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하니예 잡은 SDB폭탄과 평양 타겟 ‘특수작전’
2024.08.04
(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봅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전하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하마스 지도자를 쓰러뜨린 단 한 방
(진행자)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한복판에서 사망한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죠?
(이일우) 지난 5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하고 지난 달 치러진 대선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대통령 임기는 7월 28일 시작이지만, 취임식은 7월 30일 거행됐는데, 이란은 테헤란에서 열린 이 취임식에 이른바 ‘저항의 축’이라 불리는 중동 전역의 무장단체 지도자들을 대거 초청해서 이들과의 유대와 중동에서의 리더십을 과시했습니다.
이날 초청된 지도자들 가운데는 카타르에 체류하고 있던 하마스 전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도 있었는데,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하니예와 포옹하며 하마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니예는 현재 공식 직함은 없지만 가자지구에 있는 야흐야 신와르와 함께 하마스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지도자로 평가돼 왔습니다. 이란과 하마스, 소위 저항의 축 진영에서는 하니예를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을 이끄는 성인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있어 하니예는 성인이 아니라 주민의 고혈을 빠는 악랄한 독재자였습니다.
하니예는 한국의 운동권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본 적 없이 오로지 정치 인생만 걸어온 인물이지만, 이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부를 쌓았습니다. 영국 더타임스가 추산한 그의 자산은 40억 달러가 넘는데, 이 돈은 대부분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외부 지원을 착복하고, 가자 내에서 높은 세금을 물려 주민들을 착복해서 번 것입니다.
하니예는 7월 30일, 이란 대통령 행사 참석 후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 영빈관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이곳은 말이 군 부대의 영빈관이지 이란 대통령 관저가 있는 사바다드 단지와 붙어 있는 곳으로, 테헤란에서도 최고 수준의 보안이 유지되는 곳입니다. 대통령 관저와 직선 거리로 900m 떨어진 곳인데, 행사를 마치고 경호원들만 대동한 채 이곳에서 쉬고 있던 하니예는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하니예가 머물던 바로 그 방으로 정확하게 날아온 무언가에 맞고 폭사했습니다.
석 달만에 F-35에 다시 테헤란 하늘 내어준 허술함 이란
(진행자) 이란의 테헤란은 북한의 평양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밀집 방공망을 자랑하는 곳인데, 이스라엘은 도대체 어떻게 테헤란 한복판을 기습 공격했나요?
(이일우) 이번 사건은 이란 내에서 높은 보안이 유지되는 구역에서 발생해 촬영된 영상이나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이란도 수도 한복판이 뚫렸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사건 현장을 은폐하고 정보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뉴욕타임즈 기자가 이란 정부 내 소식통을 인용해 자신의 SNS로 전한 현지 분위기는 대단히 심각합니다. 이란은 이날 대통령 취임식에서 세력과 리더십을 과시하려 했는데, 하루 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최고위 사령관이 제거된데 이어 자신의 수도 한복판 에서 하마스 지도자가 암살되면서 능력과 평판 모든 면에서 추종자들의 의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 현지에서 흘러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하니예가 머물던 영빈관 건물을 타격한 무기가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피격된 건물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무기의 위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해볼 수는 있습니다.
뉴욕타임즈가 공개한 피격 현장을 보면, 6층으로 지어진 건물의 한쪽 모서리 부분이 큰 피해를 입었고, 적어도 2개 층이 파괴된 것이 보입니다. 이는 암살에 사용된 무기가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 처럼 드론에서 발사된 소형 대전차 미사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대전차 미사일은 목표물에 명중하면 탄두 앞부분의 라이너를 통해 폭발력이 집중되는 메탈제트 현상을 일으킵니다. 즉, 대전차 미사일에 피격된 건물에서는 이번에 영빈관 2개 층이 무너진 것과 같은 파손 흔적이 나타날 수 없습니다.
피격 건물 주변에는 부서진 벽의 잔해들이 널려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는 무언가가 벽에 명중한 뒤 폭발해 외벽 전체를 날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하니예를 공격한 무기가 폭발로 인해 발생한 압력파와 파편으로 살상 효과를 얻는 고폭탄두였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한 피격 건물에서 하니예가 머물렀던 방은 북서쪽 모서리 부분이었습니다. 이 건물의 북쪽은 산이 마치 병풍처럼 건물을 감싸고 있어 직접 타격할 수 없습니다. 이 방을 직접 타격하려면 서쪽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서쪽에는 이라크와 요르단, 이스라엘이 있습니다.
피격된 건물의 손상 형태, 건물을 때린 무기의 접근 방향을 고려했을 때 현재로서 하니예를 공격 하는데 사용됐을 것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F-35 전투기의 내부 무장창에 탑재되는 GBU-39, 소구경폭탄이라 불리는 SDB입니다. SDB는 항공폭탄 가운데는 가장 크기가 작은 250파운드 크기이고, 콜래트럴 데미지 최소화에 중점을 두고 설계된 폭탄이기 때문에 이번 작전처럼 요인을 암살하는데 특화돼 있습니다.
피격된 건물로부터 서쪽으로 478km 떨어진 곳에 이라크 국경이 있는데, SDB의 활공 비행 거리는 110km이므로, 이 건물에 SDB를 발사한 F-35 전투기는 이란 국경선을 넘어 적어도 370km 이상 비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지난 4월 19일 이스파한 방공 진지 공습 때처럼 이번 공습은 미국과 협력해서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습이 이루어지던 바로 그날 밤, 이라크-이란 국경 상공에서 4대의 미군 공중 급유기 활동이 식별됐기 때문입니다. 독일 스팽달렘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2대가 먼저 튀르키예를 거쳐 이라크-이란 국경 상공을 바짝 붙어 날았고, 이후 카타르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KC-135R 2대가 앞서 날았던 공중급유기들의 반대 방향으로 비행하는 항적이 식별됐습니다.
F-35A 전투기의 전투행동반경은 1,100km이고, 이스라엘에서 테헤란까지의 거리는 1,600km가 넘기 때문에 이스라엘에서 발진한 F-35 전투기가 테헤란을 공습하기 위해서는 두 차례 공중급유가 필요합니다. 물론 미국은 부인하겠지만, 하니예가 사망한 시간 전인 7월 31일 0시, 2시 반을 전후해서 이라크-이란 국경 지역에 미군 공중급유기가 돌아다닌 것은 오비이락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라크-이란 국경 지역의 자그로스 산맥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이란의 방공무기들은 지난 4월 19일, 이스파한 핵시설 인근 방공진지를 공습당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란이 자랑하는 다층, 밀집 방공망은 F-35 전투기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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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스라엘이 F-35 스텔스 전투기를 이용해 그러한 장거리 정밀 타격 작전을 벌였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한국도 소위 ‘참수작전’에 F-35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한국의 스텔스기 전력은 북한 방공망을 뚫을 수 있을까요?
(이일우) 이스라엘은 총 75대의 F-35를 주문해서 이 가운데 39대를 인수해 남부 네게브 사막에 있는 네바팀 공군기지에서 운용 중입니다. 이스라엘의 F-35는 공군형 F-35A 블록 3F 모델을 기반으로 이스라엘 독자적인 개량이 적용된 F-35I ’아디르‘라는 기종인데, 소프트웨어와 무장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한국공군 제17전투비행단이 운용 중인 F-35A와 사실상 같은 기종입니다.
한국공군 제17전투비행단은 과거 F-4E 팬텀 II 전투기를 운용했던 부대인데, 지난 2019년에 F-35A를 처음으로 인수한 뒤, 현재 39대로 구성된 2개 비행대대 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부대의 모토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힘‘인데, 이 부대는 F-35A라는 전투기의 성능도 최강이지만, 창설 이후 현재까지 각종 검열과 대회에서 최상위권을 휩쓸어 온 조종사들이 포진해 있는 명실상부한 한국공군 최강의 부대입니다.
미국은 현재 작전용으로 배치되고 있는 F-35 블록 3F를 ’미완성‘ 기체로 평가하고 있고, 지난 달부터 성능 개량 모델인 블록 4 모델을 인수하기 시작했지만, 블록 3F 모델도 현재 시점에서 보면 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F-35A의 레이더 반사면적은 북한군 레이더에 작은 벌레 정도로 나타나는 0.001제곱미터 수준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북한군이 주력 방공무기로 운용 중인 SA-5나 SA-2의 레이더로는 탐지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고, 최근 배치하고 있는 북한판 S-400이라는 ’별찌-1-2‘로도 대응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북한이 자랑하는 ’별찌-1-2‘는 지난 4월 19일 시험 발사 당시, 활주로에 포대가 전개해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포대 구성 요소 중에 레이더 차량은 있었지만, 이와 연동돼 있는 전용 발전기 차량이 식별되지 않았습니다. 현대식 위상배열레이더는 기존의 펄스도플러 레이더와 비교했을 때 전력 소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레이더 차량 옆에 반드시 발전 차량이 붙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별찌-1-2‘의 레이더가 무늬만 위상배열레이더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사실 위상배열레이더는 T/R모듈이라 불리는 칩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데, 북한의 산업 인프라로 이러한 칩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는 북한의 방공망은 배치 밀도 면에서는 이란과 비슷할 수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이란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바꿔 말하면 이스라엘의 F-35에 이란의 방공망이 뚫렸으면 북한 방공망은 한국의 F-35에 더 쉽게 뚫린다는 것입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확대되며 러시아가 첨단 방공시스템을 북한에 공급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지금 러시아는 연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으로 국가기간 시설 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어서 제 코가 석자입니다. 다시 말해 당분간 북한은 한국의 F-35의 평양 공습을 막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SDB 폭탄, 이중 공격으로 끝낸다
(진행자) 유사시 한국이 북한 지도부 제거를 결단하고 실행에 옮길 경우, 북한의 방공망이 이를 막을 수 있을까요?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들은 어떤 식으로 평양의 북한 지도부에 대한 작전을 전개할까요?
(이일우) 한국공군 제17전투비행단이 주둔하는 청주공군기지 활주로 끝단에서 북한 평양의 김정은 관저 까지의 거리는 298km입니다. F-35 전투기의 순항속도로 15분 정도면 도달 가능한 아주 가까운 거리입니다.
F-35A는 내부 무장창에 8발의 SDB와 2발의 암람(AMRAAM)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습니다. 암람은 유사시 북한 전투기가 접근했을 때 대비한 자위용 무장이고, 실질적인 타격 수단은 SDB입니다.
SDB는 GPS와 INS를 이용해 유도되고, 명중 정밀도는 1m 수준으로 과장을 약간 보태면 원하는 건물, 원하는 창문에 정확하게 명중시킬 수 있는 수준입니다.
SDB는 미사일이 아니라 폭탄이어서 날아가는 동안 소음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고, 고속으로 투하돼 활공하며 날아가기 때문에 속도도 매우 빠릅니다. 활공거리가 110km에 달하기 때문에 굳이 평양 상공까지 날아갈 필요도 없이 황해도 일대에서 투발해도 얼마든지 평양 중심부를 기습 타격할 수 있습니다.
SDB는 관통탄두와 고폭탄두를 선택할 수 있는데, 한국이 김정은 관저를 타격하려 한다면, 우선 관통탄두폭탄을 날려 강화콘크리트로 된 외벽을 파괴한 뒤, 같은 지점에 고폭탄두를 쏟아 부어 확실하게 표적을 제거하는 전술을 사용할 것입니다.
SDB는 스텔스가 아니지만, 체적이 매우 작고 빨라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렵고, 우크라이나 전쟁 에서 증명된 바와 같이 탐지하더라도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레이더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점도 있고, 미사일처럼 꽁무니에서 화염을 뿜지 않기 때문에 적외선 추적 방식 미사일로도 대응이 어렵습니다.
한국은 F-35 여러 대를 동원할 필요도 없이 1~2대의 F-35만 투입해도 8발에서 16발의 SDB를 쏟아 부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과 정보 공조만 잘 돼서 김정은의 이동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면, SDB 개량형으로 이동 차량도 타격할 수 있는 SDB-II를 이용해 관저 밖에서 이동하는 김정은을 맞출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미국 워싱턴 RFA 김진국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