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세계 최대 규모라는 연포온실농장, 누구를 위한 농장인가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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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세계 최대 규모라는 연포온실농장, 누구를 위한 농장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일인 지난 10일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지구의 대규모 남새(채소)생산기지인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고 있다.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한 달은 중앙당부터 세포조직에 이르기까지 각 부분, 각급 당 간부들에게 더 없이 바쁜 나날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본 방송자가 깊은 관심을 갖고 본 로동신문 보도는 지난 10 9, 함경남도 련포에서 거행된련포 온실농장 준공행사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올해 2월에 착수한 이 공사는 230여일 만에 850여 동의 온실과 1,000여 세대 살림집을 비롯한 많은 대상건설을 완성시켰다고 했습니다. 본래 해군과 공군 기지였던 이 땅에 생산면적 100 정보에 달하는, 세계최대규모의 온실농장을 지어서 남새생산의 현대화, 집약화, 공업화의 높은 수준을 실현할 수 있는 대단위 남새생산기지를 일떠세웠으니 이야말로 축하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조용원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의 보고를 보면 이 공사는 지난 3년 전부터 계획된 공사이고 중평온실농장을 건설하면서 예정했었다고 했습니다. 본 방송자는 이러한 보고를 보며 여러분 당의 농업정책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으로 이어지면서 실제로 농민과 도시주민의 식생활 개선을 목적한 현실적 요구에 응하고 있는가? 아니면 독재자의 주민통제를 위한 선전적인 의미의 농업정책이 여전히 답습되고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농장과 인접하여 1,000여 동의 살림집을 건설한 것으로 보아 이 연포온실농장 일대에는 최소한 5~6천 명의 인구가 거주하게 될 것이고 이들이 이 국영농장의 근로자로 종사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들 국영농장 근로자들의 편의시설이 새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작은 규모의 도시가 형성될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도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어야 련포온실농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여 연간 수만 톤의 남새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들이 이 농장경영에 참가하는가?’ 농장운영을 보장할 수 있는 연료 즉 전력, 각종 기자재, 비료, 농기계 등이 적시에 공급되는가바로 이것입니다.  

 

해외의 관찰자들은 세계 각국의 온실농장을 돌아보고 이런 온실농장경영을 위한 조건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기후조건, 홍수와 태풍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바 있는 이 지역 조건과 현실을 감안해 보고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 근본 이유를 검토해 온 전문가들은 과연 련포지역이 세계 최대규모의 온실농장건설에 적당한 지역인가도 의문시합니다. 그러나 본 방송자는 당 간부 여러분의 헌신적 노력이 있다면 어느 정도의 생산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 방송자는 몇 가지 권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농민각자가 자신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불만 없이 농사에 전념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유엔과 국제사회의 농업전문가들은 이미 여러 차례 북한의 농업실태를 돌아봤고 무엇이 문제인가를 검토했습니다. 특히 협동농장의 온실농장 운영실태를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왜 남한의 농촌에서 그처럼 잘 되는 온실농장이 북한에서는 제대로 경영되지 못 하는가? 이웃 중국이나 소련에서 본 바와 같이 농민들은 집단농장이나 국영농장에 얽매여서 농사짓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자기 땅에서 자기 농사를 지을 때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치사상사업으로 농민들의 불평을 해소시키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둘째로 자력갱생, 선군경제 우선하에서 이 농장에 소요될 수많은 농기계, 첨단 기계, 비료 각종 기자재를 원만히 공급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우선 엄혹한 기후조건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사시사철 연료, 전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온실경영의 필수적인 조건은 외부기온변화에 영향받지 않는 실내온도의 유지인데 전력과 연료공급이 없으면 보장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연구해서 자연방법으로 변화하는 기후조건을 극복하려해도 무리입니다.

 

셋째로는 온실 영농은 두벌 농사, 세벌 농사가 가능하도록 경영해야 합니다. 남한의 온실농장에 가보면 오이, 토마토, 호박 등 남새뿐만 아니라 수박, 참외 등 여름과일을 겨울 내내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겨울바람을 이겨낼 수 있는 튼튼한 온실이 있고 두벌농사, 세벌 농사가 가능한 배비가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넷째로 온실농장 농민들은 영농을 위한 과학지식을 터득해야 할뿐만 아니라 농장설비 자체도 현대적 과학기술 기자재로 건설되어야 합니다. 외부 기온변화에 상응하여 온실 내 온도가 자동으로 조절되어야 하며, 자라나는 남새에 필요한 살수가 때맞추어 이뤄져야 건조를 막고 작물의 성장을 최대한으로 보장할 수 있습니다. 온실농장 규모가 크면 클수록 이런 최첨단 과학기술의 도입과 운영이 더욱 정밀하게 운영되도록 설계 자체부터 되어 있어야 합니다. 다섯째로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운반수단이 있어야 합니다. 련포농장이 함흥뿐만 아니라 함경남도 일대의 주민을 위한 농장이라고 한다면 수확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광범한 수송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외도 전문지식인들의 지적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인민대중제1주의를 실현하려면 인민들의 일상생활과 근접한 곳에 인민대중이 필요로 하는 시설과 생산기지가 있어야 합니다. 세계 최대의 온실농장을 건설했다고 하여 인민대중의 일상생활과 밀접히 연계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김정은의 치적 선전효과는 클지 모르지만 인민대중의 실생활과는 연계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권고하지만 여러 협동농장에 이미 건설해 놓은 작은 규모의 온실농장이나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필요한 연료, 전력, 기자재, 비료 등을 적시에 맞추어 공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민군 장병이 건물을 지어주었다고 해서 당장 농사일이 벌떡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농업에 필요한, 농민들이 요구하는 사항들이 제대로 이행될 때 알곡생산과 남새생산 그리고 집짐승 양육이 제대로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은 모두가 일반 상식에 속하는 것입니다. 첨단과학 운운하기 이전에 일반상식에 속하는 일부터 처리하길 권고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강인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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