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 ‘잠수함 미사일’ 남한에 치명적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23.03.19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북 ‘잠수함 미사일’ 남한에 치명적 북한은 지난 12일 새벽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발사훈련에 동원된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했다.
/연합

(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보려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 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과 함께 진행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지난 12일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발표를 그대로 읽으면 “발사된 2기의 전략순항미싸일은 조선동해에 설정된 1,500km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비행궤도를 7,563s~7,575s간 비행하여 표적을 명중타격하였다.”라고 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계선의 거리’ 8자형비행궤도, 7563s에서 7 575s간 비행, 저는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네요.

 

(이일우) 계선이라는 말은 수학에서 나오는 말로 보통 한계를 나타내는 선을 의미합니다. 1,500km 계선의 거리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가 1,500km 수준이라는 의미이고, 8자형 비행궤도라는 것은 한반도가 워낙 좁다보니 1,500km를 직선거리로 날아가면 한국이나 일본, 러시아 영토를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같은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이나 한국도 순항 미사일 실험할 때 특정 구역을 정해놓고 그 구역 안에서 빙글빙글 돌리는 방식으로 비행 실험을 실시합니다.

 

북한은 2발의 미사일을 쏴서 1,500km 계선의 거리를 각각 7,563, 7,575초 동안 비행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해당 미사일이 약 2시간 6분 동안 1,500km를 날아갔다는 의미입니다. 미사일의 속도가 시속 710km 정도, 마하 0.58 정도라는 뜻입니다.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시속 900km를 조금 넘고, 러시아의 칼리브르 미사일이 시속 980km 정도 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주 느린 속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해는 수괴천지, 잠수함 찾기 어렵다.

 

(진행자) 잠수함에서 쏘는 중장거리 미사일이 왜 그렇게 위협적입니까?

 

(이일우) 일단 잠수함은 물속에 들어가면 찾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한반도는 동해와 서해, 남해가 각각 다른 해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세계 최악의 잠수함을 상대로 하는 작전 환경을 가진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특히 동해는 ‘수괴’라고 해서 같은 특성의 성질을 가진 일종의 물 덩어리가 굉장히 많은데, 각 수괴마다 음파 전달 특성이 달라 음파의 굴절, 소실, 왜곡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물속의 잠수함을 찾는 것이 매우 곤란합니다. 일단 미사일을 발사하는 잠수함을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기습 효과가 대단히 뛰어나서 위협적입니다.

 

잠수함 발사 순항 미사일은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하늘에 떠 있는 조기경보기를 24시간 가동할 수 있는 나라에서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기경보기가 24시간 작전하지 못하는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지상에 설치된 레이더만으로는 해수면에 낮게 붙어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습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 미사일이 <8.24 영웅함>에서 발사됐는데, 1발은 어뢰발사관, 1발은 수직발사관에서 발사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이 미사일의 직경이 일반적인 잠수함 어뢰발사관 크기인 533mm라는 것을 의미하고, 약간의 개량만 있다면 서해에 배치된 다른 구형 잠수함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잠수함 탐지가 매우 어려운 한반도 인근 연안에서 북한이 잠수함을 한국 연안으로 보내 원자력 발전소나 항구, 대도시 주변에서 발사할 경우, 후방 지역의 저고도 방공 체계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한국에게는 대단히 치명적인 공격이 될 수 있습니다.

 

북이 노리는 8시간 하늘의 공백

 

(진행자) 북한은 “자기의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하였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뒤집에 보면 한미연합전력의 위협이 커졌고, 감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 아닐까요? 대응책이 뭡니까?

 

(이일우) 이라크나 시리아처럼 서방 세계의 순항 미사일 공격이 있을 때마다 무기력하게 당하는 나라들의 특징은 레이더가 전부 지상에 있다는 것입니다. 지상의 레이더가 하늘만 보고 있다 보니 레이더가 쏘는 전파보다 낮은 고도에서 접근하는 (순항)미사일은 탐지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조기경보기 또는 조기경보통제기라고 부르는 항공기는 이러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입니다. 대형 항공기에 큰 레이더를 달아서 높은 고도를 날면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방식의 떠다니는 레이더 기지인데, 이런 항공기가 24시간 떠 있으면 북한의 이번 순항 미사일과 같은 비행체들은 발사와 동시에 탐지돼 아주 쉽게 요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에서 도입한 E-737 피스아이라는 조기경보기를 4대 운용 중인데, 이 조기경보기의 가동률은 작년 말 기준 77% 수준으로 4대 중 3개가 운용되는 꼴입니다. 4대 가운데 1대는 항공기 전체를 분해하다시피 대대적인 정비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동이 안되는 것이고, 나머지 3대 가지고 비행-훈련-휴식 3교대 운용을 하는데, 이 항공기 1대는 하루에 최대 8시간을 떠 있기 때문에 하루 최대 16시간 체공이 가능한 셈입니다.

 

한국군의 피스아이 4대 체제로는 하루 24시간 중 16시간만 감시 가능하기 때문에 8시간의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화살-2형 순항 미사일을 모두 밤이나 새벽에 쐈던 이유는 이 시간대에 한국군 피스아이가 초계 비행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이 북한 미사일을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24시간 조기경보기를 띄워놔야 하는데, 그러려면 현재 4대 수준인 조기경보기를 8대 이상으로 늘려야 합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17대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성능 개량을 하면서 물샐틈없는 방공 작전 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유의 방패북을 떨게 만든 2 훈련

 

(진행자) 한미연합군사훈련 ‘자유의 방패’가 진행 중입니다. 사무국장님이 보는 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할 훈련은 무엇일까요?

 

(이일우) 개인적인 평가로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할 훈련은 <한미연합상륙훈련> <비상활주로 운용 훈련> 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미연합상륙훈련> 5년 만에 최대 규모로 이루어지는 훈련인데, 양측 병력 1 3천 명이 참가해 훈련장 일대의 하늘과 바다, 해안을 새까맣게 뒤덮습니다. 이번 상륙훈련에는 미 해군의 와스프급 강습상륙함 <마킨 아일랜드>가 참가하는데, 이 군함에는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탑재돼 있어 상륙작전 지원은 물론, 북한 핵심 지역에 대한 전략 타격도 가능합니다.

 

<비상활주로 운용 훈련>3월 초에 경상남도 창녕군 일대의 일반 도로에서 실시됐습니다. 공군기지가 아닌 일반 도로를 통제하고 전투기와 공격기, 수송기 등이 착륙하는 훈련입니다. 이 훈련은 표면적으로는 북한 방사포가 남한의 공군기지를 공격해 활주로가 사용 불가 상태가 된 상황을 상정한 훈련이라고 발표됐지만, 동원된 항공기들의 기종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훈련에 동원된 미국 자산은 A-10 공격기와 C-130J 수송기, MC-130J 특수전기가 있었고, 한국군은 C-130 HH-47 구조헬기가 투입됐는데, 이들은 유사시 평양 침투 자산임. 지도를 놓고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서 이번 훈련 장소인 창녕군 남지 비상활주로 거리를 측정해보면 230km 정도가 나오는데, 이를 그대로 북쪽으로 돌리면 평양까지 240km 거리와 거의 일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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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창녕, 오산->평양 거리 도식. /사진 출처: 이일우

 

훈련에서는 비상활주로에 착륙한 C-130 수송기가 다른 항공기들에게 무장과 연료를 공급하는 훈련도 있었는데, 이는 미군 교리에서 Forward Arming and Refueling Point라고 해서 적지 한복판 비행장을 점령한 뒤 아군 항공기에 연료와 탄약을 재보급하는 훈련으로 장거리 침투 작전 때 쓰는 전술입니다. 다시 말해 이번 훈련에서 한미 양국이 평양 타격 훈련을 실시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두려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중국 항공모함의 대규모 개조 공사가 심상치 않은 이유

 

(이일우) 북한과 가까운 중국 랴오닝성의 최대 해군 시설인 다롄 조선소에서 중국 해군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이 2 28일부터 대대적인 개조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랴오닝 항공모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 항공모함이 유사시 한반도를 담당하는 중국인민해방군 북부전구의 핵심 전력이기 때문입니다.

 

개조공사는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개조가 이루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으나, 항공모함 꼭대기의 대공 레이더가 철거되고 일부 안테나가 제거되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볼 때, 통신, 전자장비 부분 개조가 유력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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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 촬영 랴오닝 항공모함의 레이더가 제거된 모습. /사진 출처 : 현지 소식통 사진, 이일우 편집

 

작업을 책임진 중국선박중공업집단 측에서는 이번 공사를 통해 연료 계통 교체, 비행갑판 교체 등의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는데, 비행갑판을 교체한다는 것은 이 항모에서 새로운 전투기가 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말, 해군항공대 소속이지만 항공모함에서 운용이 불가능한 전투기와 폭격기 300여 대를 공군으로 이관했는데, 최근 이 300여 대를 항공모함 탑재용 항공기로 대체하기 위한 대규모 획득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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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으로 촬영한 산둥성의 새 공군기지  /사진출처 : 센티넬-2 위성

 

지난번 소개했던 산둥반도 칭다오 시다오자오 일대의 새 공군기지 외에도 여기서 약 140km 서쪽의 도심 외곽에서도 시다오자오 기지의 2배 크기가 넘는 대규모 공군기지가 또 건설 중인 것이 위성에 식별됐는데, 아마도 이들 기지는 환골탈태 작업이 진행 중인 중국 해군항공대의 새 기지로 추정됩니다.

 

중국은 미중 충돌과 대만 사태 등을 감안해 항모 전력을 남중국해 하이난다오 지역에 집중 배치할 것 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번 항모 개조 작업과 산둥반도 일대의 대규모 공군기지 증설 움직임은 중국 항모 전력이 앞으로는 한반도의 서해에서 집중적으로 운용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한미 당국의 대응전력 구축이 필요합니다.

 

(진행자)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과 함께 했습니다. 

 

기사 작성 김진국,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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