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우의 블랙北스] 미 대선 계기 북 핵실험 가능성 낮아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4.10.09
[류현우의 블랙北스] 미 대선 계기 북 핵실험 가능성 낮아 사진은 지난 2018년 5월 25일 풍계리 2번 갱도의 모습.
/연합뉴스

안녕하세요. 류현우의 블랙북스,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오는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외 정책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이 큰데요. 지난 방송에서는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는 관련 없이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는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대리의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 미 대선과 관련해 북한의 향후 행보에 대해 전망해보겠습니다. 류현우 전 대사대리 나오셨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지난달 10일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고농축 우라늄 생산설비를 공개했습니다. 미 대선과 연관돼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류현우] . 분명히 미 대선과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 고농축 우라늄 생산설비를 공개한 것은 미국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우리와 타협적이고 전향적인 협상을 하지 않으면 핵능력은 질량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친분관계를 자랑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고 해도 북핵 문제가 진전될 수 있다는 담보는 없습니다. 한편 해리스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전략적 인내’, ‘묵시정책과 같은 민주당의 기존 대북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큽니다. 더욱이 지금 북한 문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스라엘-헤즈볼라 무력충돌, 이란 핵문제 등에 밀려 하순위로 내려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우라늄 생산 설비를 공개한 배경에는 타협적인 핵협상을 하지 않으면 핵무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함으로써 미국의 타협적인 핵 협상 물꼬를 열어보겠다는 김정은의 속셈이 깔려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9 8일에는 12축 대륙간탄도미사일 이동식 발사대도 조선중앙TV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12축 이동식발사대를 보여준다는 것은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ICBM이란 15Km의 사거리를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명히 미국을 겨냥한 것이거든요.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과 12축 이동식발사대를 공개한 것은 분명히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이번에 지난 819일 발표된 미국 민주당 정강에도 북한 핵문제와 인권문제는 포함되지 않았고 매년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를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9 24일 임기 마지막 유엔 총회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민주당이 북한 문제를 어느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지 뜸을 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또한 북한도 민주당의 태도에 대해 예민하게 주시할 것입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미 대선 기간에 맞추어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류현우] 지난 9 23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미국 대선 시점을 포함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9 26일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미국 대선 이후 가능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실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2022년부터입니다. 물론 7차 핵실험을 언제 하는가는 김정은이 전략적 이해관계와 득실관계를 타산해서 시점을 정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의 개인적인 생각에는 북한이 앞으로 몇 년 안에 7차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가지 이유인데요. 하나는 중국을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북러관계의 변화로 북중관계가 매우 악화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중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강행한 6차례의 핵실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과 태도를 취했습니다. 중국은 6차례의 핵실험을 한 북한에 매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것으로써 회답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 없이 살아도 중국이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북한의 대중무역도는 현재 98%입니다. 아무리 김정은이 중국일변도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모든 지원과 무역을 차단하면 김정은 정권이 붕괴 위기에 몰리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이것을 김정은이 모를 리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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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대북제재입니다. 현재 북한은 유엔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강도적이고 전방위적인 제재에 직면해 있습니다. 수출품의 95%가 금지품목으로 되어있어 석탄, , 아연 등 광물자원도 수출하지 못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게다가 2017 3월부터 북한의 주요 은행들이 스위프트(SWIFT)에서 퇴출당했습니다. 사실상 북한의 금융활동이 완전히 제로()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죽하면 주민들의 민심이반을 막기 위해 이번에 고농축 우라늄 생산설비를 공개하고 또 현실 가능성도 없는 지방경제발전 20 X 10 정책까지 내놓으며 달래고 있겠습니까. 이제 또 다른 대북제재가 추가되면 김정은은 경제적으로 북한을 지탱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북한의 경제 성장율은 가장 낮았던 1997년의 -6.5%와 같다고 합니다. 1997년이면 북한에서 수십만의 아사자가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 시기였습니다. 즉 포괄적인 대북제재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김정은과 노동당의 신뢰가 땅바닥에 떨어지고 민심이반으로 인한 정권 붕괴가 시간 문제로 될 것입니다.

 

[진행자] 현재 김정은 총비서는 미국의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길 내심 바라고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류현우] 김정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북미협상을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인물이니까요. 그러나 김정은은 한편으로는 미 대선에서 누가 되든 큰 의미를 두지 않을 것입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에도 3차례의 만남이 있었지만 큰 진전이 없었고 오히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은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20192월 김정은이 평양을 출발할 때에는 노동신문에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하노이에 간다고 대서특필했다가 돌아올 때에는 베트남에 대한 공식 친선 방문으로 베트남 방문 목적이 바뀌었습니다. 당시 북한 주민들은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대북제재가 해제되면 이젠 숨통이 트이겠구나란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미북 정상회담은 온데 간데없이 사라지고 베트남 공식 친선 방문으로 바뀌었으니 주민들 앞에 김정은의 위상이 하락되는 역효과만 가져왔던 것입니다. 그러니 트럼프가 당선되든, 해리스가 당선되든 김정은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미 대선 이후 북한이 먼저 미국에 물밑접촉 시도나 비공식 통로를 통한 대화 제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류현우] 분명히 미북 사이에 어떤 방식으로든 접촉은 있을 것입니다. 현재 대북제재로 시시각각 타격을 입는 쪽은 북한입니다. 9 13일 김정은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기지를 언론에 노출시키며 미국에 시그널을 보낸 것도 다 북미회담을 염두에 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김정은이 지방경제발전 20 X 10 정책을 내세우며 다 쓰러져 가는 경제를 챙긴다고 하지만 간장, 된장도 생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지방경제를 추켜세운다는 것은 하늘에 별을 따 온다는 꿈 같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대북제재는 북한 경제를 빈사상태로 만들 것입니다.

 

[진행자] 미국 대통령 선거는 국제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북한에도 큰 영향을 미칠 텐데요. 그 결과가 어떻든 미북사이에 어떤 형태로든 접촉이 있을 것으로 류 전 대사대리께서 전망하셨습니다. 북한의 의도가 어떻든 양측의 대화가 재개만 된다면 미국과 한국 등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응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와 함께했습니다. 대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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