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 폭풍군단 러 파병 댓가는 전략핵잠?
2024.10.27
(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러시아로 파병된 북 폭풍군단 A to Z
(진행자) 소문만 무성했던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이 한국과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에 의해 공식 확인됐습니다. 북한군 내에서도 최정예 부대로 평가되는 폭풍군단에서 차출된 정예 병력이 격전지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된다고 하는데, 폭풍군단이라는 부대, 정말 그렇게 막강한 부대인가요?
(이일우) 사실 북한 입장에서는 일반부대는 외국으로 보낼 수가 없습니다. 이 방송을 접하고 있는 북한 청취자들이 더 잘 알겠지만, 북한군 일반 부대는 훈련보다 노동을 더 많이 하는 집단입니다. 보급 상황이 좋지 않아 전반적으로 영양상태가 나쁘고, 영양상태가 나쁘다보니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도, 전투원으로서 전투력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움. 외국에 피골이 상접한 군인들을 보낼 수는 없으니 그나마 최소한 전투원 1명으로서의 밥값은 할 수 있는 부대를 골라서 보낸 것이 폭풍 군단입니다.
폭풍군단은 1968년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북한이 내려 보냈던 121군부대를 중심으로 여러 부대를 통합해 만든 특수8군단의 후신입니다. 이 부대는 정찰국과 경보교도지도국으로 분리됐다가 다시 제11군단이라는 명칭이 됐는데, 북한 내부에서는 폭풍군단, 제630대연합 부대, 제465군부대로 불립니다. 북한은 지난 2017년에 육·해·공군 특수작전부대를 통합지휘하는 특수작전군이라는 독립 군종을 만들었는데, 이 때문에 해군과 공군에도 특수부대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 특수작전군의 주력은 육군 소속으로 있는 제11군단입니다.
북한의 특수부대는 임무에 따라 저격·경보병·항공육전·해상저격·항공저격·상륙돌격·산악 7개 병종으로 나뉘고, 이 중 제11군단에는 저격여단과 항공육전여단이 각각 3개, 경보병여단이 4개 편성돼 있습니다. 이번에 러시아로 보내진 병력은 이 중에서 저격여단과 경보병여단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저격은 저격총을 가지고 먼 거리에서 적을 백발백중 맞추는 저격수, Sniper가 아니라 소총수를 의미하는 러시아어 ‘쓰뜨렐코비(стрелковая)’를 ‘저격’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북한군에서 저격여단은 한국군의 특전사, 미군의 그린베레 정도 등급의 적 후방 타격 전문 침투작전부대입니다. 경보병은 한국군의 특공여단, 미군의 레인저연대와 비슷한 등급의 적 후방교란 전문부대이고, 항공육전병은 러시아 공수군과 유사한 개념으로 낙하산을 타고 적 후방에 침투해 제2전선을 만드는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입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특수부대로 분류되지만, 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특수부대로 볼 수 없는 부대입니다.
한국군이나 미군 특수전요원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실전에서 최소한 자기 몫은 하는 특수작전 요원을 키우려면 최소 4~5년의 시간, 한국은 수십만 달러, 미국은 200~3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합니다. 극한의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신체를 만드는 것부터 다양한 환경에서 다재다능한 재주를 발휘하게하기 위한 훈련시설과 교재들은 전부 다 돈입니다. 미 해군 네이비씰의 경우 대원 1명이 매월 5만 발 이상의 실탄을 쏘는데, 가장 저렴한 5.56mm 소총탄만 매월 5만 발을 쏘면 탄약 값만 한 달에 2만 5천 달러가 들어갑니다. 한국군은 이 정도까지는 못하고 특전사 대원 1명이 1년에 1천발 정도 쏘고, 해군특수전전단 대원 1명이 1년에 24,000발 정도 쏘는데, 북한이 과연 폭풍군단 대원들이 1년에 1천 발 이상 실탄 사격 훈련을 할 수 있게 할 경제적 능력이 되는지 생각해보면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할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이 미디어를 통해 공개하는 특수부대원들의 모습을 보면 한심함 그 자체입니다. 방탄복 입는 법도 모르고, 근접전 훈련할 때 저격총에 쓰는 4배율 망원조준경을 달고 총을 쏘는가 하면, 지난 3월 김정은이 시찰한 항공육전병의 훈련 때는 낙하산을 조작할 줄도 몰라서 공중에서 엉켜 추락해 사상자가 나오는 등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황당한 모습들이 나옵니다. 이런 병력들은 전장에 가면 일반 보병, 그것도 훈련이 덜 된 보병 수준에 불과합니다.
러시아로 간 북한군, 어디로 투입되나
(진행자) 일반 보병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수준의 병력이라면 전장에서 그렇게 큰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라는 나라의 면적이 굉장히 넓고, 전선도 여러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북한군은 어느 전선에 투입돼 어떤 임무를 맡게 되나요?
(이일우) 우크라이나는 한반도 면적의 3배가 넘는 수준의 영토를 가지고 있고, 남쪽에서부터 헤르손-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스크, 하르키우 이상 5개 주에 걸친 지역에 전선이 형성돼 있고, 지난 8월 부터 우크라이나군이 북동부 수미주 너머의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주를 침공하면서 대단히 광범위한 전선이 형성됐습니다. 드넓은 드니프로 강을 마주보고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육상에 형성된 전선을 이어보면 700km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은 크게 4개 정도입니다. 도네츠크주의 포크롭스크 전선과 부흘레다르 전선, 하르키우주의 볼챈스크 전선, 그리고 러시아 본토에 있는 쿠르스크 전선입니다. 이 가운데 러시아가 가장 사활을 걸고 덤벼드는 곳은 포크롭스크 전선과 쿠르스크 전선입니다.
교통 요충지인 포크롭스크 지역은 러시아가 올해 초 아우디우카라는 지역을 거의 2년 만에 겨우 점령하고 지난 10개월 동안 5개 사단 이상의 병력을 갈아 넣고 겨우 20km를 진격한 격전지 중의 격전지입니다. 이곳은 강과 호수, 평야가 많아 탁 트인 지형을 가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공격하는 쪽이 적에게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매번 공격에 나서는 러시아군 사상자가 매우 큽니다. 엄청난 사상자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여기를 계속 밀고 있는 이유는 포크롭스크를 점령 해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 독립시킨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영토 완전성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흘레다르 전선은 이 포크롭스크 전선 남쪽인데, 이곳을 공격하는 것은 포크롭 스크 방면을 방어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측면을 공격하기 위함입니다. 이곳은 2년 반째 러시아가 진격을 못하고 최소 2개 군단 규모의 병력과 장비를 잃었는데, 이곳도 포크롭스크와 마찬가지로 탁 트인 지형이어서 공격이 매우 까다로운 곳입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과 협력하는 도네츠크 지역의 파르티잔, SROK의 보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들 전선에 병력을 밀어 넣고 있는 제29제병연합군에 북한군을 배속시킬 예정이고, 개전 초에 격전지였던 도네츠크주 항구도시 마리우폴 동쪽에 있는 사르타나라는 마을에 북한군 캠프가 설치됐습니다. 이 캠프에서 현지 적응을 마친 북한군은 이 포크롭스크와 부흘레다르라는 곳에 가서 싸우게 되는데, 이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전술이라는 것은 탁 트인 평야에 무대포로 밀고 가서 인해전술로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곳에 투입된 대부분의 북한군은 총알 받이, 현지 표현으로는 ‘대포밥’이 신세가 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이 현지시각 10월 23일, 북한군 선발대가 도착했다고 밝힌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도 북한군이 많이 들어가게 될 전장입니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본토가 침공당해 상당한 면적의 영토를 뺏긴 상황입니다. 푸틴은 지난 9월에 공수군을 중심으로 한 6~8만 대군을 편성해 쿠르스크에 투입하고 10월 1일까지 쿠르스크 모든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섬멸하라는 스탠딩 오더를 내렸는데,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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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이 고전하는 이유는 도네츠크에서 고전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별다른 전술 없이 무대포로 밀고 나가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 드론과 포격에 쓸려 나가고 있어서입니다. 특히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미국과 유럽에서 제공받은 전차와 장갑차, 야포로 작전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 작전 중인 제11근위공중강습여단 예하에 ‘부랴트대대’라는 부대를 편성 하고 여기에 북한군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부랴트공화국 출신 병사들이 많은 이 부대는 인종적으로 북한과 닮은 병사들이 많아서 북한 파병을 숨기기에도 용이합니다. 물론 근위공중강습여단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의 부대라고 해서 전술이나 무기가 다른 것은 아닙니다. 이 부대도 쿠르스크에서 몇 차례 궤멸과 재편성을 반복했기 때문에 북한군도 이른바 ‘스톰-Z’라고 하는 무대포식 돌격전에 투입돼 엄청난 사상자를 내게 될 것입니다. 특히 11월은 라스푸티차라고 해서 계속 내리는 비로 노면이 진창이 되는 시기입니다. 기온은 낮고, 지면은 진창이어서 아마 엄청난 숫자의 지하족, 즉 발이 썩어 잘라내야 하는 환자들이 굉장히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폭풍군단 주고 북이 러에 요구할 ‘큰거’는?
(진행자) 전장의 상황과 러시아군의 여러 문제점 때문에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북한 지도부도 모르는 바가 아닐 텐데, 그렇다면 북한도 이 엄청난 군사지원의 대가로 러시아로 부터 큰 것을 요구할 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서 북·러 양국이 국제사회의 레드라인을 넘는 위험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고요?
(이일우)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장, 키릴로 부다노프 중장이 지난 10월 22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6월 체결한 조약의 비밀 부록에 파병과 전략무기 거래에 대한 내용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부다노프 국장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료로 병력과 무기를 지원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면서, 모스크바는 평양에 돈을 지불했고, 기술도 이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북한에 이전되고 있는 기술이 전술핵무기와 잠수함 발사 미사일 시스템 관련 제반 기술이라고 구체적인 내용을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술핵무기는 위력이 수 킬로톤에서 수십 킬로톤 정도 되는 핵무기를 의미하는데, 북한은 이미 <화산-31>이라는 전술핵무기를 만들어서 주요 투발수단의 표준 핵탄두로 양산하고 있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 전술핵무기 제조 기술을 이전받는 것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우려할만한 것은 잠수함 발사 미사일 시스템 관련된 기술인데, 사실 이 부분이 북한 정권이 가장 목말라하는 기술입니다. 예전에 프랑켄슈타인 잠수함 소개하면서 말씀드렸지만, 북한은 장시간 바다 깊은 곳에 숨어 높은 생존성을 유지하면서, 유사시 한국과 일본, 미국 본토에 대량의 핵공격을 가할 수 있는 보복타격 수단을 오래 전부터 갈망해 왔습니다. 그런데 원자력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원자로 기술은 고사하고, 여기에 들어갈 소나나 통신장비, 하다못해 잠수함용 압력선체에 들어갈 고장력강을 만들 기술이나 인프라도 없습니다.
북한이 아주 비싼 값을 치렀기 때문에 러시아는 여기에 합당한 뭔가를 주어야 합니다. 북한이 신포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그것도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대형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운용 요원 교육까지 제공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북한이 빠른 시일 내에 수중 보복타격 능력을 갖기를 원한다면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전략원잠을 임대 형식으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러시아는 과거 인도에 아쿨라급 공격원잠을 돈을 받고 임대해준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구형 델타-IV급 전략원잠 5척과 신형 보레이급 전략원잠 7척 등 12척의 전략원잠을 보유 중입니다. 현재 델타-IV급 2척과 보레이급 1척이 대대적인 수리 및 수명연장 작업 진행 중이고, 보레이급 개량형 2척은 건조 중, 2척은 올해 착공 예정입니다. 러시아는 보레이급을 14척까지 확보할 예정인데, 현재 전력화 속도를 보면 델타-IV급 2척의 수명이 여유 있는 상태에서 여유분이 발생합니다.
현재 수명연장 공사 중인 브랸스크함과 카렐리아함은 1988년과 1989년에 취역한 노후함이지만, 브랸스크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칼렐리아함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오버홀을 받고 개량 까지 마친 상태라 2030년대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두 잠수함은 사거리 8,300km의 잠수함발사탄도 미사일 ‘시네바’를 16발 탑재하는데, 이 미사일은다탄두 핵미사일이고,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핵잠수함을 인도에 임대해준 사례가 있고, 미국도 AUKUS를 통해 호주에 핵잠수함은 물론, 원자력 기반 시설과 건조 시설까지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유지되어 오던 핵 동력 무기 통제 레짐은 신냉전이 격화되면서 이미 깨졌고, 우리는 전략원잠에 여유가 생긴 러시아가 북한에 전략원잠을 임대 또는 공여해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합니다.
(진행자)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