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물가] ‘반타작’ 당하는 탈북송금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4.09.30
[북한 물가] ‘반타작’ 당하는 탈북송금 중국 단둥의 한 은행 창구 앞에 고객이 서 있다.
/AFP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북한 물가’ 시간에 정영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해외 송금 종류와 실태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북한 양강도를 떠나 미국 서부에 사는 30대의 탈북청년은 북한에 있을 때 자신도 압록강을 통해 탈북민들의 송금을 중개해준적이 있다면서 당시 미국이나 남한에 간 탈북민들이 보내는 돈으로 사는 집들은 동네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청년이 중국 브로커들로 부터 돈을 넘겨 받아 북한 가족들에게 건네 준 돈은 40%였습니다. 전체 송금액의 약 60%가 중국과 북한으로 넘겨지면서 타작당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북민들은 가족들이 굶주린다는 소리에 어렵게 번 돈을 보내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해외 송금은 나라 경제와 개인 가정에 여러가지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미 1960~70년대에 한국의 광부와 간호사들이 서부독일과 중동 등에 진출하여 벌어온 외화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데 종잣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수백 미터 막장에서 힘들게 탄을 캐어 번 외화는 가족들이 새집을 장만하고, 아들 딸들 대학 보내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노동자들이 번 외화는 국가의 외환 보유고를 증가시켜 환율 안정에 기여했습니다. 자국의 돈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엔케이에 따르면 북한의 암시장 외환율은 1달러당 16천원이 넘었습니다. 이는 국가가 정한 1 100원을 훌쩍 넘겼고,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때 환율 방어를 해야 하나 북한은 외화가 부족해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기만 하고 있습니다.

 

해외 송금은 또한 가족들이 가게 부업을 위한 투자로 이어져 지역경제도 살아나게 만듭니다. 교육, 건강, 주거 등의 분야에 대한 지출 증가로 이어져, 사회적 복지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해외 송금은 발전도상국가들에게 있어 가물의 단비와 같습니다. 발전도상 국가는 수출 자원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인력을 외국에 보내 그들의 노동력은 주요한 자원으로 되게 됩니다. 현재 한국의 지방에는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은데, 이러한 일자리는 필리핀과 베트남 등에서 온 해외 근로자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으로 유입되는 외화 송금은 크게 두가지로 나눕니다. 하나는 중국과 러시아 등 해외에 파견된 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충성자금이고, 다른 하나는 탈북민들이 가족들에게 보내는 탈북송금입니다. 남한의 한계례 신문에 따르면 중국 연변지방의 복장회사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은 한달에 2800위안 가량 월급을 받는데, 그 가운데 먹고 자는 비용으로 약 800위안을 바치고, ‘충성자금’과 회사 운영비로 약 1천 위안을 바치면 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월급은 700~1천 위안이라고 합니다. 충성자금은 고스란히 김정은에게 상납되는데, 이 돈은 대부분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개발과 사치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결국 김정은이 해외 노동자 노예주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편 북한당국은 탈북민들이 보내는 돈을 가운데서 가로채거나, 가족들에게 들어가지 못하게 통제해 송금 수수료는 천정 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남한의 탈북민들이 보내는 돈은 중국 브로커와 북한 측 브로커의 손을 거치면서 50%까지 증발됩니다. 북중 국경지방에서는 북한 보위부원과 송금 브로커가 짜고, 탈북 송금을 송두리째 가로채는 사기현상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미국에 정착한 탈북 청년에 따르면 북한 보위부는 관할 구역의 탈북민 가족들을 감시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돈을 요구하도록 종용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가족을 전부 처벌할 경우 돈줄이 끊어지기 때문에 북한 보위부 지도원들도 먹고 살기 위해 공생공존한다는 겁니다.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봐야 중간에서 사기당하고, 보위부 당국의 감시와 통제가 심해지기 때문에 송금을 포기하는 탈북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한은 압록강이 범람해 큰 물피해를 입었습니다. 수재민들은 식량과 마실 물이 없어 고통 받고 있고, 각종 전염병이 발생해도 이를 구제할 수 있는 의약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라틴아메리카 계 이민자들은 미국에서 돈을 벌어 가족들에게 보내 국가 경제를 살리고,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3 4천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이 보내는 송금을 전면 차단하고, 10만명의 해외 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자금을 핵 미사일 기술과 김정은 사치품 구입에 남용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국제 환율 및 주요 물가 시세입니다.

 

926일 미국 외환시장(https://www.x-rates.com)에서 달러와 중국 위안화의 환율은 17입니다. 달러대 유로화는 1 0.89, 달러대 일본 엔화는 1144엔입니다. 현재 달러대 한국 돈의 가치는 11,313원입니다.

 

다음은 금 시세입니다. 926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순금 1트로이 온스(troy ounce)당 가격은, 31.1그램은 2,700달러입니다. 한편 92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선물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배럴(158.9리터)67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배럴당 71달러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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