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서울-브라보 마이 라이프] 북한 인권 배우go (2)
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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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바쁜 일상을 살면서도 힘을 낼 수 있는 건 다가오는 토요일, 일요일 주말이 있어서 일 겁니다. 학교, 직장 때문에 미뤘던 일도 하고 친구,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을 나눌 수 있고요. 휴식을 하면서 재충전을 하는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 취미생활도 가능하고 짧은 여행과 나들이를 가기도 하죠. 이런 황금 같은 주말을 북한 배우기에 투자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탈북민 지원사업과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민간단체 물망초와 고려대학교 북한 인권 소조 리베르타스, 연세대학교 통일한마당이 함께 ‘북한인권아카데미’을 마련했는데요. ‘북한인권 알리Go, 배우Go’ 라는 주제로 3월 23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됐습니다.
그 현장, 지난 시간에 이어 <여기는 서울>에서 전해드립니다.
(현장음-박선영 물망초 이사장) 독일이 어떻게 통일했는가를 보면 미국이 도와줬다는 얘기 많이 들으시죠? 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 원수처럼 생각했던 프랑스와 영국이 도와줬거든요. 이런 것들을 볼 때 국제사회는 같이 움직여줘야 된다. 그런 과정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8강으로 끝나지만, 함께 논의하고 그리고 우리의 꿈을 그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북한 인권을 알리고 통일을 위해 정부와 민간 단체 그리고 국제사회와 청년들이 함께 해야 한다는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의 말이었습니다.
‘북한인권아카데미’는 4주에 걸쳐 총 8강의 강연이 진행됐는데요. 1주 차에 1강 ‘북한 인권이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2강 ‘세계인권선언과 국제 인권’에 대한 강좌가 진행됐고 2주 차에는 ‘북한 주민의 생활과 인권’, ‘북한의 구금시설과 인권 문제’가 주제였습니다. 3주 차에는 북한 아동과 여성의 인권, 탈북 국군포로에 대한 강좌가, 마지막 4주차에는 ‘통일 후 북한의 토목과 건설’ 그리고 ‘전환기의 세계-지정학적, 경제적 전망과 북한’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열렸습니다.
강연자로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제임스 히난 소장, 경기대학교 한반도 전략문제 연구소 연구위원 등 북한과 관련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했는데요. 청년들의 입장에선 평소 만나기 힘들었던 전문가들이었기에 강의가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편지은) 안녕하세요. 저는 연세대학교에서 노어노문학과 외교 통상을 전공하고 있는 편지은이라고 합니다. 북한에 대해서 제가 접근할 수 있는 자료가 제한적이고 학교에서 북한 관련 강의들이 열리기는 하지만 소수의 교수님들 의견만 들을 수 있어서 이렇게 다양한 강사진들이 모였을 때 좀 더 많이 여쭤보고 전문가분들의 여러 의견을 듣고 싶었습니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도는 행사를 운영하는 운영진들은 물론 강연자들에게도 인상적이었다고 하는데요. 물망초 조경희 국장의 말입니다.
(인터뷰-조경희 국장) 신청했던 친구들 30명이 한 명도 취소 없이 다 왔어요. 보통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개인적인 사정이 생기거나 아니면 신청했는데 흥미가 좀 떨어지거나 이래서 안 나오는 수강생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100% 다 참석했습니다. 강의를 하시는 강연자분들의 의견도 받았는데요. 일단 학생들이 굉장히 진지하게 들었고 질문하는 수준도 굉장히 좋았다, 학생들의 진지한 태도가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북한 대학과 다르게 한국은 학생 본인이 일주일 시간표를 직접 짜는데요, 보통 강의를 비운 날을 ‘공강’이라고 부릅니다. 그날은 주말만큼 소중하죠. 그런데 금요일 공강과 고향집 가는 시간을 이번 아카데미 강의를 위해 포기한 청년도 있습니다.
(인터뷰-김아란) 안녕하세요. 저는 연세대학교 교육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아란입니다. 본가가 경상북도에 있는 상주시라고 멀어요. (서울에서) 한 3시간 걸리는 거리이기 때문에 저는 일부러 학교 시간표도 목요일까지만 짜놨어요. 목요일 오후에 집(본가)에 갔다 오면 딱 시간이 맞게요. 그런데 이번 아카데미가 토요일, 그것도 한낮에 있는 거예요. 마치면 5시 반쯤 돼서 처음에는 좀 난감했어요. (주말엔) 집에 가서 이제 엄마 보려고 금요일 공강까지 만들었는데 토요일에 아카데미 강의가 있으면 전 아무것도 못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강연을 오시는 분들의 강사진들을 보면 도저히 안 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한 달 반만 좀 참자’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북한 인권을 알리고자 마련된 ‘북한인권아카데미’는 4주에 걸쳐 잘 마무리됐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아란 씨는 좀더 고향집 가는 일정을 미뤄야 하는데요. 남아있는 일정은 뭘까요?

(인터뷰-조경희 국장) 학생들이 북한 인권에 대해서 다 듣고 본인들이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이 강의를 듣고 나서 본인들의 생각을 토의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고자 워크숍을 5월 4일, 1박 2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1박 2일의 연수를 끝으로 학생들은 4주 강의의 마침표를 찍게 되는데요, 토론과 발표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나눌 예정입니다. 편지은, 박시은 학생의 말입니다.
(인터뷰-편지은) 방대한 범위의 내용을 다루다 보니 강사진분들도 되게 촉박하게 강의를 진행하셨어요. 압축적으로 3시간 안에 전달해야 되다 보니까요. 그래서 참가자들 간의 의견 교환이나 토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었는데요. 5월 초에 워크숍이 1박 2일로 진행되는데 거기서 조별로 토의도 하고 발표를 중심으로 한 조별 활동이 이루어진다고 얘기를 들어서 그 시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박시은) 이번 아카데미가 남한이랑 북한이랑 외국인 학생들도 같이 모여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강의가 끝난 후에 학생들이 모여서 강의 주제와 관련한 소감을 발표하거나 저희끼리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토론의 시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워크숍에서는 다양한 학생들이 모이는 만큼 제가 (강연 때) 놓쳤던 부분에서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바라보는지 듣고 싶고 시각을 넓힐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에 재학 중인 시은 씨는 총 8강의 강연을 통해 큰 변화가 생겼다고 하는데요. 어떤 변화일까요?
(인터뷰-박시은) 북한 인권을 다룰 때 우리나라 상황에 맞춰서 인권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북한 주민의 시각에서 조금 더 현실적으로 인권을 바라보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주 4일제나 의료 개혁 등 기본적인 자유권이 아니라 조금 더 확장해서 근로나 의료 등 다방면으로 인권 신장을 위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식수, 전기, 하수도 등 기본적인 생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여건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서 북한 인권을 얘기할 때는 이러한 점, 그러니까 우리가 당연하게 누렸던 것들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이런 변화가 북한인권아카데미를 준비한 주최 측에서 가장 바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오히려 주최측은 소박하지만 중요한 목표를 말합니다. 바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입니다.
(인터뷰-조경희 국장) 학생들이 보편적 가치인 인권에 대해서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고요. 그중에서도 특히 북한 인권에 대해서 좀 더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이 생겼으면 하는 생각과 학생들 스스로 북한 인권에 대해서 뭐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진전이 된다면 좋겠어요. 그게 저희한테는 아주 바람직한 이 교육 프로그램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Closing Music-
학생들에게 인권 아카데미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학생들 인터뷰 모음) 저에게 인권아카데미란 낭창하게 북한과 한국이 언젠가 통일해서 내가 금강산을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대학생에서 현실을 깨닫게 하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해준 현장인 것 같습니다. / 저는 (인권아카데미를 통해) 통일 가능성에 대한 시야가 아예 바뀌었기 때문에 변곡점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 거름이었다! 북한 인권 문제를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었고 북한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키워주고 관심을 준 토대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거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작은 씨앗이 거름과 빛, 물, 바람을 맡으며 쑥쑥 자라 어떤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