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집단농장 없애고 개인 영농 활성화해야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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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신록의 5월입니다. 8차 당대회 이후 지난 3년간 가장 강조해온 경제생산과제는 바로 인민대중의 먹는 문제, 식량 생산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금년 가을에 대풍년을 이뤘다는 중앙당에 대한 보고가 가능할까? 하는 것입니다. 태풍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품종의 낱알을 심어야 하고 홍수피해를 줄이도록 물길도 정비하고 제방도 보수해야 할 것입니다. 농민들이 이렇게 선진영농방법 도입에 적극 나서도록 설득, 교양해야 하는데 여러분의 당보엔 이 문제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지난 4월 20일자 노동신문은 “선진영농방법의 도입이 농촌의 주된 흐름으로 되게 하라”는 기획기사가 실렸는데 그 내용인즉 “농민들 중에는 당이 제시한 선진영농방법을 도입했다가는 농사일을 망칠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가진 농민들이 있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대로 농사를 짓는 것이 등탈이 없다고 보는 이들의 생각을 한두 마디의 말이나 생나무 꺾는 방식으로는 완전히 돌려 세울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농민들 스스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습니다.
심지어 ‘뿌리뽑아야 할 경험주의’라는 기사는 “농사에서는 물론 경험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선진영농방법을 도입하고 수확고를 최대로 높이는 데 장애가 된다면 단호히 물리쳐야 한다. 과학농사시대에 부단히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의지하지 않고 종전의 경험을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는 보수주의는 알곡 고지점령의 장애물, 제동기가 된다”고 비판할 정도이니, 이러한 농민들의 경험주의 타파도 여러분이 직면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런데 지금 여러분 당이 ‘선진영농’이라고 제시한 그 방법들이 우리들 해외관찰자들의 눈에는 벌써 오래전, 10여 년 전부터 남한이나 자유세계의 농촌에서 이미 채택된 방법들입니다. 4월 20일자 노동신문 5면에 게재된 기사를 보면서 ‘저런 방법을 이제서야 선진 방법이라고 한다니...’ 그렇게 비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열 배의 이득이 되는 일’이라는 기사가 제시한 선진영농방법이란 ‘지면 피복 재배 방법’이었습니다. 이 방식은 박막으로 밭고랑을 덮어씌워 토양의 온도와 습도를 보호하고 가뭄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물 소비를 훨씬 줄이라’라는 기사의 내용은 “논 써레질을 할 때 포전에 물을 가득 채우고 하지 말고 마른 논 써레질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영양랭상모를 대대적으로’란 기사 내용은 “한배미의 수평을 고른 다음 습도보장을 잘 하여 튼튼한 모를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구시대적 방법을 당이 제시한 선진영농방법이라 떠들고 있으니 ‘북한 농업이 한참 뒤졌구나’라는 생각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북한 농업의 가장 기본적인 약점은 농민들 스스로 창의력을 발휘토록 하는 것을 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농민들이 당이 제시한 선진영농방법에 그처럼 소극적이며 경험주의로 대응하겠습니까? 여러분은 아직도 여러분 당의 기본적인 농업정책의 잘못이자 농민 불평불만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말입니까?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집단주의 때문이지요. 농민 각 개인이 아무리 땀 흘려 일해도 가을 추수기가 되면 자신에게 돌아오는 수확이 없는데,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도 불확실한데 받아들였다가 예상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 후과를 어떻게 책임져야 하나’ 하는 불신 때문에 용기 있게 나서지 못하는 것이지요. 때문에 여러분 당이 제시한 그 선진영농방법이란 것을 10여 년 전에 남한 농촌에 널리 사용하게 된 것인데도 북한 농민들은 선뜻 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최근 촬영한 인공위성 영상을 보면 북한의 논 면적은 56만 정보, 밭 면적은 130만 정보로 측정됩니다. 논벼를 정보당 2톤씩만 생산해도 112만톤, 옥수수를 정보당 3톤씩만 생산해도 390만 톤이니 합 502만 톤이 됩니다. 이 수치는 최소한의 알곡생산을 가상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보도를 보면 작년의 경우 숙천군 약전농장의 경우 정보당 앞그루 밀 6톤, 뒷그루 강냉이 7.5톤이니, 합계는 정보당 13.5톤을 냈다는 얘기지요. 또 고풍군 통풍농장의 경우 강냉이 정보당 11톤이며, 강서구역 약수농장의 경우 지난해보다 벼 2톤이 증산됐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작년도 알곡생산은 600만 톤 이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식량부족으로 인민대중의 먹는 문제가 당의 우선순위 제1과업으로 제시되는가? 여러분 당이 규정한 식량배급 기준은 1인당 하루 500g입니다. 그렇다면 1년간 1인당 182kg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북한의 전체 인구를 2500만이라 볼 때 182kg 곱하기 2500만, 즉 455만 톤이 됩니다.
위에서 지적한 대로 최소한의 생산일 때가 502만 톤이 생산되고 여러분 당보의 기사대로 풍작을 이루면 600만 톤 이상 생산되는데 어찌하여 인민대중의 먹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우리들 해외의 북한 관찰자들은 여러분 당의 발표를 믿어야 할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 기회에 오늘날 각국의 식량문제, 농촌의 현대화 과학화가 가져온 성과에 대해 좀 더 참고해보기를 권고합니다.
우선 남한의 경우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1982년 156.2kg에서 2023년에는 56.4kg으로 떨어졌습니다. 남한 사람들의 쌀 소비량은 북한 인민의 쌀 소비량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그 대신 육류소비량이 늘었습니다. 2023년 남한 국민의 1인당 육류소비량은 60.6kg으로 쌀 소비량 56.4kg을 넘었습니다.
이 한 가지 사실만 봐도 여러분 당의 농업정책이 어떤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가?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농경지가 넓어야, 농민이 많아야 농업을 발전시키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그 예는 선진 국가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농업 경작면적이 180만 헥타르인데 농사 가구는 6만 7천에 지나지 않지만, 네덜란드보다 농경지가 200배나 되는 브라질과 농산물 수출 세계 2~3위를 다툽니다. 프랑스의 파리에서 11km 떨어진 사르트르빌로라는 한 공동주택가에는 햇빛도 한줌의 흙도 없이 3명의 직원이 700㎡ 면적에서 각종 남새를 연간 20톤씩 생산합니다. 전통농업방식보다 평균 216배의 생산을 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현대 21세기 농업입니다. 농민의 창의성은 집단에 의해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두뇌에 의해 창조된다는 사실, 그래서 집단농장을 해체하고 땅을 밭갈이 하는 농민에게 내주어서 개인 영농 위주로 되돌아 가야 합니다. 이 길만이 먹는 문제 해결의 관건임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