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북한군이 흘린 피의 대가는 어디로?
202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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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다사다난했던 2024년이 저물고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개개인과 가정에 경제적 풍요와 신심의 안녕이 계속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는 여러분 당과 인민공화국에 가히 역사적 변곡점을 가져온 한 해였다고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국제 사회의 경고와 비난을 무시하고 핵미사일 개발에 전념한 여러분 당은 경제적 파탄을 자초했고 남북간의 체제 경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남한의 정치·경제·사회적 우월성이 다양한 경로로 북한에 유입되어 북한 인민들, 특히 청소년들의 사회주의에 대한 불신과 김씨 세습봉건왕조에 대한 불신을 유발, 심화시켰습니다.
급기야 김정은은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북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전쟁 중에 있는 교전국 관계로 교착되었다”고 하면서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모든 대남사업 부문 기구들을 정리 개편하여 근본적으로 선대와는 다른 대남 투쟁원칙과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휴전선 일대를 국경선으로 규정하고 남북을 잇는 도로와 철도를 폭파해서 끊어버렸으며 240km 군사분계선을 따라 지뢰를 매설하고 전기 철선을 설치하는가 하면 방벽도 쌓아갔습니다. 이런 조치야 말로 ‘하나의 민족’이라는 우리 민족의 5천년 역사를 부인한 반민족적 범죄 행위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으로, 타민족으로 규정한다고 해서 여러분 당이 직면한 체제 약점이 보완, 강화될 수 있겠습니까? 과거 70여 년간 사회주의 건설의 후과는 지난 여름 신의주, 강계, 만포 등을 휩쓴 홍수 피해로 다시 한번 노정되었습니다. 인민을 위한 경제 건설이 아니라 동족상쟁을 유발하고 민족의 명운을 위험하게 한 선군정치가 북한 인민을 빈곤과 기아로 몰아 넣었음을 재삼 확인시켰습니다.
김정은은 느닷없이 “도농간의 경제적 격차를 줄인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발표하고 매년 20개 시군에 인민생활 필수품 생산을 위한 경공업공장을 건설하면 10년 내에 전 북한 지역에서 인민 생활의 세기적 후진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당 간부 여러분이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대로 자력갱생 원칙에 의거하여 경공업공장을 세웠다고 한들 연료와 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 사회와 정면 대결하려 하는 한 국제 사회가 가하고 있는 경제제재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한데, 과연 김정은이 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12개 경제목표와 5개의 군사목표를 성취할 수 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허무맹랑하고 주술적인 선전선동으로는 2025년 즉 금년 10월 당창건 80돌까지 8차 당대회가 결의한 경제, 군사 목표의 성취는 불가능함은 여러분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닙니까?
당 간부 여러분! 이런 현실을 감안하고도, 자신의 지배체제 유지를 위해 김정은은 또 하나의 역사적 변곡점을 선택했습니다. 바로 지난해 6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형성’입니다. 60년대에 사실상 폐기했던 러시아와의 군사동맹을 다시 맺은 것입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도 알고 있는 대로 제정 러시아 시대부터 볼셰비키 공산당이 지배했던 소련에 이르는 지난 100여 년간 러시아와 우리 민족과의 관계가 어떠했습니까? 1894~5년 청일전쟁에서 청국이 패배하면서, 고려-조선을 잇는 1천여 년 동안 조선반도에서 패권적 종주 국가로 군림했던 청나라 세력이 물러나자, 짜르(제정) 러시아는 고종을 회유하여 조선반도를 태평양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 부동항 확보를 위해 두만강, 압록강 일대의 산림채벌권을 가져갔으며 경상남도 마산에 포대를 건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04~5년 러일전쟁에서 패배하여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에 이른 1945년 8월,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해서 일본의 패배가 확실해지자 8월 9일 소련은 일본과의 중립조약을 일방적으로 깨고 대일선전을 포고했습니다. 그리고 1주일 전투 끝에 만주와 조선반도, 38도선 이북 땅을 점령하고 소련의 괴뢰정부, 위성국가를 세워 또다시 극동지역에서 군사적 외교적 패권을 펴보려고 했습니다. 그 앞잡이가 바로 여러분 당의 최대 수령 김일성이었습니다. 1950년 6.25 남침은 바로 소련 공산당의 수령 스탈린의 음흉한 침략 계획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뒤늦게나마 소련의 붕괴로 이들의 음흉한 제국주의 침략 의도는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금년 들어와 김정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군사적으로 돕기 위해 급급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부터 김정은은 인민군 제11군단 병력 1만 1천여 명을 러시아군의 전투부대에 편입시키기로 하고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에 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 군당국은 전장의 지형, 지물, 기후, 풍토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 인민군을 불과 10여일 간의 훈련을 거친 후 전투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인민군을 동맹군으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군의 희생을 줄이기 위한 총알받이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애당초부터 인민군을 월 2000~2300달러 내외의 임금을 받는 러시아의 용병으로 파견하기로 김정은과 푸틴이 합의했다는 사실입니다. 왜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갖고 있다는 러시아가 여러분 당의 병력 파병을 요청했는가? 그 이유는 1주일이면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푸틴이 3년 가까이 되도록 70여 만의 병력손실을 보면서도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키지 못하고 심각한 병력 부족에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미 인민군 사망자는 100명이 넘었고 부상자는 1000명이 넘었습니다. 지난 10월 이후 여러분 당이 러시아에 지원한 포, 미사일, 장갑차 등의 대가는 17억~55억 달러에 해당하며, 1만여 명의 파병 대가도 연 3억 달러에 달합니다. 과연 이처럼 막대한 대가를 받은 김정은은 이 돈을 어디에 쓰고 있는가? 당 간부 여러분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또한 핵 미사일 개발하는데 사용되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간부 여러분이 인민군 장병이 흘린 피의 대가가 인민대중제1주의를 실현하는데 사용되도록 엄정한 감시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인민을 위한 여러분의 진정하고 충성된 봉사임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