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북러정상 합의내용 평화적이지 않을 것
2023.09.21
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여기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이고 저는 진행을 맡은 홍알벗입니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한 주 동안 러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해외여행에 열차를 이용한 김정은 총비서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먼 거리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습니다. 귀국길에는 전투기 공장과 여러 군사시설들도 방문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와 함께 과연 이번 러시아 방문으로 북한은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또 주변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북-러 밀착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
MC: 이번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은 꼭 4년 5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두 번째 방문이죠. 그런데 당소 예상을 깨고 블라디보스톡이 아닌 내륙으로 달려가 두 정상이 만나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왜 그랬다고 보시는지요?
안찬일: 사실 지금 러시아는 전쟁 중이고, 김정은 총비서 역시 전쟁을 준비 중인, 그래서 두 인물 모두 나라 안팎에 적이 많은 통치자입니다. 흔히 주요 인사가 동선을 바꾸는 첫 번째 이유는 자신을 그 어떤 ‘암살’로부터 보호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 이번에 두 통치자는 정상회담을 두 시간 동안이나 했지만 그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었습니다. 이는 그 회담을 통해 합의된 내용들이 모두 유엔의 제재나 규제에 어긋나는 내용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점에서 세상 사람들의 우려를 낳고 있는 것입니다.
MC : 그런데 평양의 소식통들은 김정은 총비서의 귀국 소식을 전하며 마치 정상적이고, 평화적인 외교활동인 것처럼 보도하였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안찬일: 그렇습니다. 북한의 언론은 언론이 아니고 선전선동의 최고 수단인만큼 내막을 모두 보도하면 바로 문 닫아야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정은 동지께서 친선 방문 일정을 성과적으로 마치시고 1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시를 출발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즉 “전통적인 조로(북·러) 선린 협조의 유대를 더욱 굳건히 하고, 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어놓았다”고 자평했습니다.
MC :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가 러시아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해 울라지미르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며 건넨 첫인사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데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안찬일: 네, 김정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첫 순간 “로켓트 추진력을 알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이번 러시아 방문의 첫 번째 목적을 가리고, 마치 자신이 평화적인 외국 순방을 왔다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이중 플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 세상에 한 나라의 정상이 외국 순방의 진짜 목적을을 공개된 마이크 앞에서 발설한 사례가 동서고금에 있었나요?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러시아 당국은 두 지도자의 대외활동을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한다면서 프레스, 즉 언론 기자들에게 마이크를 허용했습니다. 그러니까 김정은 총비서는 거기에 대고 로켓트의 추진력을 물어본 겁니다. 물론 두 번이나 실패한 인공위성 기술이 북한에겐 갈급하지만 그보다 더 갈급한 것은 바로 러시아에 방사포탄 등 재래식 무기를 판매하는 것입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언론 플레이는 순수해 보였지만 좀 코미디처럼 보였습니다.
MC : 그렇다면,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안찬일: 바로 그 점입니다. 앞서 잠깐 언급드렸지만 왜 분주한 김정은 총비서가 장장 5박 6일 동안 평양을 비우며 저 멀리 씨베리아 여행을 떠났겠습니까? 또 현재 진행중인 전쟁의 최고사령관인 푸틴 역시 할 일이 없어 동양의 작은 나라 말썽꾼 지도자 김정은을 만나러 불원천리 달려왔겠습니까? 서로 갈급한 것이 있어 불가피한 시간을 낸 것입니다. 바로 그것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조-러합의문의 핵심 골격일 것입니다. 추상적으로 짚어볼까요? 러시아는 그동안 신형무기 개발에 맞게 군수공업 체계를 리모델링하다보니 재래식 무기생산에 대한 설비가 절대 부족합니다. 특히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차별적으로 소비한 방사포탄 등이 많이 부족합니다. 상대적으로 북한의 군수공업은 아직 재래식 방식을 탈피하지 못하다보니 러시아 무기수요의 공급처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MC : 그러니까 현재 외화가 절대 부족해 통치자금의 고갈에 직면하고, 또 인공위성 발사와 제7차 핵실험을 눈앞에 둔 김정은 총비서로선 이웃나라 중국이 외면하는 자금과 설비, 기술 등을 러시아에게 손 벌려 해결하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건가요?
안찬일: 그렇죠. 사실 현재 미국과 G2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중국으로선 북한의 ‘시달림’이 귀찬을 뿐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러시아에 간 김정은 총비서는 러시아를 향해 ‘첫번째 동반자’란 표현을 여러번 사용했습니다. 일종의 중국 들으라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도 북한을 돋는데 한계를 느꼇을 것입니다. 내부 경제가 휘청거리는데 미국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그런데 자신들의 턱 밑에서 계속 핵전략으로 큰 나라를 괴롭히는 평양정권이 달가울리 없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다.벌이고 있는 중국으로선 북한의 ‘시달림’이 귀찬을 뿐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러시아에 간 김정은 총비서는 러시아를 향해 ‘첫번째 동반자’란 표현을 여러번 사용했습니다. 일종의 중국 들으라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도 북한을 돋는데 한계를 느꼇을 것입니다. 내부 경제가 휘청거리는데 미국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그런데 자신들의 턱 밑에서 계속 핵전략으로 큰 나라를 괴롭히는 평양정권이 달가울리 없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다.
MC : 이 정도로 이번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 목적과 의도는 충분히 분석되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북한에는 전혀 보도가 안 되었던 사실 하나가 있죠? 북한의 김정은 총비서 전용기가 러시아로 날아왔다는 뉴스가 있던데 이건 또 무슨 말인지요?
안찬일: 네,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 24에 따르면 현지 시각으로 지난16일 오전 11시 10분께 북한 고려항공 JS623편이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 착륙했다는 것입니다. 이 항공기는 김 위원장이 전용기처럼 사용하는 우크라이나 안토노프사의 AN-148 기종 즉 참매1호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 등에 따르면 북한은 등록 기호가 P-671, P-672인 AN-148 항공기 2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날 비행에 나선 항공기는 김 위원장이 주로 이용했던 항공기(P-671)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항공기가 어떤 목적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연해주 지역을 시찰 중인 김 위원장 일행에 합류할 추가 인원이 탔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지만 그 진위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김 위원장의 이번 방러 일정이 막바지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일행 가운데 일부가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혹여 김주애 일행이 왔다갔다는 추측도 있어 좀 더 알아볼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MC :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블라디보스톡에 돌아와 당초 해군함정들의 실태를 돌아볼 것이란 기대를 깨고 북한 유학생들과 여려 경제시설들을 돌아보았다는데 그건 또 어떤 내용인가요?
안찬일: 네, 김정은 총비서는 16일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해 이 곳의 극동연방대학교에 유학하고 있는 북한 유학생 43명과 대화했다고 타스통신이 밝혔습니다. 아마도 학부생들보다 석사 이상 연구생들일 가능성이 높은 유학생들일 것입니다. 또 김정은 총비서는 극동연방대학 인근에 있는 연해주 아쿠아리움을 찾아 바다코끼리 들의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습니다. 또 그에 앞서 김정은 총비서는 마린스키 극장에서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관람하는 등 비교적 여유 넘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번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이 보도처럼 평화적이고 자연스러운 외국순방이 되기를 바라지만 두 정상회담의 내막이 가려지는 것을 볼 때 향후 러시아와 북한이 ‘전쟁음모’ 행로에 박차를 가하는 일이 생길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합니다.
MC: 박사의 주간진단.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안 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하셨습니다.
MC: 청취자 여러분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에디터 김진국,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