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개혁·개방 ‘혁명적 결단’ 내려야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4.05.22
[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개혁·개방 ‘혁명적 결단’ 내려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1일 금수산지구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에 참석해 기념 연설을 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연합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달(4) 하순에 여러분 당은 2개 비경제부문집회를 개최한 바 있었습니다. 그 하나는 420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된 노동당 제2차 선전부문일꾼 강습회였고, 다른 하나는 430일부터 51일까지 진행된 5차 전국 분주소장회의였습니다. 2차 선전부문일꾼 강습회는 인민대중의 사상의식교양사업을 주도하는 일꾼들의 집회였고 제5차 전국분주소장회의는 북한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를 담당하는 일꾼들이 어떻게 범죄를 단속하며 사회 안정을 기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회의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이들 일꾼들은 모두 현 북한 사회에서 가장 골칫거리, 위험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신세대들의 범법행위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시하고 그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적한다면 3년 전부터 채택한 청소년들의 사상의식을 통제하기 위한 법률, 예를 들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청소년교양법그리고 평양문화어보호법등 남한을 비롯한 해외에서 유입되는 비사회주의적 사상과 문화의 침습을 여하히 억제, 저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그 대책 수립을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로동당 제2차 선전부문일꾼 강습회에서 한 리일환 정치위원 겸 선전담당비서의 보고를 보면 그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당 선전부문 일꾼들이 당원들과 근로자들의 사상생활과 새 세대들의 정신적 성장을 당과 조국 앞에 책임져야 한다는 확고한 관점과 입장을 가지고 높은 정치의식과 다방면적인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시대의 지향과 요구를 감득할 수 없고 사람들의 의식변화에 따르는 효과적인 처방도 찾아볼 수 없다”…

 

한편 제5차 전국분주소장회의에서 한 사회안전상 리태섭의 보고는 분주소장의 임무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현 시기 분주소장들 앞에 나서는 총적 임무는 모든 분주소장들을 인민을 위해 멸사복무하는 충복집단으로 만들어 사회주의 조국의 정치적 안전과 인민의 행복을 보위하는 것이며, 우리의 제도와 인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칼날 위에라도 올라설 투철한 각오로 당과 근로단체조직들과 정권기관과의 연계 밑에 준법교양을 강화하고 주민들의 법질서를 자각적으로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하기야 지금 여러분 당이 전력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투입함으로써 인민생활이 고난의 행군기 못지 않게 나빠진 상태에서, 인민대중의 불평불만을 여하히 제압 통제할 것인가, 그것을 고민한다면 그 방법은 인민공화국을 밑으로부터 붕괴시키는 반사회주의, 반세습독제 사상의식의 확대를 저지함으로 젊은 세대들을 노예노동에 총동원 시키는 길밖에 없으니 그 방법으로 사상의식고취에 전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 문제가 억압과 탄압, 구속, 인민재판에 회부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최근 여러분 당의 정책기조는 한마디로 사상만능론’, ‘사상제1주의입니다. 김정은의 주장은 사상의식을 강화하면 우리 생활의 모습과 리듬, 숨결을 바꾸는 천지개벽, 문명개화의 우주속도만을 불러온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떠메고 나갈 새 인간, 새 인민을 육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궤변입니다. 왜 인민대중이 빈곤과 기아에 허덕이게 되었는가? 70여 년 역사를 가진 북한이 전 세계 190여 개 나라 중 가장 못 사는 나라, 인민대중의 인권이란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1인독재의 반인민적 국가가 되었는가? 본래 사회주의란 착취와 피착취의 계급적 대립을 청산하고 전체 인민이 골고루 평등하게 생산된 재화를 공평하게 나누는 사회를 지향한다고 했는데 어찌하여 북한은 봉건적 군주시대보다 더 격차가 심한 귀족계급과 노예생활을 모면하지 못하는 인민대중으로 나뉘게 되었는가? 우리는 오늘날 북한의 김정은 1인독재체제를 보면서 그 원인을 극명하게 밝힐 수 있다고 봅니다.

 

바로 무모한 전쟁준비 때문이지요.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부인하고 남북을 2개의 국가로, 5000년의 역사를 지닌 하나의 민족을 2개의 민족으로 나누고 핵무기를 사용해서라도 김씨 3대 세습, 봉건적 독재국가로 통일해 보려는 김정은의 무모하고도 반민족적 못된 사상 의식이 오늘의 7000만 남북 인민의 불행을 초래한 근원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우리들 해외의 북한관찰자들은 김정은이 제시한 지방발전 20*10정책이 예정대로 향후 10년간 200개 북한의 시군의 지방공업을 발전시켜 인민대중이 필요로 하는 기초생활 필수품 생산을 감당하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과 같이 하루가 멀다하고 대구경방사포나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며 남한을 비롯한 동아시아국가 심지어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핵으로 위협하는 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는 모면할 수 없고 따라서 경제의 정상화는 요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작년 이후 북한 당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전투장비나 포탄 부족에 허덕이는 러시아에게 포탄과 미사일을 대주면서 필요한 군사적, 경제적 협력을 얻고 있다고 하지만 과연 인민대중의 경제생활에 필요한 식량이나 연료를 어느 정도 수입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주로 미사일 생산에 필요한 필수품 또는 첨단무기생산에 필요한 과학기술의 전수가 거의 전부라는 평가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농촌의 경제발전과 도시와 지방간 경제문화적 격차를 없애기 위해서는 지금 여러분 당이 추진하는 사상제1주의나 지방발전 20*10정책 가지고는 불가능합니다. 대담한 개혁이 필요합니다. 이미 수십만의 외화벌이 일꾼들이 해외에서 보고 느낀 바가 바로 개혁, 개방 없이는 사회주의사회 건설은 그림의 떡이라는 것 아닙니까?  

 

사상으로 달걀을 채우고 바위를 깨부실 수 있다? 허무맹랑한 주장이나 무모한 생산경쟁을 부추기는 종래의 낡은 방법, 구시대의 천리마운동이나 노력총동원 방식의 생산으로는 현대의 유복한 경제사회와 국가건설이 불가능함을 인식하고 여러분이 즐겨 쓰는 용어로 개방과 개혁의 혁명적 결단을 취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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