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순희의 성공시대] 북한 엘리트가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 (1)
2025.02.27
안녕하세요? ‘마순희의 성공시대’ 진행을 맡은 김인선입니다. 탈북민이 생각하는 성공은 어떤 것일까요? 이 시간에는 남한에서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탈북민들의 국민 엄마,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김인선: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사명감과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화려하진 않아도 필요한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묵묵히 자신의 일을 사명감을 갖고 임하는 분들이 많기에 우리 모두가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것 아닐까 싶어요. 탈북민들 중에도 사명감으로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분들 많으시더라고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우리 탈북민들 중에도 유명하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시는 분들이 참 많아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모두가 자신이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우리 모두가 마음 편하게 살고 있다는 그 말씀이 정말 공감이 많이 갑니다. 이른 아침부터 시민의 발이 되어 움직이는 지하철과 시내버스, 그리고 마을버스의 기사님들, 거리와 건물의 구석구석을 청소해 주시는 미화원 분들로부터 다양한 산업현장, 회사에서 저마다 맡겨진 업무를 성실히 하기에 대한민국 사회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그들 중에 우리 탈북민들도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탈북민들 중에도 많은 분들이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열심히 헌신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 중 한 분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명감을 안고 한국의 현대적인 과학기술 발전과 북한인권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김형수 님입니다.
김인선: 자기가 하는 일에 사명감을 갖고, 또 느낄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감정이니까요. 김형수 씨는 어떤 분인지 자세히 들려주시죠.
마순희: 네. 김형수 씨는 45세 때인 2009년 3월에 한국에 입국했는데요. 탈북민 초기정착 교육기관인 하나원을 나온 이후부터 지금까지 통일교육 전문 강사로서 통일교육을 통해 북한과 북한 주민에 대해 제대로 알리는 데 전력을 다 하고 있는 분이십니다. 또 통일부 통일교육 위원, 통일교육협의회 경기남부통일교육센터 통일교육 강사로 국내에서는 물론 20여 개 나라의 유명 대학들에서도 통일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금은 서울의 유전자공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시는, 한 마디로 김형수 씨는 멋지고 대단하신 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7년째 한 해 100여 회 통일교육 강연하는 비결
김인선: 지금까지 성공시대 주인공들 중에도 통일교육 전문 강사로 강연을 하는 분들 많으셨거든요. 원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건가요?
마순희: 우리 탈북민들 중에는 통일안보 강사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요. 탈북민이라고 해서 누구나 강의를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통일부 통일교육원에서 통일안보 강사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해야 통일 전문 강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통일안보 강사는 군부대를 비롯해 초, 중, 고등학교에 가서 강의를 하기도 하고 여러 기관들을 방문해서 강연을 하기도 하는데요. 능력 있는 강사로 인정받게 되거나 방송 등으로 인지도가 높은 경우엔 해외에서도 초청 강의를 하기도 합니다. 김형수 씨도 해외 초청 강의를 하는 분 중의 한 분이십니다. 2009년, 한국에서 정착 생활을 시작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17년째 강의를 하고 있는데요. 보통 1년에 수십 차례, 많게는 백여 차례 강연을 한다고 하니 김형수 씨는 전문 통일교육자라 말할 수 있습니다.
김인선: 탈북민들이 초기정착 교육기관인 하나원을 나온 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직장을 구하는 겁니다. 정착 지원금으로는 살 집을 마련하고 생활 지원금으로는 생필품 정도 살 수 있기 때문에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각자의 능력대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직업 교육을 받거나 일자리부터 찾는데 김형수 씨는 통일교육자로 곧바로 강의를 시작했어요. 가능한 일인가요?
마순희: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거의 직행으로 한국에 온 탈북민들은 북한의 사정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강사로 초청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형수 씨 역시 탈북 후 한 달 만에 한국에 입국했기 때문입니다. 형수 씨가 하나원을 나와 곧바로 안보 강의를 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요. 사실 김형수 씨는 북한에서 김일성 종합대학까지 나온 인텔리 출신입니다. 통일 안보 강사로 최적의 조건을 다 갖추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현장에서도 인기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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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면서도 논리적인 형수 씨의 강의는 가는 곳마다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고 기관들과 대학, 그리고 교회에 이르기까지 하루에도 여러 곳의 초청을 받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통일교육 강사로 평가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대한민국 뿐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 20여 개 나라의 유명 대학에서도 강의 요청을 받았습니다. 형수 씨는 통일 교육을 잘 하기 위해서 북한대학원대학교에 다니는 등 새롭게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김형수 씨는 학교 공부 등 개인적인 일정을 하면서도 사명감을 갖고 강의 활동을 유지했습니다.
김인선: 탈북민들 중 상당수가 정착 초반엔 어려움도 많이 느끼고 여러 가지 면에서 시행착오를 겪는데요. 김형수 씨는 정착 첫 날부터 한국생활에 완벽히 적응을 했던 것 같아요. 겉으로 보여지는 면에서는요. 하지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도 있잖아요? 실제로는 어땠을까요.
마순희: 형수 씨 역시 한국에 정착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형수 씨는 북한에서 누렸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첫 걸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한국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거의 직행으로 한국에 입국했고 김일성 종합대학을 나온 인텔리라 안보 강연 활동에 빨리 투입될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가정 경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형수 씨도 여느 탈북민들처럼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야 했는데요. 취업을 위한 준비로 한국 정착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 교육부터 다시 받았습니다. 컴퓨터를 다룰 줄 안다는 증서,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강의를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원 공부도 시작했고 탈북민 교육지원 사업으로 수강료가 무료인 요리학원에 등록도 했습니다. 대학원 공부에 요리학원까지, 만만치 않은 일정들이지만 김형수 씨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습니다. 요리학원에 다니면서 한식과 양식까지 자격증을 모두 취득한 것이었습니다.
북한 엘리트가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김인선: 조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취업에 많이 유리한데요. 특히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은 국가공인 자격증 중에서도 인기가 좋은 자격증입니다. 일반 식당의 부업 일자리를 구할 때는 자격증이 필요 없지만 단체급식이 가능한 곳이나 음식점의 주방 책임자로 근무하려면 필요하죠. 요식업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는데요. 혹시 형수 씨도 요식업에 종사하셨던 분이거나 혹은 관심 있는 분일까요?
마순희: 네. 맞습니다. 김형수 씨는 북한에서 식당 운영을 7년 정도 하셨던 경험이 있습니다. 연구소를 그만 두고 북한의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탈북을 준비할 생각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식당을 시작했던 것입니다. 우리 탈북민들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직업을 선택할 때 대부분 북한에서 자신이 해 보았거나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유사한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형수 씨도 앞으로 식당에서 일을 하거나 본인의 식당을 창업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미리 자격증을 취득해 두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신변보호를 맡은 담당 형사님은 식당 영업을 하는 것은 본인에게 맞지 않을 거라고 적극 만류하였다고 합니다.
김인선: 많은 탈북민들이 담당 형사님이 한국 정착에 있어 큰 힘이 됐고 절대적인 지지와 응원을 해줬다고 말하는데요. 김형수 씨를 담당하는 형사님은 조금 달랐을까요? 자격증 취득까지 했는데 왜 식당 운영을 만류했을까요? 그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들어보겠습니다. 마순희의 성공시대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립니다. 함께 해주신 마순희 선생님, 감사합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김인선: 마순희의 성공시대. 지금까지 진행에 김인선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예진,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