. 제한시간은 20! 다들 순식간에 정답을 써 내려가는데요. 50여 명의 참가자 전원이 도라산역을 가볍게 맞춥니다. 주관식 문제에 이어 o, x 문제와 객관식 문제까지 각기 다른 유형의 연습 문제를 풀어보는데요. 사회자는 각 문제에 대한 해설을 해줍니다. ‘통일골든벨은 문제를 맞추는 것만큼 출제된 문제 내용을 더 많은 청년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실전 문제가 시작됩니다.

 

(현장음) 실전 문제 1번입니다. ox 문제이고요. 북한의 중학교는 6년 과정이다. 그리고 중학교에서는 6년 동안 담임 선생님이 바뀌지 않는다. ox로 답변해 주시면 됩니다.

 

참가학생들은 정답을 쓰고 감독관들은 부정행위가 있는지, 정답이 맞는지 빠르게 확인합니다. 정답 확인을 마친 것을 확인한 사회자는 정답 공개와 함께 출제 문제에 대한 해석을 해줍니다.

 

(현장음) 정답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정답은 O입니다. 북한에서는 고등학교가 따로 없습니다. 중학교가 6년 과정이고요. 중등 중학교 3년 과정과 고등 중학교 3년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다음 문제 가도록 하겠습니다. 2번입니다. 북한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105층입니다. 이 건물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정답 작성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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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통일골든벨’ 참가학생이 출제 문제에 대한 정답을 쓰고 있다. /RFA PHOTO

 

비교적 쉬운 문제로 시작하는데요. 문제 난이도는 점점 높아집니다. 북한 인권과 통일을 주제로 예비 문제까지 모두 60문제를 출제했는데요. 출제 기준이 있었다고 하네요. 리베르타스 차기 대표, 이예성 씨 입니다.

 

(인터뷰-이예성) 북한의 태도가 최근에 변하다 보니까 변화하는 대북 정책에 관해서도 중요한 현안들을 위주로 문제를 뽑았고 아무래도 저희가 비정치, 비종교 학회다 보니 정치적인 의견처럼 비칠 수 있는 문제들은 최대한 배제했습니다.

 

리베르타스 측에서는 난이도 조절을 했고, 인권과 경제, 문화 분야에서 골고루 문제를 출제했다고 하는데요. 통일골든벨에 참가한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어땠을까요?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21학번 김지훈 씨입니다.

 

(인터뷰-김지훈) 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부 재학생 중에 과 동기 형이 있는데 형한테 (골든벨을) 소개받았고 또 주제도 조금 관심이 없지는 않은 분야여서 이렇게 신청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 (리포터) 통일골든벨을 알기 전과 후의 개인적인 변화가 있을까요? / (김지훈) 관련 사안들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 제가 뉴스나 이런 걸로도 많이 접해서 다른 사람들만큼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닌 것 같아서 조금 반성하는 계기가 됐고요. 통일이라는 좀 무거운 주제를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지켜볼 것 같습니다.

 

참가한 학생들 중 상당수가 고려대학교 재학생들이었는데요. 타 학교 학생들의 참여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친구를 만나봤습니다.

 

(인터뷰-장선민)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아시아 언어 문명학부 21학번 장선민입니다. 저희 서울대학교에서는 북한학개론이라는 교양 수업이 있는데 조금 유명한 강의거든요. 그 강의를 듣고 북한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게 됐습니다. 예상 문제랑 문제집, 책 같은 거 읽으면서 (통일골든벨) 문제 준비를 했어요. 북한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선민 씨도 막상 통일골든벨 문제를 풀어 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이 자리를 통해 얻은 것이 많아서 만족스럽다고 합니다. 배워가는 것도 많고 작은 변화도 생겼기 때문에 말이죠.

 

선민 씨를 비롯해 통일골든벨을 준비한 청년들, 그리고 참가한 청년들에게 통일골든벨은 어떤 의미일까요?

 

(청년들 인터뷰 모음) 제가 생각하는 통일 골든벨은 북한 문제의 인식을 제고시킬 수 있는 마지막 방편. / 모두가 공유하고 있지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통일 의식에 약간 경종을 올려주는 재미있는 자리! / 통일을 위해서 우리가, 우리 세대가 그리고 미래 세대가 어떻게 노력해야 되는지 그런 거를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아요.

 

-Closing Music-

올해 통일골든벨 우승자는 고려대학교 김아영 학생, 아무래도 통일외교안보학과 전공인 덕에 1등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해마다 열리는 행사지만 새로운 참가자들 덕분에 리베르타스는 행사 취지 대로 통일에 대해, 북한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알릴 수 있어 성공적이었다고 말합니다. 내년에도 통일골든벨이 우렁차게 울리기를 바라며,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팀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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