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핵엔 이거 한방" 스텔스 핵미사일 'SLCM-N'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24.08.25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핵엔 이거 한방" 스텔스 핵미사일 'SLCM-N' UFS 2024 훈련 중 출격하는 한국공군 F-35A 전투기
/출처-한국공군

(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역대급 을지자유의방패훈련, 사상 첫 ‘24시간 실비행까지

 

(진행자) 한미 양국이 지난 8월 19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을지자유의방패 훈련, 일명 UFS 훈련을 실시 하고 있습니다. 올해 훈련에서는 사상 최초로 북한의 핵공격 상황을 가정해 실제 병력과 장비가 대거 움직이는 고강도 훈련이 진행 중이라고요?

 

(이일우올해 UFS 훈련은 확실히 지난해보다 크게 확대된 규모와 강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훈련 기간에 맞춰 미 강습상륙함 ‘박서’가 F-35B 전투기와 ACV 상륙돌격장갑차 등 최신 장비와 제15해병 원정대 병력을 싣고 와서 연합상륙훈련을 벌였고, 패트리엇 포대 생존진지 전개 훈련은 물론, 미국 MD 작전을 총괄하는 우주미사일방어사령관 숀 게이니 중장이 방한해 방공부대들을 검열 하는 등의 큰 이벤트들이 있었습니다.

 

한미연합 야외기동훈련은 작년보다 10회 늘어난 48회로, 여단급 훈련은 4회에서 17회로 4배 이상 늘어났는데, 한미 양측의 5개 비행단 전투기 수백 대가 사상 처음으로 24시간 연속 출격 하는 <다영역 임무 수행을 위한 24시간 실비행훈련>도 진행됐습니다. 120시간 동안 전투기 출격이 2000번 이루어졌는데, 이 정도 규모로 24시간 실비행훈련이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정부는 북한의 핵공격 상황에 대비한 군사훈련 외에도 을지연습 기간 중 북한이 서울 등 주요 도시에 핵무기를 투발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민간인 대피와 대량전사상자 처리 훈련 등 이례적인 훈련도 실시했습니다.

 

UFS 훈련은 문재인 정부 시기 크게 축소됐었고, 팬데믹 여파로 대부분의 훈련이 도상훈련으로 대체됐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 그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강도 역시 높아지면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많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주민생명 나몰라라북엔 미확장억제안듣는다는 주장

 

(진행자이번 UFS 훈련에 이러한 시나리오들이 반영됐다는 것은 그만큼 한미양국이 판단하는 북한의 핵위협이 심각하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한국 내에서는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부터 자체 핵무장까지 다양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방장관 후보자도 확장억제만으로 감당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는데, 정말 확장억제만으로는 북핵 위협을 막기 어려운 상황인가요?  

 

(이일우) 한국정부의 기본 입장은 미국의 확장억제로 북핵을 억제한다는 것입니다. 확장억제는 핵무기가 없는 한국이 제3국으로부터 핵무기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해 대신 보복해준다는 것을 명문화함으로써 핵 억제력을 발휘하는 핵우산에 더해, 유사시 미국의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핵우산을 보조함으로써 억제력을 극대화한다는 개념입니다. 한국 주변 해역에 가끔 전개하는 항공모함이나 B-1B 폭격기 같은 전력이 바로 이러한 확장억제의 재래식 억제수단 범주에 해당하는 무기들입니다.

 

확장억제는 핵무기를 사용하는 순간 “너 죽고 나 죽자”는 상호확증파괴 개념을 바탕에 깔고 있는 억제 전략입니다. 한국에 미국의 핵우산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하려는 주체는 미국의 핵 보복에 의해 자신도 초토화될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에게는 이러한 상호확증파괴 개념이 통하지 않습니다.

 

핵무기를 맞았을 때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정상국가와 달리, 북한은 김정은과 극소수 지도부의 생명과 재산만 보호 할 수 있으면 몇십만, 몇백만 주민이 죽어도 상관하지 않는 비정상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북한에 핵 보복을 가해 수백 만 명을 죽이더라도, 김정은을 잡지 못하면 의미가 없음. 무엇보다 한국은 핵무기를 1발이라도 맞으면 사실상 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것을 잃게 됩니다. 다시 말해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하면 미국이 핵무기로 반격한다는 현재의 확장 억제 전략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확장억제 자산 대부분은 미국에 있습니다. NATO 핵공유에 따라 유럽 일부 국가에 보관 중인 일부 핵무기를 제외하면 모든 핵무기는 미국 본토에 있습니다. 항공모함 역시 전진배치 항모 1척을 제외 하면 모두 미국에 모항을 두고 있고, B-1B 폭격기 같은 자산도 괌 기지에 잠시 전개되는 때를 제외하면 모두 미국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확장억제 자산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위치 추적이 가능 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별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미국 어느 기지에서 폭격기가 떠서, 어느 항로를 통해 몇 시간을 날아 어느 기지에 전개되는지, 미국 항공모함이 언제 어디서 출항 해서 어디를 항해하고 있는지 민간인도 알 수 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다시 말해 기존의 확장억제 자산들은 대북 기습 타격이 어렵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는 그리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너무 리스크가 큰 옵션이고, 그래서 한국 내에서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힘을 얻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정치권과 일부 전문가들은 미군이 가지고 있는 여러 유형의 전술핵무기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옵션인 B61 전술핵폭탄 주한미군 재배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을 설득해 NATO 일부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핵공유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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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A 전투기에서 투발되는 B61-12 전술핵폭탄 (출처 - 미 국방부)

 

그러나 많은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정치인, 정치학자이기 때문에 무기체계 그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B61 핵폭탄은 주한미군에 배치되더라도 다른 확장억제 자산들과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B61은 기본적으로 항공기에서 투발하는 자유낙하식 항공폭탄입니다. 주한미군에 도입될 경우, 오산과 군산에 배치된 F-16 전투기에서 운용되는데, 두 기지 모두 유사시 북한의 전술탄도미사일과 대구경방사포의 집중 공격을 받는 곳입니다. 개전 초 기지가 무력화되면 F-16을 사용한 핵 투발 시도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기지 시설을 복구하고 핵폭탄을 장착한 F-16을 북한으로 날려 보낸다고 하더라도 비스텔스 항공기인 F-16으로는 북한 방공망을 극복하기 어렵고, 설령 극복한다 하더 라도 기습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 제거라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합니다.

 

미국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산과 군산 F-16이 지난 2019년 초기 계획대로 F-35A 스텔스 전투기로 교체됐다면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겠지만, 미국이 주한미군 F-35 배치 계획을 접은 이상, B61 주한미군 배치나 한미 전술핵공유는 전술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비효율적이고 실현 불가능한 주장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북핵 대응 원툴무기 ‘SLCM-N’

 

(진행자미국에서 전개되는 확장억제 자산이나 한국 언론에서 최강의 핵 벙커버스터로 부르고 있는 B61 핵폭탄 모두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그렇다면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하는 상황을 막을 수 없는 것인가요? 다른 대안은 없나요?

  

(이일우) 한국 정치인이나 고위 군인, 학자들이 모르는 무기가 한 가지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이 무기가 정말 실재하는지 아는 사람이 얼마 없을 정도로 조용히 개발이 진행 중인 무기입니다. 바로 해상 발사 순항 핵미사일, SLCM-N이 그것입니다. 한국은 이 SLCM-N의 조기 전력화와 한반도 주변 배치 결정이 내려지도록 모든 외교력을 다해 미국을 설득하고 필요하다면 재정적 기여도 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 시작된 SLCM-N 사업은 핵무기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던 바이든 행정부에 와서 사실상 사장되는 수순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 전략사령관인 앤서니 코튼 장군이 공군지구권타격 사령관일 때부터 SLCM-N 사업을 지지했고, 현재 합참의장인 찰스 브라운 장군도 이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미 의회가 나서서 국방수권법에 사업 진행을 위한 예산 편성을 해주면서 사업이 중단되지 않고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핵무기 관련 사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비밀로 유지되고 있지만, 몇 가지 조각정보들을 통해 현재까지의 진행 경과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지난 3, 미 국방부 획득 유지담당 차관보인 윌리엄 라플란테 박사가 미 의회에 보고한 보고서에는 해군에 SLCM-N 사업 전반을 총괄할 프로그램 사무국을 설치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지난 7월 공표된 미 해군시스템사령부 계약 체결 내역 중에는 2026회계연도까지 SLCM-N 프로그램의 마일드스톤 A 달성을 위한 업체 지정과 관련한 정보도 확인됩니다. 마일드스톤 A는 무기체계 도입에 앞서 도입 계획과 리스크 관리, 소요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으로 소요가 확정된 무기체계에 대해 이루어지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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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80 Mod 4 핵탄두 (출처 - 미 에너지부)

 

미 의회조사국의 7월 보고서에도 국가핵안보국이 진행 중인 SLCM-N 탑재용 W80 Mod 4 핵탄두 변형 개발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 핵탄두는 현재 개발 중인 미 공군용 AGM-181 LRSO 장거리 공중 발사 핵미사일에 탑재될 예정인 핵탄두인데, 2030년 이전에 실전배치가 예정돼 있습니다. W80 핵탄두는 원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탄두부에 맞게 설계된 130kg급 소형 핵탄두로 SLCM-N이 이 핵탄두의 파생형을 장착한다는 것은 SLCM-N 미사일이 직경 533mm 이내, 길이 7.3m 이내 규격으로 제작돼 현재 사용 중인 Mk.41 수직발사기 시스템에서 운용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W80 Mod 4가 어느 정도 위력을 가질지는 공표된 바 없지만, 이 핵탄두는 증폭핵분열 기술을 사용한 구조로 핵융합 부스팅을 하지 않았을 경우 5kt, 부스팅을 했을 경우 150kt 정도의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내부에 충전하는 핵물질의 양과 핵분열 효율 설계를 조정해 위력을 줄이거나 늘릴 수 있습니다.

 

150kt 정도의 위력이면 단 1발로도 평양 중심부를 완전히 초토화시킬 수 있는 위력인데, SLCM-N 미사일이 위력적인 것은 이 미사일이 스텔스 미사일로 개발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SLCM-N 미사일은 공군의 LRSO 미사일이나 JASSM-XR을 기반으로 설계될 예정이고, 이들은 모두 스텔스 미사일입니다. 그리고 Mk.41 수직발사관 중 스트라이크 렝스 모듈을 탑재한 모든 군함 에서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 주변에 전개된 이지스 구축함이나 수중에 있는 공격원잠 그 어디서든 발사할 수 있습니다. 발사 플랫폼과 핵무기 그 자체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대북 확장억제의 허점을 보완하려 한다면 가장 매력적인 대안이기도 합니다.

 

스텔스 핵미사일 한국오면 북한보다 중국에 더 큰 악몽

 

(진행자스텔스 미사일인데 강력한 핵탄두까지 실려 있다면 북한이 두려워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전략 자산을 잘만 활용하면 북한은 물론, 그 뒤에 버티고 있는 중국에게도 대단히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일우 국장이 제안하는 복안이 있다고요?

 

(이일우)  SLCM-N이 대단히 위력적인 무기인 것은 맞지만, 미군은 이 미사일이 배치되더라도 이것을 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합니다. 미 해군이 고질적인 군함 부족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기습적으로 이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자산인 공격용 핵잠수함은 한반도 근처에 올 여력이 없을 정도로 과중한 임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상 발사 순항 핵 미사일이라고 반드시 바다에서만 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현대전은 육해공우주사이버의 구분이 없는 다영역작전으로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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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70 PDS에서 발사되는 SM-6 미사일 (출처 - 미 해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SLCM-N은 해상 플랫폼에서 발사되어야 하기 때문에 직경 533mm, 길이 7.3m 이내의 규격으로 제작될 것이고, Mk.41 스트라이크 렝스 모듈에 탑재될 수 있는 규격으로 나올 것입니다. 이는 이 발사기를 육상용으로 만든 Mk.70 페이로드 딜리버리 시스템에서 이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것입니다. Mk.70 PDS는 예전에 소개한 적 있는 육군의 MRC, TWS라고 불리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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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7 수송기에서 내려지는 Mk70 PDS (출처 - 미 해군)

 

미 육군은 다영역임무부대 산하에 전략화력대대를 하나 두고 있고, 이 대대에는 MRC 1개 포대 전력이 편제돼 있습니다. MRC 1개 포대는 Mk.70 PDS가 설치된 컨테이너 4대와 재장전 차량 1, 사격통제소와 지원차량으로 구성되는데, 이 컨테이너가 바로 무역용으로 사용되는 40피트 표준 규격 컨테이너와 같은 크기입니다. 표준 규격 컨테이너이기 때문에 수송기로도 실어나를 수 있고, 외부 도색을 바꾸면 그 컨테이너가 미사일을 실은 컨테이너인지 일반 화물 컨테이너인지 분간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Mk.70 PDS SLCM-N 미사일을 장착해 운용한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그 발사기가 한국에도 갈 수 있다는 뉘앙스만 풍겨도 북한과 중국은 발칵 뒤집어질 것입니다. 오산과 군산, 평택 기지에는 하루에도 몇 대씩 다양한 수송기와 화물기들이 오가고 있고, 엄청난 양의 화물 컨테 이너가 처리되고 있는데, 이 중 몇 개가 스텔스 핵미사일을 실은 미사일 발사기일 수도 있기 대문입니다.

 

Mk.70 PDS는 일반 컨테이너와 마찬가지로 트레일러에 실려 육상에서 이동할 수도 있고, 굳이 육상이 아니더라도 미 사전배치선이나 화물선에 실려 해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발사되면 스텔스 미사일이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입장에서는 날아오는지 여부를 알 수 없어 지도부 대피나 방어가 매우 어렵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대응할 수 없는 이 같은 무기의 주한미군 배치는 말 그대로 판을 바꿀 수 있는 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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