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칭찬합니다] 가양동의 밤을 지키는 남자

서울-이예진 leey@rfa.org
2023.11.09
[당신을 칭찬합니다] 가양동의 밤을 지키는 남자
Photo: RFA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 내 뜻대로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때, 결국은 그래서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가 혹시 있으셨나요? 그럴 때 누군가 단지 손 내밀어주는 것만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툰 탈북민들의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여준 사람들과 그들로 인해 빛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들의 이야기, <당신을 칭찬합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강윤철: 어쩌다 보니까 돈에 욕심을 부려 가지고 뭐 정말 공짜라고 생각해가지고적은 돈을 넣고 많은 돈이 나온다 해가지고 일단 시작을 했었는데 그게 하다 보니까 있는 돈, 없는 돈 다 걷어서 친척, 형제 집 돈 이렇게 모아서 넣었는데 그냥 그 돈이 하늘로 달아난 거죠.

 

화물차를 몰아 주문한 물건을 집집마다 배달해주는 택배 기사는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어 하루 24시간을 아주 바쁘게 움직입니다. 6년 전 탈북한 강윤철 씨는 2년 전부터 택배기사로 일하기 시작해 지금은 부지런하기로 소문이 났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탈북한 지 얼마 안 되어서는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기꾼의 말에 속아 가족친지들의 돈까지 몽땅 투자했다가 하나도 돌려받지 못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강윤철: 제가 대출받은 것까지 하면 3천만 원 이상이었습니다. 대출까지 받아서그때 당시 제 딸이 3개월이 됐거든요. 금방 그 3개월 된 딸을 차 뒤에 태우고 다니면서 대리운전도 다니고 뭐 배달도 다녀 보고그때 그게 속이 짠한 게 우리 딸이 차에 타면 2시간이고 4시간이고 일어나지 않는 겁니다. 그냥 자는 거예요. 설사 운다든가 이러면 아마 안고 그냥 가자 이랬을 텐데, 울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가 그 운전하며 뒤를 자꾸 보게 되고, 자는 걸 보면 이 가슴이 찢어지는 거죠. 아빠 잘못 만나 태어나자마자 이렇게 차에 누워가지고 그 여름철에아 그때 그 생각을 하면 이를 더 악 물고 일어서야 된다!

이지요: 그럼 지금은 그게 다 처리가 된 거예요?

강윤철: 그렇죠. 그걸 한 2년 동안 진짜 악을 쓰고 하다 보니까 작년까지 그냥 깔끔하게 다 물었습니다. 하면서 내가 깨우치게 된 거는 이 세상에 공짜는 없구나열심히 살아야 되고 그런 거에 휘둘리지 말고 제 뼛심과 제 노력으로 진짜 하면 꼭 하늘도 도와준다고

이지요: 다 극복하고 뭔가 책임감 있게 지금도 이렇게 꿋꿋하게 열정을 가지고 이렇게 일하시는 모습이 진짜 멋있으세요. 칭찬!

 

돈을 불려준다는 말에 속아 탈북 후 어렵게 번 돈 뿐 아니라 2만 달러가 넘는 돈까지 은행에서 빌렸던 윤철 씨는 그 빚을 갚기 위해 아내와 아이를 차에 태우고 낮밤 가리지 않고 일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모든 빚을 청산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있답니다.

 

이지요: 아니 완전 깜깜해졌어요.

강윤철: 그렇죠. ‘범죄 없는 우리 마을 우리가 지키자제가 여기서 방범 순찰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유 안녕하십니까?

대원들: 안녕하십니까? 수고하셨습니다. 충성!

 

깜깜해진 밤, 퇴근 대신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의 한 작은 사무실에 들른 윤철 씨와 칭찬 배달부 이지요 씨. 사무실에 앉아 있던 여섯 명이 벌떡 일어나 윤철 씨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하는데요. 이 광경에 놀라고 있던 지요 씨가 뭔가를 보고 또 한번 놀랍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이지요: 깜짝 놀랐거든요. 이게 비상 연락망인 것 같은데 강윤철 씨가 대장으로 돼 있어요.

대원들: . 대장입니다. 저희 대장님.

이지요: 그러니까 자리도 딱 뭔가 이 대장 자리에 딱 앉으셔서

탈북민 대원: 너무 대단하신 게 운전하시는 일을 하시는데 진짜 저녁 식사도 못하고 이제 딱 봉사 시간 때 오셔서 하루도 빠짐없이 하시는 모습 보면 저희가 이제 많이 감동을 받죠. 그래서 저희도 더 열심히 하는 거예요.

자율방범대 부대장: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힘들어도그런 걸 저희가 진짜 본받아야 돼요.

대원: 저도 미안할 정도예요.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모여서 범죄예방 활동을 하는 단체가 바로 자율방범대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자율방범대원 수는 전국적으로 10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그 중에 윤철 씨는 가양동의 자율방범 순찰대장님이신 거죠. 아니 그런데 윤철 씨가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했을 때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짜로 돈을 안 받고 봉사한다는 건 거짓말인 줄 알았답니다.

 

강윤철: 말로는 봉사에 돈이 없다고 하지만 돈 받겠지. 진짜 솔직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냥 그 돈이 없이 대가 없이 한다? 했는데 진짜 내가 다녀보자니까 없는 겁니다. 돈을 받는 게 없고 그냥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그때 나한테 탁 떠오른 게 아! 이게 돈을 안 받으니까 난 더 좋다돈을 받으면서 하노라면 봉사가 아니잖아요. 근데 돈을 안 받으며 하는 이건 진짜 말 그대로 봉사로구나.

 

, 이제 수다 그만 떨고 진짜 봉사활동하러 가야겠죠? 칭찬 배달부 이지요 씨도 오늘은 순찰대원복으로 갈아입고 모자도 쓰고 일일 방범대원으로 나섭니다.

 

이지요: 모자까지. 어떻습니까? 충성!

강윤철: 너무 멋있는데요. 가양3동 파이팅!

이지요: 뭔가 이렇게 입고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좀 이렇게 이상한 짓 할까 하다가도 안 하겠어요.

강윤철: 그렇죠. 기본으로 우리가 예방하는 거죠. 범죄 예방

 

(현장음)

 

주인 없는 자전거도 둘러보고, 어두운 골목에 버려진 담배꽁초들도 살펴보면서 혹시나 모를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오늘밤도 순찰 중인 윤철 씨는 일주일에 세 번씩 6년간 쉬지 않고 봉사활동 중입니다. 그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요.

 

강윤철: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의 인식도 좀 바꿀 수 있겠네. 우리 탈북민들의 인식이 다 좋거나 다 나쁜 건 아니지만 조금 좀 선입견이 있고 조금 이렇게 색안경을 끼고 보는 점이 있잖아요. 내가 열심히 하면 내 주변 한국분들이 그 북한 사람들이 괜찮아. 이런 사람들이 있으면 같이 통일해도 돼하는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거죠. , 더 열심히 해야 되겠구나 싶어요.

이지요: 아니 오늘 이렇게 함께 돌아보니까요. 세상에 이 추운 밤에 정말 봉사라고 하는 게 굉장히 진짜 힘든데 좋은 마음으로 하시니까 굉장히 저도 되게 뿌듯하고 너무 좋더라고요. 특히나 우리 강윤철 씨, 선한 영향력을 가진 따뜻한 가슴의 소유자란 생각이 들었어요.

강윤철: 아닌데

이지요: 끝까지 부끄러워 하시는데 제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반짝반짝 앞으로도 좀 빛나시길 바라겠고 딱 이 노래가 떠올랐어요.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강윤철: 감사합니다.

 

한국에 오자마자 큰돈을 잃고 좌절했지만, 스스로 일어나 이제는 남을 위한 봉사활동까지 열심히 하는 강윤철 씨, 다시 한번 칭찬합니다. <당신을 칭찬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새로운 칭찬 주인공을 찾아 떠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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