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서부지역 소식] 탈북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하여 힘써
2024.05.07
창밖을 통해 보이는 봄비는 너른 중서부의 대지에 뿌려진 옥수수와 대콩의 새싹들을 튼실히 자라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사무실 한쪽에 않아 바쁘게 오는 전화를 받으며 수북히 쌓인 서류를 정리하는 탈북민이 있는데요. 전화건너 목소리는 북한에 있는 가족을 찾아 달라는 소리가 들립니다.
탈북민 전혜정씨는 미국에서 북한과 미국 그리고 한국에 흩어진 이산가족의 상봉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전 씨는 평양 출신으로 탈북 후 한국에 정착해 살다가 4년전 미국으로 보금자리를 옮겼습니다.
전혜정 : 우리가 몇명이 남지 않은 이산가족분들, 반대로 많이 늘어나고 있는 탈북민들에 대하여 역할을 해야되겠다는 생각으로 행사를 했고요. 우리가 미국땅에서 서로 합치고 서로 같은 생각으로 같이 합쳐서 통일의 대화를 하고…
탈북후 중국에서 갖은 고생을 하다가 한국에서 탈북민 복지 관련 일을 했던 전혜정씨는 여느 다른 탈북민들과 달리 미국에 와서도 탈북민 상담소를 만들어 생계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혜정씨는 높은 집세와 각종 세금 등을 부담하기 위하여 틈틈히 북한에서 배웠던 북한식 만두를 만들어서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에 판매하면서 생활비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지난해 부터 전혜정씨는 한국 통일부에서 북미 지역 해외 이산가족을 대상으로 한 이산가족상봉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씨가 하는 일은 미국과 캐나다 지역 해외 이산가족의 신청 정보를 확인 하고 아직 등록하지 않은 해외 이산가족의 현황을 파악해 자료를 만드는 것입니다.
남북 분단 이후 70여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여전히 북녘에 두고 온 가족과 친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달래야 하는 실향민과 최근에 탈북을 하였지만 가족을 못만나는 탈북민들의 현실은 안타깝습니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여 명 중 70퍼센트가 고인이 되었으며, 생존자의 대다수가 80대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전씨는작년 추석때에는 미국에 사는 실향민과 탈북민을 위한 망향제에도 동참해 봉사했습니다. 미주 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와 이북 5도민 회 그리고 탈북민협회가 공동 후원한 행사였습니다.
그녀는 북한이 고향인 실향민 대표들과 국무부와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고령의 실향민들에게 이제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며 재미 이산가족의 북한 내 가족 상봉에 연방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전헤정: 저희같은 경우는 사실은 미국에 와서 내이름 석자를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 안전때문에요. 그래서 북한정부가 승인 하고 받아들여야만 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이런 문제 때문에 저희가 허심탄회하게 내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이고요.
미주 탈북민들에 대한 봉사와 생계를 위해하는 만두 빚는일등 바쁜 미국 생활 중에도 전혜정씨가 이산가족상봉 일에 참여하게 된 동기중의 한 실향민의 애절한 부탁 때문이기도 하였습니다.
전혜정: 저는 미국에 오게 된 이유도 한국에 있을 때이지만 미국에 계시는 분이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함흠 옆에 선산에 묻어달라는 것이 유언이예요. 저는 그부탁을 받고 그일을 추진해주다가 미국하고 북한분들하고 연결이 되서 미국까지 오게 되었거든요.
전혜정씨는 헤어진 가족이 생사조차 알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이 하루빨리 끝나길 기대하면서 미국에 사는 탈북민들에게 가족상봉 행사에 대해 알리 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내 재미이산가족 상봉 추진팀들이 쥴리 터너 국무부 북한 인권특사를 작년말 만났고 미국 내 이산가족들의 현황을 집계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하원에서 발의됐습니다.
지금까지 시카고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성한 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