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간부들에게] 또 국가의 실패를 간부들에게 들씌울 작정인가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4.08.14
[노동당 간부들에게] 또 국가의 실패를 간부들에게 들씌울 작정인가 김덕훈 북한 내각총리(가운데 흰색 안전모)가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의 생산실태를 현지에서 파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년 중 가장 햇빛이 뜨거운 8월입니다. 이 뜨거운 땡볕 아래,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 구슬땀을 흘리고 일손을 분주히 놀리는 농민들의 노고에 감사해야 할 시기입니다.

 

한편 일반 인민들에겐 자신들과 함께 알곡고지점령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당 간부 여러분의 노고도 잊지 말아야 할 계절입니다. 더욱이 금년은 지방발전 20*10 정책을 20개 시군에서 착수했으니 이 20개 시군, 지방당위원회 간부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하리라 생각됩니다. 지난 2월 말 김정은이 평안남도 선천군에서 지방공업공장 첫 착공식을 진행할 때 그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은 과거의 지방공업발전 정책과는 다른 혁명이고 대변혁이며 10년 창조 대전(대전쟁)이다. 이 땅에 태를 묻는 사람이라면 수도에서 살든, 지방에서 살든, 똑같은 사회주의 시책으로 유족한 생활을 누리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 후 여러분 당의 당보는 이 지방공업공장건설 계획을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도 지방주민들의 세기적 숙원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지역의 동시적, 균형적, 비약적 발전을 추구하고 전면적 국가부흥을 실현하는 김정은의 사랑의 결정체라고 선전했습니다. 심지어 노동신문은 원쑤들의 핵전쟁의 화염이 밀려오는 형세에서도 김정은 동지는 인민의 복리증진을 추진하고 민생을 걱정하며, 이제 10년이면 지방 곳곳에서 인민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게 될 것이라고 선동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정말로 10년 후면 김정은의 말대로 인민 행복의 웃음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인민대중의 고통이 말끔히 가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본 방송자는 지난 721일자 노동신문 사설 일군들은 사업방법과 작풍을 결정적으로 개선하여 땅과 국가 앞에 지닌 책무를 다 하자를 읽으면서 지방발전 20*10정책이 시작된 지 6개월도 안 됐는데 벌써 당 중앙은 실패의 책임을 간부 여러분에게 들씌울 작정인가 하는 의문을 아니 가질 수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20개 시군에서 시작한 이 공업공장건설이 무슨 자금으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김정은은 공장건설자금을 중앙에서 100% 지원할 것처럼 말했는데, 그대로 내려오고 있습니까? 아니면 70~80%라도 지원하고 있습니까? 왜 일꾼의 사업방법과 작풍에 대해 이처럼 가혹한 요구를 들이댈까요? 필요한 자금을 내려 보낼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자력갱생방법으로 수행하라는 것이 당의 기본방침이고, 이에 따라 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을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인민들로부터 털어내라는 임무를 재삼 강조한 사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사설은 또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당과 정부의 요구와 시책에 따라서지 못하는 일군들의 무지와 무능력, 구태의연하고 수동적인 사업태도와 일본새, 나라일보다 자기의 안위부터 먼저 생각하는 보신주의는 우리의 혁명적 진군을 제거하는 기본인자로 되고 있다. 일군들이 사상적으로 해이되고 무책임하면 당정책이 정확히 관철되지 못하고 국가와 인민의 이익이 손해를 보며 침해당하는 엄중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것이 이번 삼지연 건설사업에서 발로된 문제점들에서 찾게 되는 심각한 교훈이다

 

당 간부 여러분! 위 사설이 분명히 한 것은 당 간부 여러분들이 당이 요구한대로 과업 수행을 하지 못했다면, 그 책임을 전적으로 간부 여러분의 보신주의 탓으로 돌리게 될 것임을 명백히 사전 경고한 것이 아닙니까?

 

이 사설은 또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일꾼들이 사업방법과 작풍개선에서 시작은 있어도 끝이란 없다. 병력과 공로가 어떻든 직위와 년한이 어떻든 늘 당의 요구에 자신의 갖춤새를 하나하나 비추어 보고 총화해보며, 중압감과 긴장된 책임 의식 속에서 자질과 풍모를 부단히 세련시켜 나가는 것이 일군 본연의 자세이다. 일군들의 사업방법과 작풍개선에서 제자리걸음이란 있을 수 없다.“

 

당 간부 여러분! 이것은 위아래 가릴 것 없이, 직책의 높고 낮음을 가릴 것 없이, 공로가 있는 당원 간부든 아니든 관계없이, “당이 제시한 생산과 건설에서 침체와 답보가 보이면 이는 곧 무능, 무지, 구태의연한 사업작태, 자신의 안위에 급급한 보신주의자, 당 명령수행에 소극적인 자, 이들이야말로 반당 반혁명주의자로 낙인찍고 혹독한 후과를 지게 된다는 위협 공갈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김씨 3대 세습정권으로 등장한 지 10년이 넘는 김정은 정권이 그간 한 일이 무엇입니까? 핵미사일 개발에 연 15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은 것 외에 무엇이 그의 실적입니까? 주택 5만호 건설, 농촌문화주택건설, 갈마지구 관광지구 건설, 20여 개 경제특구 특화지역개발도 떠들었지만 도대체 이런 건설이 어느 하나 제대로 진행된 것이 있습니까?

 

지금까지 간장과 된장, 어린 학생들의 학습장이나 교복, 신발, 옷가지조차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이 후진적 경제를 해결하지 못한 책임은 몽땅 김일성, 김정일 선대의 책임입니까? 왜 지난 10년 동안 개선대책을 세우지 않았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은 어느 누구보다 이 당보 사설이 허무맹랑한 소리를 지껄이고 책임 전가의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20개 시군공업공장 건설을 위해 당 간부 여러분이 해야 할 초미의 과제가 무엇입니까? 주민들로부터 건설자금 뜯어내는 것 아닙니까? 그러는 한편, 여러분 자신의 생활은 누가 보장해줍니까? 중앙당입니까, 아니면 여러분 자신의 역량에 의한 자급자족입니까?

 

국가의 수입이 커야 생산과 건설의 규모도 큽니다. 건설투자가 없는데 대규모 건설이 가능합니까? 당 간부 여러분에게는 뜨거운 8월의 여름 뙤약볕보다 더 뜨거운 올 여름이 되지 않을까 해외의 북한 관찰자들은 염려합니다.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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