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첨단기술과 북한의 IT] 전 세계‘지하과학실험실’현황

김흥광-NK지식인연대 대표 xallsl@rfa.org
2024.05.22
[세계첨단기술과 북한의 IT] 전 세계‘지하과학실험실’현황 암흑물질 연구를 수행할 예미랩 실험실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우리에게 조금은 낯설 수 있는 과학 연구의 숨은 공간, 바로 지하실험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하실험실이란 말 그대로 지하 깊은 곳에 위치한 연구 시설인데요. 이곳에서는 우주의 비밀을 풀고, 지구의 역사를 탐구하며 생명의 기원을 찾는 등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전혀 상상하지 못할 이러한 지하실험실이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하 깊은 곳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우주선이나 방사선으로부터 차폐되어 있어 정밀한 실험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랍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Gran Sasso 국립연구소는 지하 1,400m 깊이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우주선의 영향을 받지 않는 극도로 민감한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하실험실의 역사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196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당시에는 물리학 실험을 위해 사용되었지만 점차 그 영역을 넓혀서 지질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대의 지하실험실은 규모도 크고 최첨단 연구시설들이 장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Sanford 지하실험실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연구시설 중 하나인데요. 지하 1,500m 깊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중성미자 검출기인 DUNE(Deep Underground Neutrino Experiment)이 설치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지하실험실에서는 어떤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물리학 분야에서는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기 위해 입자물리학 실험이 진행되고 있고 우주의 형성과 진화에 대한 비밀을 푸는 핵심 물질인 중성미자와 같은 미지의 입자를 연구하기도 합니다.

 

일본의 Kamioka 지하실험실에서는 중성미자 연구로 유명한 슈퍼카미오칸데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실험을 통해 중성미자의 진동 현상을 발견하여 201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생물학 및 우주생물학 분야에서는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를 연구함으로써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우주에서의 생명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Boulby 지하실험실에서는 극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미생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화성이나 목성의 위성 유로파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하실험실은 우리 인류가 아직 풀지 못한 많은 과학적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제 협력을 통해 지하실험실은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며 우리의 지식 지평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의 SURF(Sanford Underground Research Facility)에서는 향후 10년 간 1 7,500만 달러를 투자하여 시설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연구자들이 지하실험실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에도 세계 6번째 크기의 지하 과학실험실이 운영중입니다. 정선 지하실험실이라고 합니다. 이 실험실은 강원도 정선군 소재 예미 폐광 갱도를 활용하여 건설된 국내 최초의 지하실험실입니다. 2005년부터 건설을 시작하여 2008 4월에 완공되었죠. 이 실험실은 지하 1km 깊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 면적은 3,200㎡에 달합니다.

 

정선 지하실험실에서는 주로 물리학 및 지질학 분야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암흑물질 탐색 실험인 KIMS(Korea Invisible Mass Search) 실험과 중성미자 실험인 AMoRE(Advanced Mo-based Rare process Experiment) 실험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지질학 분야에서는 지진 연구, 지하수 연구, 암석역학 연구 등이 수행되고 있습니다.

 

정선지하실험실은 우주선이나 방사선으로부터 차폐되어 있어 정밀한 실험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과학자들이 자체적으로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국내 기초과학 연구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석사출신인 제가 알기로는 이런 지하실험실이 북한에는 아직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초보적인 생계조차 보장하기 어려운 북한이 지구와 인류 공동의 이익을 위한 국제적 연구에 필요한 엄청난 돈과 시간, 인력을 댈 형편이 안 되는 것,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지하실험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과학의 전당. 그 신비한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연구들이 지구촌 사람들의 미래를 밝힐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 지하실험실에 대해 알아보면서 과학 연구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지하실험실에 대한 소개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흥광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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