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미사일 기술 대신 식량·연료 수입해야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4.05.29
[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미사일 기술 대신 식량·연료 수입해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올해 5월 28일 창립 60주년을 맞은 국방과학원을 축하 방문하고 국방과학원 전시관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922년 이후 1953년까지 30년간 소련공산당의 수령이었을 뿐만 아니라 국제공산주의운동의 절대적인 독재자로 군림했던 스탈린이 1953년 3월 사망하자 그 후임자들은 3년 후 1956년 2월에 개최된 소련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절대권력을 휘두르며 수천만의 소련 인민과 소련공산당 간부들을 굶주리게 하고 누명을 씌워 학살한 스탈린의 역사적 범행을 심판하고 스탈린 격하를 단행했습니다. 또한 미소 간의 핵전쟁이 몰고올 엄청난 재난이 미소 양국을 공히 멸망시킬 수 있음을 인정하고 미소 간의 평화공존을 소련공산당의 노선으로 채택한 바 있었습니다.

 

이런 결정을 채택하는데 주동적 역할을 수행한 사람이 바로 니키타 흐루쇼프였습니다. 그는 1950~1960년대에 평양을 방문해서 김일성과 회담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흐루쇼프는 위와 같은 정치외교 노선의 일대전환을 유도했을 뿐만 아니라 소련의 집단농장이 몰고 온 모순과 그 폐해를 감퇴시키기 위해서도 획기적 노력을 경주했습니다. 그는 1953년 9월에 개최된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농업정책 개혁을 제창했고 1957년 이후에는 당 제1서기로 농업정책 전반의 대담한 개혁을 실시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집단농장 농민들의 대우 개선 그리고 농민소득을 수탈하여 공업부문 투자를 우선하는데 중요 역할을 담당하는 이 MTS(농기계트렉터사업소)를 집단농장에 매각하도록 조치한 일, 또한 카자흐스탄 등 여러 가맹공화국의 처녀지를 개간하여 농경지를 확대하였고 농업의 기계화·과학화를 촉진시킨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농업발전에 주역을 담당하던 흐루쇼프는 미국을 방문해서 기계화, 과학화로 엄청난 옥수수 양을 생산해서 목축업, 낙농업을 발전시키는 것을 보고 소련에서도 이 옥수수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려 소련인민의 먹는 문제를 획기적으로 높이기로 결심하고서 소련의 온 지역, 심지어 시베리아 일대에까지 옥수수 재배를 지령했습니다. 그러나 흐루쇼프가 예상했던 옥수수 생산은 예정했던 수확을 얻기는커녕 뿌린 종자만큼의 생산도 보장하지 못했습니다. 완전히 실패한 것입니다.

 

왜 실패했는가? 기후 조건 토양의 적부가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옥수수 재배가 전반적으로 실패했지만 당시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의 까레이스끼(고려인)들은 성공적인 풍작을 거두었고 그중 ‘리 류보비’라는 고려인 여성 농민은 흐루쇼프로부터 훈장을 받아 소련 최고 소비에트 대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왜 이런 얘기를 꺼내는가? 그것은 오늘날 여러분의 농업정책과 유사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5월에 들어와서 노동신문은 밀보리 농사에 계속 품을 넣으라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5월 한달은 모내기에도 ‘드바쁜’ 시기입니다. 그런데 “5일 간격으로 밀보리의 생육상태를 조사하고 잎덧비료주기에 힘을 넣으라”느니 “유기질 비료를 많이 내어 높은 소출을 담보하라”느니 다그치고 있습니다. 이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면 경험주의자, 주관주의자, 관료주의자라는 낙인까지 찍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몇십 년 동안 재배해 온 품종인 옥수수 재배를 중단하고 밀보리 재배로 전환하라는 요구가 과연 온당한 것인가? 북한의 기후조건으로 봐서 한반도의 북위 40도선 이북지역 즉 평안북도 북부, 자강도, 양강도, 함경남북도 일대에서 밀보리 타작 후 옥수수나 벼를 심는 두벌 농사가 가능합니까? 북한 농업을 관찰해 온 농학자나 기술자의 얘기인 즉 북한에서 두벌 농사가 가능한 지역은 평안남도와 황해도 일대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이런 자연적인 조건을 무시하며 “밀보리 농사를 북한 전역에서 실시하라”, “두벌 농사를 실시하라”는 것이 과연 알곡농사의 정도입니까? 여러분 당의 말대로 과학영농인지요?

 

당 간부 여러분! 5월에 들어와 여러분 당의 당보는 “우리 당이 밝힌 농업발전의 5대요소에 관한 사상을 다시금 새기자”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5대 요소란 무엇인가? 첫째, “종자혁명방침을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철저히 관철하라” 둘째, “과학농사 제1주의의 구호를 높이 들고 농사를 과학화, 수자화, 기계화 하자” 셋째는, “새 땅 찾기 운동을 힘있게 벌려 알곡생산면적을 결정적으로 늘리자” 넷째는 저수확지에서 알곡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대책을 세우자” 다섯째, “농업사업에서 당적 지도를 강화하자”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 농업발전요소 중 다섯 번째 “당적 지도를 강화하라”는 것 빼고는 모든 요소는 누구보다 농민들이 전문가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 수뇌부는 아직도 농업의 집단화가 농업 발전에 얼마나 해로운 체제인지 알지 못해 계속 사회주의 농업 운운하는지요? 또는 알면서도 집단농장을 해체하고 개인농을 허용할 경우 일어날 농민들의 자주의식 나아가 확대하지 않을 수 없는 시장과 장마당이 북한 인민의 비사회주의 경향과 사상을 전파시켜 궁극적으로 북한의 사이비 사회주의와 3대 김씨왕조체제 유지를 위한 인민에 대한 억압과 통제 약화로 이어질까 두렵기 때문이 아닌지요?

 

당 간부 여러분! 5월에도 종전처럼 여러분 당은 미사일과 대구경방사포 발사를 계속했습니다. 문제는 북한 인민들도 저 미사일 한발의 가격이 얼마인가를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 발에 최소 수십만 달러, 연간 발사한 미사일과 방사포탄의 값이 무려 10억 달러가 넘으며 그 돈이면 인민대중의 먹는 문제는 물론 전력부족으로 고통받는 모든 생산공장과 농촌의 모든 농장, 인민대중의 일상생활을 편하게 할 연료 수입도 가능함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포탄과 미사일 부족에 허덕이는 러시아와의 거래로 상당한 외화를 획득했고 특히 러시아는 식량과 연료의 대국이 아닙니까? 왜, 북한 인민들의 기대가 없겠습니까? 그들도 식량과 연료 수입이 손쉽게 되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과연 여러분 당은 인민대중의 요구에 어느 정도 보답하려 합니까? 우리들 해외 관찰자들은 이 기회야 말로 인민대중제1주의 실현에 접근할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습니다.

 

미사일 기술보다 인민대중의 먹는 문제, 공장·기업소 등 농장의 획기적 생산 향상을 위한 식량과 연료 수입에 주력하길 권고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김정은에 대한 인민대중의 신뢰를 강화하는 길임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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