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F-15K 개량시 한반도 하늘에 일어날 일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24.12.01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F-15K 개량시 한반도 하늘에 일어날 일 지난 2016년 12월 22일 오후 대구 제11전투비행단에서 장거리 공대지유도미사일 타우러스(TAURUS)를 장착한 F-15K 전투기가 활주로를 달리고 있다.
/ 연합뉴스

(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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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F-15EX. /출처: 미 공군


 

세계적 안보 위협으로 커가는 위험한 북러 협력

 

(진행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당초 서방세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전투기와 잠수함, 심지어 핵무기 기술을 넘겨줄 수 있다는 경고들이 쏟아지면서 이제 우크 라이나 전쟁이 한국의 국가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상황까지 됐다고요?

 

 (이일우)  신원식 한국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북·러 군사협력 수준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장사정포 170여 문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물론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서도 북한이 추가 파병을 준비 중이라는 경고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그만큼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문제는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하는 무기와 병력은 공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최근 러시아가 익명을 요구한 국가와 Su-57 스텔스 전투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혀 북한이 첨단 스텔스기를 도입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한국정부는 러시아가 평양에 신형 방공 시스템을 제공해 방공망 현대화를 도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무엘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 역시 북한이 ICBM 기술은 물론,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이전받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푸틴의 측근으로 평가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이자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누구에게 러시아의 민감한 핵기술을 넘겨줄지 생각하게 됐다”면서 미국의 적국에게 핵 기술이나 핵무기를 넘겨줄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도 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북러 군사협력이 단순한 파병, 무기거래 수준을 넘어 국제질서를 근본부터 뒤흔 드는 전략무기 거래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이제 한국정부가 북러 군사협력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한국 F-15K 대대적 개량 발표

 

(진행자)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군사력 현대화, 특히 공군력 현대화에 한창인 가운데, 한국도 이에 질세라 공군력 현대화를 위한 전투기 성능 개량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한국공군 최강의 장거리 타격 전투기, F-15K가 대대적으로 개량된다고요? 그런데 발표된 자료를 보면 성능 개량 비용이 처음 전투기를 살 때 가격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요?

 

 (이일우) 현재 한국공군은 미 공군의 F-15E 모델의 파생형인 F-15K 슬램이글을 59대 운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1차 사업 물량 40대를 49 5,600만 달러에 들여왔고, 2008년부터 2차 사업 물량 21대를 추가로 들여왔는데, 이 물량은 15 9,700만 달러에 계약됐습니다. 한국은 이 중 2대를 사고로 잃어 현재는 59대를 운용 중입니다.  

 

그런데 지난 11 19, 미 국방부 국방안보협력국 DSCA가 발표한 F-15K 성능개량사업 비용은 62 억 달러이었습니다. 전투기 59대를 개량하는 비용이 전투기 61대를 새로 구매 하는 비용보다 비싼 수준으로, 이를 대당 비용으로 환산하면 1 4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일반인들이 이 가격표를 보면 차라리 전투기를 새로 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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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군 제11전투비행단 F-15K. /출처: 한국공군

 

그러나 DSCA에서 발표하는 가격은 미 의회에 통보하는 가격으로 “한국과 이 가격부터 협상을 시작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협상을 통해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입니다. 무기 구매 계약마다 다르지만, 통상 최초 통보 가격의 50~60%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정부가 책정한 F-15K 성능개량 예산은 24 2,500만 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차후 협상을 통해 이번에 발표된 전체 비용의 절반 정도인 30억 달러 안팎에서 가격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은 한국의 F-15K보다 더 개량할 소요가 많은 F-15C/D 기체 68대를 56억 달러에 개량하기로 계약했는데, 이는 대당 8,200만 달러 정도에 개량을 진행한다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개량 소요가 적은 F-15K는 더 적은 비용으로 개량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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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WSS: 칼을 뽑기 전에 상대 눈을 먼저 찌른다

 

(진행자1대당 6,000~8,000만 달러의 비용으로 성능 개량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가장 최신 전투기 F-35A의 최신 출고 가격이 대당 8,000만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비싸 보입니다. 이번 성능 개량,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능력이 부여되기에 이런 엄청난 견적이 나온 것인가요?

 

(이일우)  미국 DSCA에서 발표한 한국 정부의 개량 구성요소들을 보면 미 공군의 F-15EX 사양에 거의 근접한 풀옵션 모델을 요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가 APG-82 AESA 레이더로 교체되는데, 한국은 59대 교체 물량 외에 예비물량 11대를 더 요구하고 있습니다.

 

APG-82 레이더는 미 공군이 F-15E F-15EX에서 사용하고 있는 최신 AESA 레이더임. F-35 스텔스 전투기에 들어가는 APG-81보다 출력이 더 우수해서 탐지능력과 동시교전 능력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됩니다.

 

레이더의 정확한 탐지, 추적거리는 기밀로 분류되지만, 레이더 저피탐 기술이 적용돼 반사면적이 작은 최신 기종들도 160~180km에서 탐지, 추적해 먼저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기계식 레이더 전투기 대비 3~4배 수준입니다.

 

보통 전투기는 공대공 모드, 공대지 모드로 구분해서 공중전 할 때는 공중 표적과, 지상 공격할 때는 지상 표적만 공격할 수 있는데, 이 레이더는 공대공, 공대지 동시 전투가 가능합니다.

 

레이더도 레이더지만, AN/ALQ-250, 일명 EPAWSS라 불리는 전자전 장비에 대한 기대가 정말 큽니다. F-15의 별명이 ‘이글’이어서 EPAWSS는 이글 수동 및 능동 경보 생존 강화 시스템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장비는 현존하는 최강의 전자전 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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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WSS/능동 경보 생존 강화 시스템 개념도. /출처: 미 국방부

 

이번 성능 개량 사업의 대당 비용이 높은 이유는 이 EPAWSS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미 공군 납품가격 기준으로 이 장비는 한 세트에 1,800만 달러에 육박합니다. 어지간한 경전투기 1대 가격입니다. 그렇다면 EPAWSS가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런 엄청난 가격을 갖고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의 전자전 시스템은 적의 미사일이 날아오면, 그것이 레이더 유도 방식인지 적외선 유도 방식인지 구분해서 가까이 다가온 적 미사일에 교란 전파를 쏘거나 채프, 플레어를 터트리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EPAWSS는 적이 미사일을 쏘기 전에 적의 전투기나 지대공 미사일 레이더에 직접 방해 전파를 쏴서 적 레이더가 F-15 전투기를 탐지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무기입니다.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기 때문에 조준 자체가 불가능하고, 조준 자체가 불가능하니 격추할 수 없는 전투기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능 개량이 이루어진 F-15K는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 도입할 그 어떤 유형의 러시아 전투기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게 되고, 그 성능 우위를 바탕으로 북한 공군력을 압도하는 전력이 될 것입니다.

 

F-15K 성능 개량 후 한반도 하늘에 일어날 일들

 

(진행자북한은 북한대로 러시아제 신형 전투기와 S-400 방공 시스템, 조기경보기 등으로 공군력을 현대화했는데, 성능 개량을 마친 F-15K 전투기가 러시아제 신형 장비들로 무장한 평양의 방공망을 뚫을 수 있을까요?

 

(이일우)  F-15K 자체는 대형 전투기이고, 스텔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설계된 기체이기 때문에 레이더에 잘 탐지됩니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EPAWSS 장비를 사용할 경우, 야기가 달라집니다.

 

EPAWSS를 탑재한 F-15K 전투기는 북한 영공 진입과 동시에 북한 전투기나 지대공 미사일의 레이더에 방해 전파를 쏴서 무력화시킬 것입니다. 이는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MIG-29 전투기나 SA-5, SA-3, SA-2와 같은 모든 방공 무기는 물론, 북한이 몰래 들여왔거나 앞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 수호이 계열 전투기, S-400 방공 시스템에 대해서도 공통적으로 적용됩니다.

 

북한의 전투기나 지대공 미사일의 레이더는 F-15K가 쏘는 방해 전파 때문에 미사일 조준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평양 상공에 전투기가 들어왔다는 것은 알지만, 그 전투기에 미사일을 조준하고 쏠 수 없기 때문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F-15K 전투기들은 무력화된 레이더나 방공 진지에 정밀유도무기를 쏟아내면서 일방적으로 파괴하고 안전하게 침투로와 퇴출로를 개척할 수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하늘길을 통해 다른 전투기 들이 쇄도해 들어가며 평양에 대규모 폭격을 퍼부을 수도 있습니다.

 

F-15K 전투기가 성능 개량을 마치면, 한국공군에는 스텔스 능력으로 적의 레이더를 피하는 F-35A 전투기와 적의 레이더 자체를 먹통으로 만들어 적 레이더를 무력화시키는 F-15K 두 종류의 강력한 전투기가 손에 쥐어지게 됩니다. 이 두 전투기가 나서면 북한이 러시아에서 그 어떤 방공망을 가져와도 방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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