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의 주간진단] 북 오물쓰레기 풍선 도발의 승자는?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4.06.13
[안찬일의 주간진단] 북 오물쓰레기 풍선 도발의 승자는? 2018년에 확성기가 해체되었던 군사시설(그린박스) 옆에서 한국 군인들이 근무하고 있다.
/REUTERS

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출신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워싱턴의 홍알벗입니다.

 

최근까지도 북한측이, 계속해서 남한으로 오물 쓰레기 풍선을 날려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국의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와 함께 북한의 오물쓰레기풍선과 관련해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안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MC : 안 박사님, 한국군의 대북확성기 방송이 6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안 박사님께서 예전에 비무장지대에서 군복무하실때 듣던 한국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은 어떤 존재였나요?

 

안찬일: 저는 10대 말에 군대에 입대해 서부전선 비무장지대, 즉 DMZ안에서 거의 청춘시절을 다 보냈는데 다행스럽게도 대북방송이 친구같은 존재였습니다. 많은 한국 노래도 배우고 정보도 얻고 심지어 일기예보를 통해 빨래 걷기도 순발력 있게 하며 고독한 군복무를 보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북확성기 방송을 듣고 제 사관을 완전히 바꾸어 대한민국으로 탈북하는 결단까지 내리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 전달 수단이 없었다면 저는 아지 북한에서 어렵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MC : 대북 확성기 방송이 6년 만에 재개된 배경은 뭘까요?

 

안찬일: 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박정희 정부 때 시작돼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에 남북 군사합의를 통해 중단된 바 있습니다. 물론 지난 1972년 7.4남북공동성명 발표와 함께 중단됬었지만 북한이 먼저 재개하면서 다시 대결의 전파 발사를 뿜어댔습니다. 이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천안함 피격 도발 즉 2010년과 지뢰 도발 시, 2015년에, 또 북한의 4차 2016년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일시적으로 재개되기도 했습니다.

 

MC : 알려지기로는,  2015년 지뢰도발 사건 때는 북한의 고위층이 대거 판문점으로 내려와 “제발 잘못했다”고 사과해 그만두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지요?

 

안찬일: 네, 명명백백한 사실, fact입니다. 그때 북한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특수부대원을 보내 근무진출하는 국군장병들 길목에 지뢰를 매설해 장병 두 명이 다리가 잘리는 군사도발을 감행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가만있을 리 만무하지요. 즉각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대북확성기 방송을 틀어 평양 정권을 혼내주기 시작했습니다.

 

더욱 바빠맞은 평양은 즉각 황병서 차수와 김양건 통일전선 부장 등을 판문점으로 내려보내 남측의 통일부 장관 등과 마주 앉았습니다. 그러나 한국 측이 호락호락 할리 만무하죠. 정식 사과문을 바쳐야 확성기를 멈추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황병서가 사과문을 바치고 겨우 확성기 방송을 끄게 했습니다.

 

MC : 현재 한국군의 대북확성기 방송은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안찬일: 네,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 및 철수되기 전까지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지역 24곳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었고 이동식 장비도 16대가 있었습니다.

 

고정식·이동식 확성기에는 고출력 스피커가 있습니다. 이 스피커를 통해 20~30km 전방으로 북한 실상을 다룬 뉴스, 기상정보, 가요 등을 방송하면 북한군 부대는 물론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까지 소리가 닿게 됩니는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내부 동요를 유발할 수 있는 바, 이미 북한 주민들은 물론 북한군 내부에서도 확성기 방송 내용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확성기는 치명적인 대북 심리전 무기입니다. 앞서 2017년 6월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북한군 귀순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이 귀순 결심에 영향을 줬다고 진술한 바 있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전 의원도 “확성기 방송은 과거보다 지금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태 의원은 “요즘 군에 입대하는 장병들은 고향에서 한국영화나 드라마를 몰래 시청해 온 세대”라면서 “그만큼 남한 언어에 친숙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MC :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한국군의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강도 높은 조치를 기대하라고 말하고 있는데 과연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안찬일: 북한은 현재 뿌리고 있는 오물 쓰레기 외에 뭘 더 뿌릴 수 있을까요? 아마 쓰레기도 곧 떨어질 것입니다. 오물 쓰레기도 넉넉지 못한 나라가 바로 북한입니다. 만약에 북한군이 전선에서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고 예상해 볼까요? 북한군의 대남확성기 방송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운용됩니다. 첫 번째는 우리 국군 장병들을 의식적으로 변화시켜 보겠다는 것인데 과연 북한 방송을 듣고 의식이 달라질 국군 장병들이 있을까요. 단언컨대 단 1명도 없을 것입니다. 과거처럼 월북하라고 선동하지 못합니다. 먹고 살기 힘든 나라에 누가 오면 평양 정권으로선 골치 아픈 일입니다. 두 번째 목적은 방어방송입니다. 즉 남측이 대북확성기를 켜는 순간에 북쪽의 확성기를 틀어 북한군이 우리 방송을 듣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워낙 북한 스피커가 낡아서 그것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MC : 그렇군요. 결국 이번 오물쓰레기 투하로 시작된 남북대결에서도 굳이 승패를 가른다면, 어떻게 보십니까?.

 

안찬일: 그렇습니다. 저는 이제 한반도에서 모든 경쟁은 비문명 대 문명의 대결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은 승용차와 반도체를 수출하는 나라요. 북한은 겨우 송이버섯이나 파는 나라입니다. 남쪽에서 북한 주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삐라를 뿌리자 북한이 오물쓰레기를 뿌리는 행태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청년 군인들과 주민들 모두 대한민국의 한류문명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그 열광을 막는 다는 것은 이미 때를 놓쳤습니다.

 

북한 정권이 북한 인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지 않다면 어느 누구도 북한에 삐라를 뿌리려 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이 지구상에서 인터넷을 못보게 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입니다. 마침 내일은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이 나온 지 2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평양 정권은 이제 두 개 국가론을 들고 나와 영구분단을 꿈꾸지만 대한민국의 선진문명은 반드시 북한 동포들 2500만 명을 껴안게 될 것입니다.

 

MC : 네,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니다. 안 박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

 

안찬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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