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의 주간진단] 북 고위장성들이 러시아로 몰려간 이유는?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4.11.07
[안찬일의 주간진단] 북 고위장성들이 러시아로 몰려간 이유는? 러시아에 파병 북한군에 포함된 장성 3명이 지난 9월 김정은과 나란히 서있는 모습. 흰색 원안 왼쪽부터 신금철, 김영복, 리창호.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워싱턴의 홍알벗입니다.

 

MC: 현재 러시아 전선에 북한군 특수 11군단 소속 특수군 약 8천 여명이 도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최고위 군 장성들이 다수 파견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과연 고위급 장성들은 무엇 때문에, 뭐하러 러시아로 간 걸까요? 오늘은 한국의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이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MC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발발한지도 어느덧 2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지난 2022 2월 러시아 군대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전쟁이 시작된 것인데, 지금 북한 정권이 러시아의 편에 서서 군대까지 파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북한 정권이 러시아 편을 드는 이유가 뭘까요?

 

안찬일: , 김정은 정권은 순전히 외화벌이와 무기 현대화 목표 두 가지를 쫓아 전쟁터에 인민의 아들들을 파견하는 전쟁 도박을 정권 수립 이후 최초로 시작했습니다. 항상 정의의 전쟁을 운운하던 평양 정권이 돈에 눈이 멀어 악의 편에 서는 침략군의 일원이 되었는데 이 참담한 도박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눈에 훤한 일입니다.

 

MC : 그런데 현재 러시아 전쟁터에 인민군 특수부대에 이어 다수의 북한군 고위 장성들이 러시아에 파견돼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 배경은 뭘까요?.

 

안찬일: 현재 러시아 전선에 북한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김영복 상장과 정찰총국장 리창호 중장, 신금철 소장이 진출해 전쟁참가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출한 8000여명이 곧 두 개, 세 개 사단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신호 아니겠습니까? 분석해 보면 김영복 부총참모장은 특수작전군의 11폭풍군단 군단장과 특수작전군 사령관을 지낸 특수군 최고 전문가이며 동시에 최고 지휘관 출신입니다. 리창호 정찰총국장 역시 같은 분야에서 군복을 입고 전투력을 연마해 온 특수군 전문가입니다. 이들은 실제 러시아의 전쟁터에서 나름 군사전략과 전술을 터득하고 그것을 향후 한반도 유사시 활용하기 위해 현장 학습을 떠난 것이 첫째 목적이고, 두 번째로는 현재 사단 규모의 북한 특수군을 적어도 군단 규모까지 파병규모를 늘리겠다는 시그널을 날리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러시아 전선에는 이들 고위 장성 외에 중간급 군관 500여 명이 파견돼 있습니다.

 

MC : 그러면 신금철 소장의 파견 목적은 뭘까요?

 

안찬일: , 그는 현재 소장으로 사단장급입니다. 아마도 당장은 그를 러사아 전쟁 북한군 파병사령관으로 임명하고 나서 자꾸 파병 병력이 늘어날 경우 중장으로 진급시켜 파병 병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과거 한국군이 파월사령관을 육군 중장으로 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자기들도 러시아 전쟁 특수 효과를 좀 보겠다는 것인데 아마도 일장춘몽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 보입니다.

 

MC : 그렇잖아도, 현재 러서아 전선에서는 북한군의 부분적 출몰과 함꼐 전투에서 실패한 북한병사의 모습이 영상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러시아군대와 호흡이 맞지 않아서 그런 건가요, 어떻게 된 건가요?

 

안찬일:그렇습니다. 지난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촬영한 드론 영상을 공개했는데, 영상을 보면 지난달 30일 러시아군 BTR-82 장갑차 3대는 쿠르스크 지역 칼리노프 마을 남쪽 4㎞ 지점에서 수목 지대를 공격했습니다.

 

장갑차는 수목 지대 인근까지 돌격해 기관포 사격을 하며 보병들을 하차시켰습니다. 그러나 보병들은 전투 대형을 갖추지 못하고 장갑차 주변에서 우왕좌왕했고, 장갑차는 보병들을 남겨둔 채 차를 돌려 떠났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남겨진 보병들은 당황한 듯 장갑차를 쫓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갑차를 모는 러시아군과 탑승 병력이었던 북한군 사이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긴 일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 군사전문가는 “러시아에 간 북한군 대부분은 보병이기 때문에 차량이나 장갑차를 기본으로 움직이는 러시아군 교리는 북한 군인들에게 굉장히 이질적일 수 있다제대로 된 교육훈련을 받았으면 차량화 보병으로서 기본적인 역할은 할 수 있었겠지만, 사실상 아무 교육 없이 바로 투입됐기 때문에 앞으로 대부분의 북한군은 러시아군과 손발이 안 맞아 전열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MC :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군은 러시아 전쟁터에서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전쟁경험은 물론 훈련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북한군병사들이 유럽의 전쟁터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안찬일: 맞습니다. 북한군이총알받이로 소모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리투아니아의 비정부기구(NGO) ‘블루옐로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달 25일 쿠르스크 지역에서 처음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했는데, 당시 북한군 1명을 제외하고 전원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장갑차가 부족해 오토바이나 카트를 타고 돌격하는 경우도 많기에 대부분의 북한군 병사들은 드넓은 평원을 맨발로 달려가는 알보병 상태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북한군이 최대 88000여 명의 병력을 파병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러시아는 이 정도 병력을 충분히 무장시킬 수 있는 무기 생산 능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대포 밥이나 총알받이로 희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부연했습니다.

 

MC : 이런 가운데, 러시아 전쟁터로 간 북한군의 전투력이 기대 이하이고 그래서 모두 총알받이가 될 것이란 이야기마저 전해지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정권이 러시아에 판매한 포탄도 불발탄과 함량미달로 지탄을 받고 있다는데 이건 또 무슨 말인가요?

 

안찬일: ,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포탄의 성능이 기대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일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가 최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에서 공세작전을 전개했는데,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이 사용한 북한제 포탄의 결함이 확인됐습니다.

 

현지 우크라이나군 대변인 예우헤니 로마노우 대령은 “러시아가 발사한 122mm, 152mm 포탄의 60%가 북한산이라며 이들 포탄은 품질이 현저히 낮아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불발탄으로 끝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국방부는 최근 북한이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로 반출한 컨테이너가 2만 개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했는 바, 군 당국은 이들 컨테이너에 152mm 포탄을 가득 적재할 경우 약 940만 발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군 관계자는북한이 공급한 포탄의 명중률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제조 공정상의 하자나 화약·신관 결함, 혹은 장기 보관된 재고 포탄 사용이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이 노후 재고 포탄을 러시아에 제공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바,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북한이 1970년대 생산된 전시 비축 탄약까지 재고 정리 차원에서 제공하면서 불량률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MC : 이러한 일련의 모습들을 박사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안찬일: 우리는 폐쇄의 왕국 북한을 들여다 볼 창구가 없었는데 러시아 전쟁터에서 그 참모습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역시 무너진 사회주의 나라의 적나라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어 다행입니다만 수많은 북한 용병들의 죽음은 북한 정권의 운명을 더욱 재촉하게 될 것임이 명명백백해 보입니다.

 

MC : 안찬일의 주간진단,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안 박사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안찬일: , 수고하셨습니다.

 

MC: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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