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사회주의 베트남이 한국을 동반자로 보는 이유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2.12.14
[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사회주의 베트남이 한국을 동반자로 보는 이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명록 작성을 마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해외관계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당 간부 여러분은 알고 있겠습니다만 지난 12 5일부터 2 3일간 응우엔 쑤언 푹 베트남 즉 윁남 국가주석이 국빈초청으로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1992년 한국과 윁남 간의 국교 수립 30주년을 맞이하여 양국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며 정치, 경제, 군사 또는 세계적 관심사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992년 한국과 윁남 간의 수교가 시작되던 당시는 양국 교역 금액이 4 9300만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29년이 경과한 2021년에는 806 9500만 달러로, 164배가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한국의 3대 교역국으로 등장했습니다.  

 

한편 한국기업들의 윁남 투자 현황을 보면 양국간의 경제협력이 얼마나 큰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노이, 호치민, 다낭을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는 한국의 기업법인은 무려 3,234개입니다. 투자액을 보면 올해 6월을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179억 달러, LG전자가 71억 달러, 효성물산이 23억 달러, 롯데가 21 6000만 달러, 포스코가 21억 달러, 현대자동차 17억 달러, 대우가 14억 달러, 경남건설이 9억 달러, GS 5억 달러, 두산그룹이 3 5000만 달러입니다. 말 그대로 윁남이 남한의 생산기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처럼 한국기업이 투자함으로써 한국기업에서 일하는 윁남 근로자가 무려 100만 명이 넘습니다. 삼성이 투자한 공장, 기업소에 소속된 직원만 11만 명입니다. 삼성이 세계시장에서 판매하는 손전화 10대 중 6대가 윁남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윁남의 전체 수출의 20%를 삼성이 책임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 다른, 윁남 진출 한국 기업의 예를 들겠습니다. 1995년 윁남에 진출한 LG그룹은 2015년 윁남 북부 항구도시인 하이풍에 축구장 112개 크기의 LG전자 생산단지를 조성했습니다. 부지의 넓이는 80만 평방미터입니다. 여기에 LG 2028년까지 1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롯데는 호치민 시에 총 사업비 9억 달러 규모의 복합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997년에 진출한 CJ제일제당은 김치공장을 세워 윁남 김치시장의 5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알고 있는 초코파이로 유명한 오리온 제과 회사는 복숭아 맛, 요구르트 맛 같은 윁남 인민이 선호하는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남한의 기업은 윁남을 생산기지로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윁남을 연구&개발(R&D) 중심(센터)으로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 2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지하 3~지상 16층 규모의 연구&개발 중심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세계 최첨단 과학기술연구단체를 윁남에 세웠다는 얘기이며 따라서 윁남에게 선진과학기술을 전수하며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수교 30년 만에 남한과 윁남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한 것입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윁남과는 해양, 안보, 방위산업 협력을 확대해 나가며 경제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과 윁남이 연대하여 아시아 영내의 평화와 번영을 키워나가면서 양국의 국가이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첨단기술 발전에 필요한 각종 자원, 예를 들면 윁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응우엔 쑤언 푹 윁남 국가주석은윁남은 2040년까지 고소득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과의 안보, 경제협력 관계를 일관되게 중시하고 관계 발전에 노력할 것이라고 하면서양국의 공동번영과, 세계 평화와 안정, 협력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협력관계 증진에 노력하자고 강조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윁남이나 북한이나 공히 로동당의 1당 독재국가이며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입니다. 그런데 윁남은 북한보다, 남한과의 관계를 중시할 뿐만 아니라 남한과의 경제협력이 바로 윁남 로동당이 지향하는 사회주의 건설의 기초가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 당이 그처럼 혐오하며 비판하는 개혁과 개방, 도이모이 노선을 밟아왔습니다. 특히 60년대 후반, 미국과의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때 윁남전에 개입한 한국과는 적대관계로 7~8년간 싸운 사이입니다. 그런데 1992년 한국과 윁남과의 국교가 수립된 후에는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보다 남한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오늘의 포괄적인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듣기 거북한 소리지만 윁남은 김정은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명백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윁남의 응우엔 쑤언 푹 국가주석의 서울방문은 변화하는 국제관계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본 방송자도 하노이와 호치민 그리고 다낭을 방문한 바 있지만 그때마다 윁남 청소년들이 영어보다 한국어 학습에 더욱 힘쓰는 것을 보았습니다. 왜 한국어 학습에 그처럼 열심인가를 물으면영어를 하면 일반 월급의 2배 더 받지만 한국어를 하면 월급의 3배를 더 받기 때문이라는 답을 들으면서 역사의 흐름, 새로운 세대의 사고를 다시 생각하곤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당 간부 여러분은 왜 남한기업이 휴전선만 넘으면 되는 북한 땅에 투자하지 않는지 알고 있습니까? 바로 개혁, 개방을 기피하고 핵미사일 개발로 남한을 적대시하면서 김씨 봉건왕조의 안보만을 위해 인민대중을 빈곤과 기아로 내몰고 있는 여러분 당의 반인민적, 반인도적 정치노선 때문입니다.

 

왜 여러분 당은 개혁, 개방을 그처럼 두려워하는가?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의 사상유입을 그처럼 경계한 이유가 어디 있는가? 중국과 윁남을 방문하면서 저는 그 이유를 즉석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체제개혁과 대외개방이 김씨 봉건왕조, 오늘의 김정은 수령 옹위의 충성심 교양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후대들, 새로운 문명을 접한 신세대는 여러분 당의 정치사상사업, 충성심교양, 뜬금없는 계급투쟁에는 승복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를 하든 사회주의를 하든 개인의 권리, 자유에 대한 열망이 바로 인간의 창조력을 발동하는 길임을 분명히 알고 중국과 윁남의 교훈을 전수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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