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서부지역 소식] 2023년 탈북민 송년모임

시카고- 김성한 xallsl@rfa.org
2023.12.26
[미국 중서부지역 소식] 2023년 탈북민 송년모임 시카고의 미시간 호수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REUTERS

이제 다사다난 했던 2023년도 얼마 남지 않은채 희망과 소망을 품게하는 2024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말이 되면 한해를 되돌아 보면서 새해 세웠던 계획이 얼마나 이루어졌나를 생각하게 됩니다.

 

최근 미국에 있는 탈북민들도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 하기 위하여 탈북민 송년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최근 미주 탈북민들이 모여서 고향의 정을 진하게 나누었던 탈북민 모임에 관련하여 청취자 여러분들께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탈북민 송년 모임은 재미 탈북자협회와 미국 거주 탈북민들을 지원해 온 로버트 홍변호사의 주최로 열렸습니다.

 

지난 2009년 탈북하여 한국에서 14년을 생활하다가 미국에 온지 10개월이 돼가는 새내기 탈북민 엘리스 박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시죠.

 

엘리스 박 : 미국 땅에 와서 솔직히 고향분들과 어쩌다 한번씩 만난 느낌이 저는 남달랐거든요. 북한사람들과 같이 앉아서 맛있는 밥도 먹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감동받은 것 같아요.

 

올해로 11번째로 열린 재미 탈북민 송년의 밤에는 60여명의 탈북민들이 저녁 7시 모임이 있는 중국식당으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각자의 일터에서 하루 종일 땀을 흘리며 힘들고 지친 몸을 이끌고 온 자리이지만 715분 부터 시작된  멕시코 전통 음악 악단인 마리아치의 공연은, 일터에서 지친 탈북민들의 몸과 마음을 금새 눈녹듯이 녹여 주었습니다.

 

멕시코에서 발달한 댄스 음악을 위한 편성 악단인 마리아치는 현악기에 트럼펫, 기타 따위를 섞은 것으로 송년 모임 등에서는 더욱 큰 흥과 재미를 만들어 냅니다.

 

음식이 풍성한 미국이지만 이날 중국식의 각종 요리로 마련된 식사는 어느때보다도 정성스럽고 맛있는 식사였습니다. 식사중에는 주최측인 재미 탈북자 지원회에서 학생들이 있는 탈북민 가정들에게 소정의 장학금과 격려금을 제공하여서 받는 이들과 보는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식사를 하는 가운데 송년 모임의 흥을 더욱 돋구기 위하여 재능이 있는 탈북민들이 춤과 노래를 부르는 공연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수의 탈북민들이 미국에서 정착생활을 하면서 한인교포들이나 일반사람들이 북한사람이라는것을 알게 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 볼 것이 두려워서 북한사투리 또한 마음껏 쓸 수 없었는데 이날만큼은 마음껏 자유롭게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서로가 고향의 정과 말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엘리스 박: 고향분들과 같이 지내온 이야기들, 선배들은 선배들이 걸어온 이야기, 우리는 지금 금방와서 힘들잖아요. 서로 힘들가운데 힘이 되주는 말을 해주면서 고향생각이 너무 너무 간절했고요

 

탈북 후 한국에서도 북한음악과 춤을 전문적으로 공연해왔던 엘리스 박씨는 이날 송년의 밤 행사를 위하여 참여한 탈북민들이 각자의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틈틈히 짬을 내어 6개월간 연습과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엘리스 박 : 북한에 있었을 때는 연말에 너무 너무 재미있었죠. 솔직히 같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미국과 한국과는 다르게 우리 북한은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어요. 사진 찍으러 친구들과 몰려다니던 생각

 

탈북민 송년의 밤 행사는 미국에서 타향 생활을 하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을 느끼는 많은 탈북민들에게 위로와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하루빨리 이날 참석한 탈북민들과 엘리스 박씨가 바라는 것처럼 고향을 다시 방문하는 그날이 오기를 바래 봅니다.

 

지금까지 시카고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성한 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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