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왜 경제관련 통계를 내놓지 못 하는가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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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경제관련 통계를 내놓지 못 하는가 사진은 북한의 민들레 노트북 공장 모습.
/AP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가가 모든 경제활동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사회주의경제체제의 핵심은 중앙통제를 담당하는 국가경제계획위원회입니다. 모든 경제부분이 치차처럼 맞물려 돌아가도록 조정, 통제합니다. 그래야 경제계획을 차질 없이, 생산과 건설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면 정확한 통계, 경제 각 부분의 생산능력과 생산실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 이를 기초로 경제 각 부문은 앞서가는 부문과 뒤처진 부문의 균형을 잡아 전 국가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기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북한의 경우는 이런 경제통계를 책자로 발간한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세계 190여개 국가 중 자국의 경제통계를 제시하지 않는 나라, 경제생산을 비밀로 하는 나라는 북한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왜 경제생산통계를 제시하지 않는가? 그 이유는 경제생산실적이 당초의 계획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또는 통계국이 잡은 그 통계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생각됩니다.

김정은은 ‘경제관리의 개선문제’를 언급하면서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를 실현하기 위한 기강을 바로 세우고, 국가적인 일원화 통계를 강화하여 국가경제의 명맥을 추켜세우기 위한 사업을 옳게 전개하고 공장·기업소들의 경제활동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말한 “국가적인 일원화 통계를 강화하라”는 것은 바로 경제 각 부문의 생산실적이 정확히 반영되지 않아 국가경제를 계획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데 막대한 지장을 조성했다는 얘기지요.

당 간부 여러분! 이런 경제통계의 부정확성은 중앙집권적 명령경제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 과거의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항시 발생했던 일입니다. 문제는 경제 각 부문의 공장·기업소가 있는 그대로, 생산실적을 사실 그대로 보고해야 어떤 부문이 약한 고리인가를 찾아내 역량을 그곳으로 집중시킬 수가 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허위 거짓으로 과장하거나 축소 보고함으로써 어떤 부분이 약한 고리인지, 어떻게 조절해야 할 것인지, 정책결정을 어렵게 한다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의 경제문건, 예를 들면 7차 당대회때 제시한 5개년 경제전략목표의 실천을 위해 작성한 내각의 문건을 보면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국가자원개발성에서 장악하고 있는 전국적인 석탄생산단위는 3,500여 개소이고 금속·비금속·광물의 개발 및 생산단위는 3,170개소이지만 중앙통계국에서는 석탄생산단위 400여개 즉 전체의 11%, 금속·비금속·광물 개발 및 생산단위는 700여개 즉 전체의 22% 정도 밖에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 말은 중앙통계국의 통계가 얼마나 허술하고 부정확한 국가경제 통계인가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생산단위의 10~20%내외의 생산실적만 통계국에 잡힌다니, 이런 통계가지고 무슨 국가경제계획을 세울 수 있겠습니까? 왜 이런 불확실한 통계가 나오는가? 본 방송자는 다음 몇 가지 이유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첫째는 생산단위나 공장기업소가 생산실적을 정직하게 보고할 경우 그 생산단위 공장기업소의 관리자나 종사원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국가상납물량이나 상납액을 할당 받는다는 피해의식과, 다음에 하달된 생산목표가 크게 늘어나 감당할 수 없게 되고, 급기야 그 공장 기업소의 관리책임자가 심한 책임추궁을 당할 것이라는 피해의식이 작동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생산실적을 당초부터 낮게 보고하는 것이 공장 기업소의 관리자나 종업원들의 노동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그 공장·기업소를 통제하고 있는 상급기관, 이 기관이 군부이던 당이던 사회안전성이던 내각 상부관리기관이던, 상급통제기관의 책임자들과 짜고 생산 물품을 빼돌려 확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선군정치시절 북한 군부가 직접 장병의 식량과 부식, 군복을 책임지고 보장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위한 물자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여유 있는 자금 확보를 위해 실적을 축소하고 또는 은폐한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셋째 이유는 큰 규모의 탄광이나 비철금속광산이 아니라 작은 규모의 것들을 폐광시키고 사기업(私企業)자에 일정액수를 받고 위임생산하게 한 때문일 것입니다. 사기업자에게 위임생산케 하면 그 생산물들이 장마당으로 나가거나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수출되어 각 지방의 예산으로 확보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일부는 당이나 군부 또는 행정기관 간부들의 호주머니를 불리는 결과도 되니 일석삼조의 결과로 된다고 판단한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생산자들의 일반적이고 공통적인 인식과 행동을 여러분 당은 무슨 방법으로 정상화할 수 있습니까? 사상교양사업, 요사이 강조되고 있는 애국심 고취로 생산자 대중의 인식을 고칠 수 있습니까? 비사회주의 사상인식과 사소한 부정행위도 엄벌하겠다는 처벌만능주의로 고칠 수 있습니까? 불가능한 일임이 소련,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등 무너진 사회주의 국가의 경험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에 고전적 사회주의 경제건설이론 가지고는 사회주의 국가건설이 불가능하고 모순의 누적으로 체제의 혁명적 변혁을 모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컴퓨터 디지털의 새로운 과학기술문명이 북한지역에 엄습하고 있는데 1960년대 김일성의 “사회주의 경제의 몇 가지 리론문제에 관하여” 이 논문이 오늘날의 북한 대중에게 먹힐 수 있습니까? 김정일 시대 아니 김일성 생존시대에도 이 정신력에 의한 경제추동이 불가능하여 라진선봉특구를 내오고 협동농장의 작업반을 줄이고 분조중심으로 바뀌었고, 이것으로도 무너지는 경제, 부족한 식량생산, 생활필수품 공급을 감당할 수 없어 장마당을 허용했고 지금 현재 북한전역 300여개 소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판국인데 아직도 경제의 일원화니 국영상점으로의 복귀 운운하고 있으니 북한 경제의 정상화가 가능하겠습니까?

일심단결 운운하며 100일전투, 80일전투를 전개할 시대가 아닙니다. 모순덩어리의 중앙집권적 사회주의경제체제 자체를 허물고 시장원리에 따라 경제 각 부문이 생산경쟁을 전개하도록 체제 개혁, 대외개방으로 이행해야 합니다. 이 길만이 여러분 당의 권위를 유지하며 ‘인민대중제1주의’에 대한 근로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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