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러 파병으로 번 ‘외화’용도 잘 챙겨야
2025.01.22
![[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러 파병으로 번 ‘외화’용도 잘 챙겨야 [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러 파병으로 번 ‘외화’용도 잘 챙겨야](https://kordev.rfaweb.org/korean/weekly_program/bd81d55c-b178b3d9b2f9-ac04bd80b4e4c5d0ac8c/north-korea-russia-dollar-01222025095224.html/@@images/88b944d7-400c-4a6b-88bf-0eb148e81421.jpeg)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일반 지방 당 간부들도 진상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시점은 필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1만 2천 명의 인민군 관병을 파견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러시아군에 편입되어 무모하게 희생되고 있는 처절한 진상을 공개하여 가슴 졸이며 소식을 기다리는 파병 가족들에게 알려야 할 때입니다.
지난 1월 11일,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에서, 부상당한 북한군 2명을 생포하여 키이우 군병원에 수용하고 이들과의 간단한 심문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20세의 북한군이자 양손과 양 다리에 부상을 입은 이 젊은 병사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지 못한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는 2006년 생이고 2012년부터 소총수로 근무했으며 1월 3일 전투에 나와서 옆의 동무들이 죽는 것을 보고, 거기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1월 5일 부상당하고 그후 5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굶주렸다”고 했습니다. “너는 지금 우크라이나군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모른다는 뜻이지요. “그럼 너희들 지휘관은 뭐라고 했는가? 누구랑 싸운다고 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우리는 훈련을 실 전투처럼 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또 한 명, 26세의 인민군 포로는 “1999년생이고 2016년부터 저격수로 복무했다고 하면서 “너희 부모님은 지금 네가 어디에 있는지 아시는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조선으로 돌아가고 싶은가”라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제11군단, 폭풍군단의 관병 1만 2천 명은 김정은의 파병 제의를 푸틴 대통령이 받아들임으로 시작되어 작년 10월경 러시아의 극동지역, 옛 소련군 병사에서 불과 1주일간의 훈련만 받고 항공편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에 파견되었습니다.
1월 상순까지, 파병 인민군 중 전사자는 300여 명이고 부상자는 2천 7백여 명이라고 하니 총 합계 3,000여 명의 사상자가 나온 셈입니다. 결국 파병 병력의 4분지 1을 잃어버린 셈입니다. 왜 전투에 투입된 지 1개월만에 3,00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는가? 그 이유는 생소한 평지 전선에 말도 통하지 않는 러시아군 지휘관 밑에서, 장비가 아닌 인민군 자신의 몸으로 지뢰를 폭발시켜 제거하는 방식을 강요받았고, 러시아군의 진격에 앞서서 무리지어 돌격 방식으로 돌진하다보니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무인공격기(드론)의 추적을 받아 일거에 몰살당하는 형편입니다.
우크라이나 군당국이나 그외 서방국가 군사작전 지휘관들의 평가는 “원거리 드론의 조준사격 및 후방 화력 지원도 받지 못하면서 낡은 인해전술적 방법으로 돌격 전술을 택했으니 어찌 희생이 크지 않을 수 있겠는가? 특히 러시아 지휘관들이 자기들 군인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인민군 용병들을 선두에 세워 돌진하도록 하고 있으니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우리들 해외 관찰자들로서 지극히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것은 여러분 당 수뇌부, 인민군 지휘관들이 이들 관병을 파견하면서 “포로로 잡히게 될 경우 자폭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될 위기에 처한 북한군 1명이 김정은 장군을 외치며 수류탄을 꺼내 자폭을 시도하다가 우크라이나군에게 사살되었다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전쟁이 계속되는 한 지금 파병된 폭풍군단 관병들의 병력은 머지 않아 바닥날 것입니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충원 병력을 보내리라 생각됩니다. 왜 계속 러시아군의 총알받이로 인민군을 전선에 파견하려 하는가? 그 이유는 그래야만 1인당 2천여 달러의 월급과 필요한 첨단 군장비, 군사과학기술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자신도 김정은 이란 자는 위민정치를 떠들면서 실제로는 인민의 생명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 독재자임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 전 세계, 자유세계나 개발도상국가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북조선 인민의 인권이 얼마나 가혹하게 탄압받고 있는지 소상히 알고 그 개선을 요구하지만 여러분 당 수뇌부는 오직 한가지, 김정은의 요구대로 인민의 희생 위에서 자신의 세습독재권력 강화에 전력할 뿐입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충분한 식량공급을 이행하지 않는 것 아닙니까? 인민군 관병을 인계받은 러시아군 지휘관들의 한결같은 말은 “몸집은 그토록 작은 병사들이 하루 세끼 먹는 식량은 몸집이 큰 러시아군의 2배, 3배다”라고 비웃고 있습니다. 여기서 북한군의 현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평시에 굶어 배곯았던 젊은이들이 풍족한 식탁을 대하다 보니 허겁지겁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 아닙니까?
당 간부 여러분! 2024년엔 2023년에 비해 풍년이 들었다는 것이 여러분 당의 평가이고 국제 농업전문기구의 평가입니다. 그러나 작년 12월 이후 쌀과 강냉이의 가격이 턱없이 오르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국가수매량이 그만큼 늘어나 농민들이 시장에 내놓을 양곡이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닙니까?
지금 국제사회의 여러분 당에 대한 관심은 폭풍군단 관병의 피의 대가를 받은 그 막대한 외화가 북한 인민의 식량문제, 생활개선 문제에 얼마만큼이나 돌려질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 1만 2천여 명의 임금만 제대로 파병가족에게 돌아간다고 해도 북한인민의 생활 형편은 크게 개선될 것이고, 북한의 인민경제발전에도 획기적 비약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비록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식량, 연유를 비롯한 인민경제 발전을 위한 각종 설비와 자재 구입의 재정적 보장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점에 유념해야 합니다. 폭풍군단 관병의 피의 대가가 김정은의 세습 독재체제 강화에만 기여하지 못하도록 감시의 눈초리를 돌려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것이 여러분에게 부과된 새로운 임무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